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 빌드업이 지루해도, 하차 금지! [OTT리뷰]
2025. 04.04(금) 18:00
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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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지루한 빌드업 과정을 견뎌야 한다. 그걸 견디고 나면 반전을 거듭하는 복선 회수와 브레이크가 고장 난 듯 엄청난 속도로 전개되는 이야기에 시청을 끊을 수가 없다. 인내 끝에 낙이 오는 ‘악연’이다.

4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악연’(감독 이일형)은 벗어나고 싶어도 빠져나올 수 없는 악연으로 얽히고설킨 여섯 인물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동명의 카카오 웹툰이 원작이며, 영화 ‘검사외전’ 이일형 감독의 첫 시리즈 연출작이다. 여기에 배우 박해수 이희준 김성균 신민아 이광수 공승연 등이 출연해 신뢰를 더했다.

우선 ‘악연’은 원작에서 군데군데 끊겼던 캐릭터 간의 연결 고리를 강화했다. 하나의 소실점에서 출발한 캐릭터들의 서사가 여러 갈래로 찢어졌다가 다시 하나의 악연으로 얽히고설키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게 각색됐다. 원작이 하나의 반전만을 위해 달려가는 형세라면, 시리즈는 인물 간의 서사와 연결성을 보강해 이야기 전개에 더욱 무게 중심을 둔 모양새다.

다만 초반부 빌드업 과정이 일정 부분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이야기의 큰 틀이 명확하지 않고, 조금 산만하게 흩어져 있는 모양새다 보니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이야기의 시점이 여러 번 바뀌는 탓에 정확한 타임라인을 파악하기가 어려운 점도 초반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이는 시간의 흐름을 사건 중심으로 조각내 보여주기 때문이다.

초반부가 지루하더라도 하차는 금지다. 중후반부터 본격적인 복선 회수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작품은 연결성이 희미해 보였던 인물들의 서사가 하나씩 연결되는 시점부터 탄력을 받는다. 무심코 지나쳤던 장면이 복선이었다는 걸 알게 됐을 때, 왜 크레디트에 등장인물의 이름이 목격남(박해수) 사채남(이희준) 안경남(이광수)으로 올랐는지, 각 인물들의 욕망이 어떠한 악연으로 얽히는지 등 이야기는 막을 수 없는 업보의 굴레처럼 빠른 전개 속도 속에 엔딩을 향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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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인물이 쌓은 업보가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지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엔딩까지 좀처럼 끊을 수가 없다. 모든 소요들이 가라앉은 뒤, 한 인물에서 끝마쳐지는 엔딩은 카타르시스와 감동까지 준다. 한편으론 작품의 메시지를 곱씹게 만드면서 찝찝한 여운에 잠기게 한다.

이러한 ‘악연’의 동력은 목격남을 연기한 박해수다. 자유자재로 여러 인물의 탈을 바꿔쓰듯, 인물의 복잡다단한 면모들을 몰입도 있게 그려냈다. 특히 후반부부터는 박해수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두 눈이 즐겁다. 캐릭터의 불호를 떠나 박해수의 연기만큼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이처럼 ‘악연’은 원작의 매력은 살리고, 시리즈 만의 재미도 보장하는 각색으로 넷플릭스 웰메이드 스릴러 시리즈의 계보를 이어간다. 빌드업 과정이 지루하다고 하차하면, 절대 그 진가를 즐길 수 없으니 참고 보시길.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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