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4일 저녁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영화의전당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진행됐다. 이날 개막식은 배우 박은빈의 단독 사회로 진행됐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허문영 전 집행위원장의 성폭력 파문으로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의 부재로 인해 송강호가 호스트 자격으로 개막식에 참석한 전 세계 영화인들을 직접 맞이했다.

이날 레드카펫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이가홍 감독과 김진유 촬영감독을 시작으로 그야말로 별들의 잔치였다. 영화 ‘거미집’의 배우 오정세 정수정 임수정,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인 한예리, ‘보호자’의 김준한 박성웅, ‘독전2’의 조진웅 차승원 한효주, 오승훈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또한 배우 송중기가 영화 ‘화란’의 김창훈 감독과 배우 홍사빈 김형서와 함께 등장해 장내를 술렁이게 했다.

더불어 올해 공로상 수상자인 故 배우 윤정희의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딸 백진희 씨가 레드카펫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올해 온 스크린 섹션 초청작 팀도 레드카펫을 수놓았다. ‘LTNS’의 배우 이솜 안재홍, ‘거래’의 이정곤 감독과 유수빈 유승호 김동휘, ‘러닝메이트’의 한진원 감독과 윤현수 이봉준 김지우 이정식 최우성 홍화연, ‘비질란테’의 최정열 감독과 이준혁 유지태 김소진, ‘운수 오진 날’의 필감성 감독과 이정은 이성민 유연석 등이 레드카펫에 등장해 관객의 환호를 자아냈다.

특히 올해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영화 ‘녹야’의 중국 배우 판빙빙이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판빙빙은 ‘녹야’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이주영과 레드카펫 중간에서 포즈를 취하는 팬서비스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인 중화권 톱스타 주윤발이 아내 진회련과 함께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주윤발은 직접 마중 나온 송강호와 반갑게 인사하며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이후 박은빈의 사회로 개막식의 막이 올랐다. 박은빈은 이날 박은빈은 “제가 오늘 부산국제영화제 첫 단독 사회자를 맡게 돼 떨리기도 하는데 이제훈 오빠의 응원과 여기에 계신 분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아 진행해 보도록 하겠다”면서 “지난해 저는 이곳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베스트 여자 배우상을 받았다. 작품이 인정받고 배우로서 상을 받는다는 것은 일을 하는 데 있어서 힘을 많이 얻게 되는 것 같다. 그렇기에 부산국제영화제는 분명 수많은 아시아 영화인에게 기회를 주고 용기를 주는 곳이다.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간 좋은 작품들도 만나고 영화제를 찾아주신 많은 관객분들과 수많은 영화인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렌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곳에 계신 모든 분들의 두근거림을 안고 부산국제영화제를 지금 시작하겠다"며 개막식의 시작을 알렸다.

이와 함께 한국영화공로상 시상이 이어졌다. 한국영화공로상은 한국영화를 전세계에 알린 인물에게 기여하는 상으로, 올해 수상자는 故 윤정희다. 이창동 감독과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이 시상에 나섰고, 故 윤정희의 딸 백진희 씨가 대신 수상했다.

고인의 생전 마지막 작품인 영화 ‘시’를 연출한 이창동 감독은 “제가 10대 때부터 제 마음의 별이었던 윤 선생님과 함께 영화 ‘시’를 찍었던 건 참으로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라고 윤정희에 대한 존경심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창동 감독은 “한국영화공로상이란 이 영광스러운 상을 따님이신 백진희 씨에게 드린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윤정희 선생님이 병을 얻으시고 올해 돌아가시기 전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진희 씨가 얼마나 엄마를 극진히 모시고, 그러면서도 하지 않아야 할 마음고생을 얼마나 겪었는지를 제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에게 드리는 이 영광스러운 상이 딸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 하늘에 계신 윤 선생님에게도 큰 기쁨이 되길 바란다”라고 백진희 씨에게 큰 격려를 보냈다.

이어 백진희 씨는 “이 감명 깊은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제가 어렸을 때인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 때 부모님과 함께 영화제의 탄생을 축하하며 행복해했던 일이 생생하게 생각난다. 그 오랜동안 여러분들은 변함없이 영화배우 윤정희를 사랑해 주셨다. 우리 어머니는 매일의 생활 속에서도 환상 세계와 현실의 만남을 겪으셨다. 마치 이창동 감독님의 영화 ‘시’의 주인공 미자 같이 말이다. 지난 십여 년은 중병과 싸워야 했지만 영화 ‘시’와 여러분의 이런 애정이 멀리 있는 어머니를 행복하게 하리라 믿는다”라고 소감을 전해 감동을 자아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시상도 진행됐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아시아 영화산업과 문화발전에 크게 기여한 아시아 영화인에게 주는 상이다. 올해 수상자로는 홍콩 배우 주윤발이 선정됐다. 송강호는 “올해는 특별히 호스트로 불러주셔서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제가 이 자리에서 이 분을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호명할 수 있어서 뜻깊게 생각한다. 수많은 영화인들에게는 마음속 우상으로 남은 분이다. 영화계 큰 형님이자 우리 마음 속에 영원히 기억될 주윤발 배우를 소개하겠다”고 주윤발에 대한 존경을 드러냈다. 또한 배우 유덕화와 허안화 감독, 이안 감독, 박찬욱 감독, 지아장커 감독 등이 영상을 통해 주윤발의 수상을 축하해 눈길을 끌었다.

무대에 오른 주윤발은 “제가 1973년에 데뷔했는데 올해로 꼭 50년이 됐다. 50년은 확실히 긴 세월이지만 뒤 돌아보면 어제 같기도 하다. 홍콩 영화계에도 감사드린다. 제가 먼곳까지 갈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저의 아내에게도 감사하다. 제가 걱정없이 연기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 의미 깊은 상을 주셔서 부산국제영화제에 감사하다. 한국 팬 여러분들께 감사하다. 긴 시간 동안 사랑과 응원을 주셔서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의 건승을 빈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주윤발은 상을 들고 셀카를 찍어 환호를 자아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박은빈은 “여러분들도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부산의 꿈을 함께 응원해주시는 건 어떻겠나. 지금 부산에서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한달을 앞두고 박람회 꿈이 가득하다. 진심을 함께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처음으로 단독 회를 맡게 돼서 뜻깊었다. 정말 아름다운 밤을 보낸 것 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다. 잊지 못할 좋은 추억 앞으로 열흘간 많이 쌓으시길 바란다”며 끝인사를 전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날부터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10일간 4개 극장, 25개 스크린에서 진행된다. 공식 초청작은 69개국 209편이며, 총 269편의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소개된다. 올해 개막작은 배우 고아성 주종혁 주연의 ‘한국이 싫어서’, 폐막작은 중국 닝하오 감독의 ‘영화의 황제’가 선정됐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 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