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스즈메의 문단속' 인기 비결? 관객에게 직접 물어보고 싶어요" [인터뷰]
2023. 04.27(목) 18:17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5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다시 한국을 찾았다.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감독 신카이 마코토·배급 쇼박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내한 라운드 인터뷰가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노보텔 스위트 앰배서더 인터뷰룸에서 진행됐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에 이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재난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지난달 8일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은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며 6일 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서더니, 개봉 13일 만에 200만, 20일 만에 300만, 31일 만에 400만을 달성, 현재 497만 관객으로 500만 돌파도 목전에 두고 있다.

두달도 안되어 다시 한번 한국을 방문하게 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지난번 내한 떄 300만 명 관객을 돌파하면 다시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약속드렸는데, 이렇게 금방 300만을 돌파했다. 심지어 순식간에 400만을 넘어서고 현재 50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지 않냐. 어떻게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을 봐주셨는지 신기하면서도 감사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일본을 넘어 한국 관객들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었던 비결을 물으니 "결정적인 이유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이유가 있다 생각한다. 어쩌면 이 영화의 이야기가 갖고 있는 메시지가, 재해를 입고 상처를 회복해 나가는 과정이 한국 젊은 분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준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조심스럽게 답하면서 "또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힘도 컸다고 생각한다. 먼저 개봉해 대히트를 쳤고 좋은 인상을 줬기 때문에 '스즈메의 문단속'도 후속 효과를 본 게 아닌가 생각된다"라고 겸손히 덧붙였다.

지금까지도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오르며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스즈메의 문단속'이지만 작품이 갖고 있는 불친절한 서사 구조에 대해선 호불호 갈리는 평가가 오가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반성할 점이 많다. 내 스스로도 봉준호 감독님 같은 분들의 작품과 비교하면 부족하고 불안정하다 생각한다. 사실 '너의 이름은'이나 '날씨의 아이' 때도 서사가 다소 불친절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기에 새로 나오는 영화는 그런 말들이 나오지 않게 해야지 다짐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영화를 만들고 나면 후회하게 되더라. '스즈메의 문단속' 역시 만들고 나니 '더 잘 해볼걸' 아쉬움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이진과 사다이진의 묘사나 역할이 모호하다는 평가에 대해선 "두 캐릭터는 의도적으로 열어놓고 관객들이 스스로 생각하도록 하고 싶었다. 어느 정도 생각할 여지를 남겨놓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소타의 집에 있는 책들도 마찬가지다. 일본 고어로 적혀 있어 현지 관객분들도 해석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을 텐데 그런 부분에 대해선 일부러 설명을 부족하게 하고 싶었다. 다만 다음 작품에선 몇 가지 부분을 개선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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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의 주요 스토리는 스즈메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며 재난의 원인인 미미즈를 막아낸다는 이야기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영화를 로드트립 형태로 만든 이유에 대해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 동쪽에서 일어났지만 일본 전체에, 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재난이었다. 쓰나미가 마을을 덮치고 원자로 발전소가 멜트다운 되면서 많은 주민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주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일본의 끝이라 할 수 있는 큐슈부터 도후쿠 지방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통해 재난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스즈메가 작품 속에서 들리는 동네들은 실제로 과거 재난이 있던 지역이기도 하다"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호우 재해부터 지진 등 다양한 피해를 입은 지역들이다. 유일하게 가상인 곳은 스즈메가 살던 바다가 보이는 마을이다. 그곳을 유일하게 가공의 마을로 한 이유는 팬들의 '성지순례' 때문이다. '너의 이름은'이나 '날씨의 아이' 등의 작품을 보신 팬분들이 직접 영화 속 장소를 찾아가는 여행도 많이 하셨는데,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현지 분들에게 민폐가 되는 경우도 있더라. 작고 조용한 마을에 잘 살고 있는데 갑자기 관광객들이 몰리면 환영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냐. '너의 이름은' 당시 실제로 그런 일들이 있기도 했다. 그걸 방지하고자 큐슈에 있는 작은 가상의 마을을 만들어봤다"라고 밝혔다.

12년 만에 동일본 대지진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실제로 일어났던 재해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선, 엔터테인먼트화를 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봤다. 너무 짧은 시간이 지난 뒤 영화로 만들어지면 그때의 아픔이 아직 생생하게 남아있을 것이기 때문에 12년 정도는 지나야 영화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하면서 "너무나 큰 재난이었기에 영화화에 앞서 여러 가지 고민이 있었다. 12년이나 지난 일이지만 지금도 그 상처가 생생하게 남아있는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피난 생활 중인 사람들이 수천 명에 달한다. 그래서 '직접적인 묘사는 보여주지 말자' 등 몇 가지 규칙을 정해놓고 제작에 들어갔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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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내 영화가 일본 애니 전체를 대표하는 건 아니라 조심스럽지만, 다행스럽게도 일본 애니 시장이 점점 성장하고 있다 생각한다. 다만 저희 작품이 미치는 영향은 미비하다. 관객수를 넓힌 건 맞지만 '주간소년챔프'에 연재되는, 만화가 원작이 되는 애니들이 널리 퍼지고 있기에 힘을 얻고 있다 생각한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하는 숙제들도 많다. 예를 들면 아직 직접 손으로 그리는 손그림 위주라는 점이 있다. 시대에 뒤쳐지는 방식이라는 평가도 많기에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본다. 이것들을 하나둘 해결하는 것이 일본 애니의 앞으로의 과제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짧은 인터뷰를 마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끝으로 "이제 무대 인사를 하면서 관객분들과 재회하게 됐는데 전하고 싶은 질문들이 너무 많다. 특히 왜 저희 영화를 이렇게 좋아해 주셨는지 직접 듣고 싶은 마음이다"이라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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