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자극적인 매운맛의 드라마가 유행하고 있는 요즘,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는 전혀 다른 매력으로 금토극 자리에 상륙한다. 과연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가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MBC 새 단편드라마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극본 노예리·연출 김영재) 제작발표회가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2층 M라운지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영재 PD를 비롯해 배우 정상훈, 전혜빈, 이중옥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진행은 임현주 아나운서가맡았다.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는 옹화마을 카사노바 견 백구의 중성화수술에 앞장섰던 이장 정자왕(정상훈)이 하루아침에 정관수술을 하게 되면서 졸지에 백구와 같은 신세가 되어버린 좌충우돌 휴먼 코미디 드라마. 2023년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서 단편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전혜빈은 아들 셋에 더해 쌍둥이까지 임신한 이장의 부인 임신애 역을 연기하며, 이중옥은 호시탐탐 이장의 자리를 노리는 정자왕의 죽마고우 덕삼 역으로 분한다.

◆ 정상훈 "세 아이부터 정관 수술까지…정자왕과 닮은 점 많아

이날 정상훈은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 드라마가 풍기는 느낌이 좋았고, 대본도 너무 재밌었다"라고 답하면서, "사실 요즘 이런 드라마를 보긴 힘들지 않냐. 힐링을 받을 수 있는 편안하고 옛날 전원일기 같은 농촌 드라마라 끌렸다. 푸른 초원 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왜 이런 걸 놓치고 있었을까' 생각이 들며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이 맡은 정자왕 캐릭터에 대해선 "'작가님이 날 보고 썼나?'라고 오해할 정도로 공통점이 많았다"라며 "나도 애가 셋이고 정관 수술도 했는데, 이건 사실 가족밖에 모르는 부분이라 '어떻게 아셨지?'하며 놀랐던 기억이 있다. 내 이야기가 지인들을 중심으로 흘러 흘러 퍼졌나 보다 싶었는데, 전혀 아니더라. 닮은 점이 많아 놀란 기억이 있다"라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전혜빈 역시 최근 출산을 했다는 점에서 임신애와 닮은 부분이 많았다. "확실히 출산이라는 엄청난 경험을 한 뒤에는 세상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라는 전혜빈은 "그동안은 앞만 보고 살아왔구나 느껴질 정도로 보는 시선이 확연히 달라졌다. 모든 걸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색다른 변화를 하고 싶었는데 때마침 이 캐릭터가 와 맡게 됐다. 처음엔 사투리로 대화해야 하다 보니 걱정이 많았지만 알콩달콩한 삶을 살아가는 신애를 연기하며 느낀 행복감도 컸다"라고 전했다.

출산 후 복귀작으로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를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엔 "책을 보는 순간 욕심이 났다.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사랑스러운 작품이더라. 대본을 보는 내내 입가의 미소가 내려가지 않았다. 이런 대본은 오랜만이었고, '이건 못 참지'라는 생각이 들어 함께하게 됐다. 촬영하는 내내 너무 즐거웠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중옥의 경우 "드라마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근래 보기 힘든 따뜻한 드라마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옛날엔 따뜻한 MBC 드라마가 많지 않았냐. 요즘엔 그런 작품을 보기 힘들었는데 오랜만에 따스한 느낌이 들어 출연하게 됐다. 즐겁게 촬영했으니 재밌게 봐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김영재 PD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는 마라탕후루 같은 드라마, 매력적일 것"

김영재 PD도 대본을 향한 애정이 큰 건 매한가지였다. "내가 열심히 안 하기엔 아까울 정도로 대본이 좋았다"라고 말할 정도. 김 PD는 "캐스팅부터 제작까지 매 단계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대본이었고, 결과물이 좋아지는 게 매 단계마다 보이니 더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끝까지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애정과는 별개로 현재 드라마계는 큰 어려움을 겪는 시기. 하루아침에 편성이 사라지는가 하면 배우들도 설 곳이 없다며 방송 등을 통해 호소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 김 PD는 이런 어려움 가득한 상황 속에서도 MBC 단막극이 존재해야 하는 의의를 묻는 질문에 "드라마 시장 자체가 점점 더 상업적으로 흘러가고 있고, 개인적으론 이런 흐름이 당연하다 생각한다. 다만 상업적인 작품만 나올 순 없지 않냐. 이런 상황 속에서 좀 더 다양한 구성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 중 하나는 단막극이라 생각한다. 그게 아마 단막극 존재의 의의가 아닐까 싶다"라고 솔직히 답해 시선을 끌었다.

이어 김 PD는 "살짝 철이 지난 '밈'일 수도 있는데,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는 '마라탕후루' 같은 드라마다. 처음엔 정관 수술, 포경 수술 등 자극적인 소재로 시작하지만 끝으로 갈수록 달달한매력이 느껴진다. 매력적인 드라마가 될 거라 생각한다"라고 자신해 기대를 높였다.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 순식간에 끝나니 놓치지 말아주시길"

끝으로 세 배우는 돌아가며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의 관전 포인트를 들려줬다. 먼저 정상훈은 "정말 잘 만든 휴먼 코미디 영화라 말할 수 있다. 돈을 안 내고도 볼 수 있는, 정말 잘 만든 작품이니 기대 부탁드린다"라고 했고, 전혜빈은 "놓치지 말라는 말을 꼭 드리고 싶다. 2부작이라 정말 순식간에 끝난다. 그 부분이 가장 아쉬운 부분인 만큼 놓치지 말고 본방사수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중옥은 "즐겁게 만들었고 노력도 많이 했다. 요즘의 드라마는 모두 자극적이거나 세지 않냐. 그 와중에 저희는 따스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많은 노력을 했으니 즐겁게 봐주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2부작으로 편성된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는 5일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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