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의 얼굴 천우희 [인터뷰]
2023. 03.05(일) 10:00
천우희
천우희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지금껏 많은 모습을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새로운 얼굴이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그래서 다음 작품도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 천우희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감독 김태준, 이하 ‘스마트폰’)는 평범한 회사원이 자신의 모든 개인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일상 전체를 위협받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현실 밀착 스릴러다. 천우희는 극 중 휴대전화 분실 후 알수 없는 일들에 휘말리며 일상이 무너지는 나미를 연기했다.

천우희는 ‘스마트폰’이 스릴러 장르이면서 현실감이 있었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했다. 그는 “스릴러 장르에서는 긴장감과 반전이 중요하지 않나. 근데 이 작품은 제가 지금까지 했던 그릴러 작품들 중에서 가장 현실감이 있는 공포였다”면서 “보시는 분들이 엄청 이입하면서 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러면서 오락적인 부분에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태준 감독의 준비성도 천우희의 마음을 움직였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나미 역에 천우희를 생각하고 있었던 김태준 감독이 유튜브부터 SNS를 연구해 나미에 천우희의 사소한 습관을 녹여냈단다. 이에 대해 천우희는 “나이메 제 취향이나 성향, 취미들이 나미에 굉장히 많이 녹여놨더라. 그래서 연기할 때도 어려움 없이 캐릭터에 녹아들어서 체험하듯이 연기해도 괜찮겠다는 신뢰가 들었다”라고 했다.

또한 나미가 평범한 직장인이라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천우희는 “지금까지 독특한 캐릭터들을 해왔다 보니까 평범하다는 것에 굉장히 끌렸다”면서 “일상 속 내 모습을 작품에 녹여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어 천우희는 “전에는 나랑 다른 모습에 끌린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연기가 좋았다. 그런데 이 작품의 경우에는 내 실제 모습을 녹여내는 것도 보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어떤 게 진짜 내 모습인지 모르지 않나”라고 했다.

또한 천우희는 “나미의 평범한 모습 속에 저를 녹여내고, 이 이야기를 끝날 때까지 준영(임시완)의 타깃이 돼서 불안감을 조성하는 역할을 하는 것도 새로운 작업일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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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희가 평범하디 평범한 나미를 연기하기 위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힘 분배였다. 준영의 범죄 타깃이 돼 속수무책으로 일상이 무너져가는 나미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힘 분배가 필수라고 생각했다고. 천우희는 이에 대해 “초반에 준영에게 너무 휘둘려서 답답하거나 너무 강인해 보여서 준영과 싸워도 이길 만큼 강력해 보여도 안 됐다. 그래서 힘 조절이 필요했다”라고 했다.

나미가 이 작품의 안내자이자 소개자라고 생각했다는 천우희는 “작품에 여러 시점들이 나오는데 나미 시점일 때 보는 사람들이 이걸 체험하듯이 보면 더 이입이 잘 될 거라고 생각했다. 휴대전화는 누구나 다 갖고 있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한 천우희는 한 겹 한 겹 쌓아가듯이 캐릭터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야 결말 부분에서 나미의 선택이 설득력을 얻고, 몰입도를 높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나미는 준영의 올가미에 손도 쓰지 못하고 당한다고 보일 수도 있지만, 이면을 보면 전혀 아니다. 오히려 주체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해결하려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천우희는 이에 대해 “이 작품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이유는 나미가 수동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미가 수리점에 두 번째로 방문했을 때 휴대전화에 문제가 있다는 걸 직감하지 않나. 이후 준영이가 가해자라는 걸 알고 나서부터 자기가 해결해 나가려고 하지 않나. 그 방식들이 오히려 이 영화 흐름상 맞다고 생각했다”면서 “물론 단계별로 하나하나 이야기를 밟아나갔다면 더 잘 보였을 테지만 이 작품 안에는 나미뿐만 아니라 준영과 지만(김희원)의 이야기가 레이어가 돼 있기 때문에 삼각형 구도가 확실하게 보여야 한다. 보시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나미가 해결을 빨리빨리 안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이 인물로서는 최선의 방법을 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천우희가 강단이 있으면서도 독립적이고, 관계를 중요시하며 불의를 참지 않는 나미의 모든 면면들을 세밀하게 쌓아나갔기 때문에 결말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고, 나아가 ‘스마트폰’이 웰메이드로 거듭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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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천우희에게 ‘스마트폰’은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진짜 자신의 모습을 캐릭터로 보여준 걸 수도 있겠다. 대중들이 그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천우희로서는 꽤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 함께 했던 스태프들이 대부분이었던 현장에서 마음이 맞는 이들과 만들어나갔던 작품이기도 했고. 어쩌면 대중에게 또 다른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 자체가 천우희에게 만족으로 남았다.

‘스마트폰’을 끝낸 천우희의 다음 계획은 별다른 게 없었다. 그저 주어진 일을 잘해나가다 보면 자신이 그리고 있는 큰 그림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라며 담담히, 또 단단하게 말하는 천우희를 기쁜 마음으로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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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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