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모범택시2'의 시작이 불안하다. 매끄럽지 않은 연출과 엉성한 개연성, 전반적으로 부족한 완성도가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첫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극본 오상호·연출 이단)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 지난 2021년 5월 인기리에 종영한 '모범택시'의 속편이다.

시즌1 당시 '모범택시'는 속을 뻥 뚫리게 하는 사이다 서사, 권선징악의 스토리 라인이 시청자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며 최고 시청률 16.0%(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전회 두 자릿수 시청률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기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제훈은 이를 통해 SBS 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시즌1의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시즌2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업로드된 '모범택시2' 티저 영상들은 평균 수십만 뷰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첫 회 시청률은 시즌1의 기록을 가뿐히 뛰어넘는 12.1%(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작품에 대한 평가 역시 좋았다. 빠른 속도의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이 여전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또 한 번의 입소문을 예감케 했고, 시청자들은 본격적인 정의 구현이 펼쳐질 2회를 궁금해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2회는 엉성한 만듦새로 실망감을 선사했다. 우선 개연성이 무너졌다. 최주임(장혁진)과 박주임(배유람)이 김도기의 행적을 따라 베트남을 갔다는 것까진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넓은 나라에서 김도기가 길을 잃어버린 최주임과 박주임을 찾아내는 과정은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안고은(표예진)이 두 사람의 핸드폰을 해킹해 위치를 알아냈다고 생각하기에도 이 설정은 다소 억지스럽다. 경찰서 강력팀 반장 김형서(박성근)가 등장하는 타이밍도 의문스럽다. 한국의 공무원으로 위장하고 있는 조직 보스가 때마침 베트남 본부에 등장한다는 것부터 김도기를 죽일 기회가 몇 번이고 있었지만 총의 방아쇠를 당기지 않는 것까지 스토리를 극적으로 연출하기 위한 장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런 엉성한 개연성이 연거푸 등장하다 보니 시청자들 입장에선 몰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 연출적인 오류도 있다. 특히 묶여 있던 김도기가 케이블 타이를 풀고 권두식(이규호) 앞에 서는 장면이 그렇다. 분명 중간 광고 이전엔 두 사람이 한바탕 붙을 것처럼 분위기를 형성해놨지만, 광고가 끝나자 김도기는 돌연 부하들과 맨손 혈투를 펼치기 시작한다. 갑자기 김도기 눈앞에서 사라진 권두식은 이후 김형서 옆에 보디가드처럼 서 있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아무리 상상력을 동원해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전개 구성에 시청자들의 실망감은 커져만 갔다.

이런 부정적인 반응은 곧장 시청률에 영향을 미쳤다. 2회 시청률이 1회에 비해 1.8%P나 하락한 10.3%를 기록했기 때문. 아직 두 자릿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고 이제 막 본격적인 시즌2의 시작을 알렸다는 점에서 속단하긴 이르지만, 시즌1 당시 2회 시청률이 1회에 비해 2.8%P나 치솟았다는 걸 생각해 보면 아쉽기만 한 성적이다. 과연 '모범택시2'가 3회부턴 시즌1과 같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며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SBS '모범택시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