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2009년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의 충격적인 전말이 밝혀졌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2 시사프로그램 '스모킹건'에서는 세상을 떠난 단역배우 故 양소라의 어머니가 자매 사건에 대한 진실을 공개했다.

과거 2009년 8월 28일 대학원생이던 양소라는 아파트 18층에서 생을 마감했다. 평소 조용하고 모범적이던 그녀는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뒤 완전히 달라졌다고. 가족들은 딸의 방에서 "죽고 싶다", "익사가 답이다", "반장을 조심해야 한다" 등이 적힌 메모를 발견했다.

이후 정신병원에 입원한 양소라는 "두 달간 반장에게 여섯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라며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놨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어머니는 그를 설득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가 고소한 가해자는 12명으로 모두 보조출연 담당자와 스태프였다. 그러나 가해자들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양소라에게 협박까지 했다.

그런데 양소라는 2년 만에 가해자들에 대한 고소를 전부 취하했다.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사건들을 기억하게 되는 것을 참을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후 고소를 취하한 지 3년이 지난뒤 그는 아파트 18층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의 어머니는 "처음엔 눈물도 안 났다. 성폭행을 당했다고 모두가 세상을 떠나는 건 아니지 않냐. 제 딸을 죽인 건 경찰이라 생각한다"라며 분노했다. 어머니는 "처음 경찰서를 찾아갈 때 소라가 쓴 메모지하고 녹음테이프를 한 보따리 싸서 들고 갔다. 경찰이 '이게 사건이 된다고 생각하냐'더라. 소라한테 '다 잊고 사회에 적응해야지'라고 했다"라고 폭로했다.

담당 수사관이 바뀌었지만, 이후 가해자의 성기를 그리라는 등 2차 가해나 다름없던 조사 과정이 알려졌다. 어머니는 "수사 과정이니까 조금만 참으면 되겠지 했는데 참은 걸 너무 후회하고 있다"라며 눈물을 숨기지 못했다. 고인이 세상을 떠난 지 6일 뒤 고인의 동생 양소정도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둘째는 자기가 언니에게 일을 소개해 줘서 이런 일이 생긴 거라고 자책했다"고 회상했다.

그 이후 아버지 역시 자매가 떠난 후 뇌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고, 어머니는 "정신이 들었을 때는 4년이 지났더라. 딸들을 위해서라도 꼭 진실을 밝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라고 털어놨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KBS2 '스모킹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