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화려하고 강렬한 색채로 멕시코를 대표하는 화가 프리다를 그려낸 뮤지컬 '프리다'가 대학로에 귀환했다. 초연부터 작품을 지켜온 '시조새' 김소향, 학폭 논란을 종결하고 2년 만에 무대에 돌아오는 김히어라, 뮤지컬 데뷔에 나선 댄서 아이키까지 다채로운 면면이 작품을 가득 채운다.

26일 오후 뮤지컬 '프리다'(연출 추정화) 프레스콜이 서울 종로구 동숭동 놀(NOL) 유니플렉스 1관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프리다 역의 김소향 김지우 김히어라, 레플레하 역의 전수미 장은아 아이키, 데스티노 역의 이아름솔 이지연 박선영, 메모리아 역의 박시인 허윤슬 유연정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프리다 역의 정유지는 건강 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프리다'는 불의의 사고 이후 평생 고통 속에서 살면서도 자신의 아픔을 예술로 표현하며 삶의 환희를 잃지 않았던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순간을 액자 형식으로 풀어낸 쇼 뮤지컬이다. 어둠에 당당히 맞선 열정적인 예술가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순간들을 독창적인 형식으로 담아내며, 그가 남긴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라는 메시지를 통해 고통 속에서 발견하는 삶을 향한 열정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웃는 남자' '베토벤: 베토벤 시크릿(Beethoven Secret)'을 제작한 EMK뮤지컬컴퍼니의 첫 소극장 창작 뮤지컬로 2022년 초연, 2023년 재연에 이어 세 번째로 무대에 올랐다. 초연부터 함께 한 김소향 전수미 허윤슬을 위시해 실력파 여배우들이 뭉쳤고, 김지우 정유지 장은아 아이키 이지연 유연정이 새로운 멤버로 합류했다.

◆ 대학로 여배우들 다 뭉쳤다, '걸스 파워' 가득한 '프리다'

주인공 프리다 역을 맡아 새롭게 작품에 합류한 김지우는 "프리다 칼로라는 사람에 대해 공연으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면 인물을 알아가기 위해 많은 것을 찾아봐야 했다. 프리다의 일기가 책으로도 있고 영화로도 나와 있었다"라며 "하지만 무엇보다도 전 시즌의 배우들이 프리다를 표현하며 어떤 마음이었는지가 궁금했다"라고 말했다.

김지우는 김소향, 김히어라에게 많은 도움을 청했다며 "중간에는 우는 소리도 많이 하면서 정말 많이 물어봤다. 우스갯소리로 '시조새', '암모나이트'라고 이야기하지만 김소향은 정말 이 작품의 중요한 존재다. 또한 김히어라는 지난 시즌부터 프리다 역할로 극찬을 받았었다. 그래서 이 분들이 어떤 마음가짐과 생각으로 표현을 하려 했는지 궁금했고, 두 분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감사를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초연부터 지금껏 작품을 견인해 온 프리다 김소향. 그는 "대, 중, 소극장에서 정말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여배우들이 한 자리에 뭉쳤다. 이 배우들 한 명, 한 명을 보기 위해 다른 극에서는 그만큼의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데 이 4명이 전부 같이 나와서 미친듯이 연기하고 노래하고 춤을 춘다. 또 우리를 갈아 넣어서 '100℃'의 공연을 보여드린다. 그게 아주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네명을 다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티켓값이 아깝지 않은 좋은 공연"이라고 자부했다.

김소향은 "또한 화가 프리다의 이야기를 듣고 영감을 받는다는 것, 그것이 '프리다'의 가장 멋진 특징이 아닐까 싶다. 여성 배우들 하나하나를 다 눈여겨 봐주시고, 서로의 다른 점을 봐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라며 관람 포인트를 짚었다.

뮤지컬 프리다

◆ "'프리다'는 내 삶의 유일한 이유" 김히어라, 논란 딛고 2년 만의 복귀

특히 주인공 프리다 역의 김히어라는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이 작품을 통해 무대에 돌아왔다. '프리다' 재연 공연 당시 학폭 의혹이 불거졌고, 공연을 강행해 마지막 무대까지 선 뒤 모든 작품 활동을 중단했던 그다. 지난해 4월 폭로자와 원만한 대화를 통해 학폭 의혹을 종결했다고 밝혔지만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한 것은 이번 '프리다'를 통해서다.

김히어라는 "'프리다'에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정도로 내게 특별한 작품"이라며 "대사 중 '프리다의 그림은 본인의 유일한 나를 일으키는 수단이자 거울이고 내 삶의 유일한 이유'는 구절이 있다"라며 2년 전 학폭 논란이 일어났을 당시 '프리다'가 자신에게 너무나 소중한 작품이었다고 털어놨다.

김히어라는 "2년이라는 시간을 거치면서 지금의 배우들, 제작사 대표님과 직원분들을 포함해 '프리다' 팀이 제게 줬던 믿음과 용기가 있었다. 또 저를 다시 믿어주시고 공연을 보러 와주시는 관객 분들께 이 믿음과 용기를 다시 돌려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보시는 분들께 연기로 보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2년 전 저보다 지금의 제가 훨씬 진중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한 신, 한 신에서 관객들과 호흡하고 제가 받았던 위로와 용기를 드리려 애쓰고 있다"라며 더욱 깊어진 연기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뮤지컬 프리다

◆ 보컬·연기까지 준비 완료, 댄서 아이키의 변신

최근 Mnet 예능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통해 댄서로 활약 중인 아이키는 이번 '프리다'를 통해 뮤지컬 데뷔에 나섰다. 아이키는 이날 시연에서 발군의 댄스 실력과 안정적인 보컬을 선보였다. 장기인 춤을 통해 자신만의 레플레하 역을 완성했다.

아이키는 "뮤지컬 도전에 두려움이 없었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이 작품이 너무 멋진 이야기라는 걸 알고 있어서, 첫 도전이라면 꼭 하고 싶다는 결정으로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습 과정에서 추정화 연출님께서 '연기를 잘하려면 몸을 잘 쓸 줄 알아야 한다'라고 하시더라. 저를 많이 이해해 주시고, 제가 몸을 잘 쓴다는 것에 대해 좋은 평을 많이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키는 "관객분들이나 저를 아시는 분들은 혹시나 제가 춤에만 몰두하지 않을까 생각하실텐데, 김소향 선배님이 제작사를 통해 보컬 레슨을 받을 수 있게 해주셨다. '프리다' 속 넘버에서 제가 소화해야 하는 기능적인 부분들까지 디테일한 트레이닝을 받아왔다"라며 뮤지컬 배우로서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습실에서도 동료들 덕에 자연스레 연기를 배울 수 있었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연습에 참여했다고도 덧붙였다.

아이키는 "뮤지컬을 연습하는 과정이 너무 체계적이라 놀랐다. 댄서로서 연습을 할 때는 스스로 창작하고 표현하고 디렉까지 멀티로 다 해야하니까 굉장히 두서없이 진행될 때도 많았고, 스스로 아쉬운 부분도 많이 느꼈다"라며 "정말 멋진 연출님과 제작진분들이 체계적으로 하나하나 맞춰주시고 연습시간까지 정해주시는 것이 좋았다. 편안하게 연습에만 몰두하게 해주셔서 어려움이 없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프리다'는 9월 7일까지 대학로 놀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