[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추가열, 한음저협) 등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 이하 문체부)가 카카오, 네이버 등을 주축으로 하는 음원 서비스 사업자의 요구에 따라 음악 창작자의 몫을 깎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문체부는 지난해부터 심화된 구글 인앱결제 이슈로 인해, 멜론·지니·플로 등 서비스 사업자들이 음악 저작권료 징수규정에 따라 정산해야 하는 인앱수수료 상당액을 더 이상 저작권료 정산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저작권자들로 이루어진 한음저협은 사업자의 수수료 비용으로 인한 손해를 창작자가 대신 부담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반대했지만, 논의를 주관한 문체부는 서비스 사업자들의 계속된 요구에 결국 인앱수수료를 저작권료에서 빼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원 서비스 사업자가 저작권료를 낼 때는 인앱수수료를 포함한 매출액을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문체부 결정에 따라 이 매출액에서 인앱수수료를 더 이상 인식하지 못하게 됐다. 매출액은 저작권료를 계산하는 데 기본 바탕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인앱수수료를 뺀다면 실질적으로 창작자의 몫이 줄어들게 되는 정책이다.

문체부는 또한 해당 정책에 찬성한 실연자연합회, 음반산업협회뿐만 아니라 반대했던 한음저협 또한 그 적용 대상에 획일적으로 포함시키기로 했다. 심지어 "규정 개정에 반발하는 저작권 단체에는 재량권을 행사, 직권으로 징수규정 개정을 명령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한음저협 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협회에서 문체부에 개정 신청한 징수규정 중 몇 년째 법에 따른 심의조차 안 된 것들이 많다. 그런데 대기업이 인앱수수료를 정산에서 빼 달라고 요구하니 앞의 것들을 다 제쳐두고, 권리자는 신청도 하지 않은 규정을 만들어 새치기까지 하면서 처리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음저협은 애초 권리자가 규정을 신청하지도 않았는데 문체부가 이를 마음대로 할 수는 없는 것이 원칙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법률자문 결과에서도 문체부가 규정을 승인하는 것은 법률상 '인가' 행위이며, 협회가 징수규정을 '신청'하는 행위를 필수 전제로 하는 보충적 행위라고 했다"라며 "지금은 이와 정반대로 재산권자의 신청이 없이 문체부의 승인이 이루어졌으므로 당연히 무효이며, 재량권을 한참 넘어서는 부적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음원 사업자의 유통 거래 비용을 권리자가 대신 부담할 이유는 전혀 없다. 그런데 문체부는 대기업의 잘못된 요구에 최선을 다하고, 관리·감독 기관인 권리자 단체는 비교적 쉽게 희생시킨다. 너무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이런 억울한 일들이 재발되지 않기 위해, 동의하는 회원님들의 뜻을 모아 문체부에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한음저협은 "심지어 구글 인앱결제가 음원 서비스에 얼마나 피해를 줬는지 아직 축적된 데이터도 없다. 정말로 대기업의 ‘힘들다’ 말 한 마디에 정부가, 정책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한음저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