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 노정의의 성장통 [인터뷰]
2024. 02.09(금) 10:00
황야 노정의
황야 노정의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누구나 성장통을 겪는다. 청소년과 성인의 그 모호한 경계에서 성장통을 겪다가 어느 순간 되돌아보면 부쩍 자라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성장통을 이겨내고 한층 더 성장한 배우 노정의는 지금, 슬기롭게 자신만의 페이지를 적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황야’(감독 허명행)는 폐허가 된 세상, 오직 힘이 지배하는 무법천지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로, 노정의는 극 중 할머니와 함께 대지진에서 살아남은 수나를 연기했다.

노정의가 ‘황야’에 뛰어들고 싶었던 이유는 마동석이었다. 마동석이 출연한다는 소식에 허명행 감독과 만나고 싶었다고. 이후 미팅 자리에서 만난 허명행 감독의 배려 깊은 모습에 함께 작품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다는 노정의다.

허명행 감독도 그 만남에서 노정의에게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어린아이의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도 눈에 피어 있는 강단이 수나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노정의는 “제가 이 작품을 너무 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보이지 않았을까 싶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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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황야’로 들어간 노정의는 수나를 차근차근 만들어나갔다. 시나리오에 차마 담기지 않은 수나의 서사까지 신경 쓰면서 감정선을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그 과정에서 디테일도 신경 썼다. 노정의는 “다른 생존자들은 무너진 건물 지하에서 살다 보니까 쥐를 사냥해 먹는다. 그러다 보니까 치아도 많이 깨지고, 손톱에도 흙이 있다. 그런데 수나는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던 상황이어서 다른 사람들 보다는 좀 더 깨끗한 모습을 하고 있다”며 수나의 비주얼의 이유를 설명했다.

모두가 ‘천국’이라는 아파트에서 수나는 경계심을 풀지 않을 정도로 수나는 어린 나이지만 쉽게 흔들리지 않는 강단과 판단력을 가진 인물이다. 노정의는 그런 수나의 성격에는 할머니가 많은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나름 생각했다. 그는 “수나는 할머니를 지키려고 낯선 사람들을 경계해 온 사람이다. 선생님(장영남)이 도움을 주겠다고 할 때도 수나는 경계했다. 수나가 믿는 건 오로지 자기 사람들뿐이다. 거기서 수나의 캐릭터가 확실하게 보였던 것 같다”면서 “지켜야 하는 존재가 있기 때문에 좀 더 빨리 철이 들어서 단단해진 거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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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나의 디테일을 잡아가며 나름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노정의에게 ‘황야’의 세계관은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 것들이었다. 대지진으로 세상이 멸망하고, 깨끗한 물 한 모금 조차 마시기 어려운 세상. 지금을 살아가는 노정의에게는 미지의 영역이나 다름없었다.

상상의 한계를 뚫어준 건 마동석과 허명행 감독이었다. 노정의는 “마동석 선배님과 감독님께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었다. 현장만 가면 바로 이입이 됐을 정도다”라고 했다.

마동석은 노정의에게 존재 자체만으로도 큰 힘이었다. 노정의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마음껏 연기할 수 있도록 현장 분위기를 이끌기도 했다. 특히 노정의는 ‘황야’의 액션신을 직관하며 피어 오른 액션의 꿈을 마동석에게 상의했을 정도로 크게 의지하고 있었다.

마동석과 함께 한 시간들은 노정의 마음에 켜켜이 쌓여 다음 작품에서 작지만 소중한 결실을 맺기도 했다. ‘하이라키’ 현장에서는 먼저 자신이 나서서 배우들, 제작진과 소통하려 했다고. 현장에서의 소통이 작품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황야’를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노정의는 자신을 오랜 시간 괴롭혔던 고민도 마동석의 현답으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다. 너무나도 하고 싶지만 캐릭터와 나이대가 맞지 않아 여러 작품들을 흘려보냈던 노정의에게 마동석의 “캐릭터에는 나이가 없다. 만들어 나가는 사람이 중요하다”라는 말은 용기를 줬다. 노정의는 “그 말을 듣고 그 당시 고민과 걱정과 그 무거웠던 짐들이 덜어졌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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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 뿐만 아니라 여러 선배들과 함께 했던 현장의 경험을 통해 노정의는 오랜 슬럼프를 스스로 벗어나기 시작했다. 아역 배우에서 성인 배우로 넘어오면서 따라왔던 고민들을 좀 더 슬기롭게 헤쳐나갈 힘들을 얻은 것이다.

이제는 좀 더 잘하고 있다며 자신을 다독일 줄 알게 됐다는 노정의는 올해 ‘황야’를 시작으로 ‘하이라키’ ‘마녀’ 등 쉴틈 없는 작품 활동으로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이제는 완연한 성인 배우로서 자신의 페이지를 적어나가고 있는 노정의의 다음 페이지를 기다리는 일이 마냥 즐거운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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