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배우 고현정이 또 한 번 변신에 나선다. 5명을 죽인 살인마, 피폐한 얼굴 속 빛나는 눈빛, 아들과의 불협화음 속 공조까지 수많은 볼거리로 무장한 '사마귀'다.

4일 오후 SBS 새 금토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극본 이영종·연출 변영주, 이하 '사마귀') 제작발표회가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변영주 감독, 배우 고현정 장동윤 조성하 이엘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진행은 방송인 송은이가 맡았다.

'사마귀'는 잔혹한 연쇄살인마 사마귀가 잡힌 지 20여 년이 지나 모방범죄가 발생하고, 이 사건 해결을 위해 한 형사가 평생 증오한 사마귀인 엄마와 예상 못한 공조수사를 펼치며 벌어지는 고밀도 범죄 스릴러다.

고현정은 과거 5명의 남자를 잔혹하게 살해한 사마귀, 정이신 역을 맡았으며 장동윤은 정이신의 아들이자 형사인 차수열 역을 맡았다. 조성하는 모방 살인사건 수사팀 책임자인 형사 최중호, 이엘은 수사팀 최고참인 김나희를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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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을 맡은 변영주 감독은 이 작품을 "23년 전 어느 폐광 마을에서 5명이 연쇄 살인 피해자로 발견된다. 범인이 잡혔지만 사람들은 범인의 이름도 모르고 '사마귀'라는 별명만 알고 있다. 23년 뒤 모방 범죄가 발생하고, 그 사마귀가 수사를 돕는 대신 경찰이 된 아들이 수사팀에 있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아들이 원수 같은 엄마와 함께 공조 수사를 하게 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한 줄로 요약하면 '아들이 엄마 때문에 고통 받는 이야기'다. 가해자를 옹호하는 이야기가 아니고, 더 이상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는 이야기다"라고도 덧붙였다.

변 감독은 주인공이 연쇄살인마라는 점에 대해 "연출자가 범죄자인 주인공을 잘 보이게 하고 싶고 지지하는 것이 티가 나는 순간, 보시는 분들은 역겨울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우리는 그녀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그녀를 보여줌으로 인해 판단을 하실 수 있게 할 것이다. 또한 지지를 받아야 하는 것은 그녀가 아니라 아들이 될 것"이라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제작발표회 내내 배우들이 연기력, 특히 고현정이 주변 배우들과 자아낼 케미스트리에 대해 자신했고, 작품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너무나 행복하고 즐겁게 만들어서 저희의 행복감이 그대로 시청자 분들께 재미로 치환됐으면 좋겠다. 많은 사랑을 받아서 SBS에서 가장 사랑 받는 연출가가 되고 싶다"라는 포부도 당당하게 밝혔다.

◆ SBS에 돌아온 고현정, 새로운 얼굴

연쇄살인마이자 엄마 정이신으로 변신한 고현정은 이번 작품으로 파격적인 변신에 나선다. 피폐한 얼굴 속 번뜩이는 눈빛으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고현정의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다. 고현정은 "많은 것을 사전에 준비해야 하는 대본이었다. 전작 '마스크걸'에서는 나한테 이런 캐릭터를 하자고 말해주는 분이 계셔서 너무 반가웠고, 그렇게 물꼬를 튼 상황에서 제안을 받았다. 변영주 감독님이 하신다고 해서 망설임 없이 바로 하고 싶었다"라며 "장르물도 배우라면 당연히 욕심이 날 분야고, 특히 변 감독님의 디렉션을 받아보고 싶어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고현정은 "엄마와 연쇄살인마가 양립하는 것을 바깥에서 보는 시선으로는 상상하기 힘들 수 있지만, 정이신이라는 사람의 인생을 놓고 보면 엄마이자 딸이엇을 것이고 자신만의 인생도 있었을 것이다. 엄마로서의 자아보다는 '나는 정이신인데?'라는 것이 좀 더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두 역할을 양립해야 한다는 점에서 해야 할 판단은 감독님이 내려주실 거라는 믿음 하에 연기를 했다"라며 "다만 감독님께 많은 선택지를 드리고 싶어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버전을 보여드릴 수 있을 지를 많이 신경 썼다"라고 말했다.

고현정은 '사마귀' 촬영 중 건강 이상으로 수술을 받느라 잠시 촬영을 멈춰야 했던 상황. 그는 "제가 건강이 좀 안좋았던건 사실이다. 그래서 중간에 촬영을 좀 못했다가 다시 현장에 복귀했다. 너무나 많은 배려와 배우들이 다들 너무 기가 막힌 멋진 분들이지 않나. 그래서 많이 도와주셨다. '사마귀'라는 작품에 더 애정 갖게 됐다. 이게 내 작품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작품이고 사마귀라는 작품 자체가 한 사람으로 좌지우지되는 드라마가 아니라모든 스태프, 배우가 한마음으로 만든 작품이라 배려 많이 받았다. 더 이 작품이 많은 분들께 선보이고 많은분들이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정이신이 얼마나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느냐도 중요하지만 정이신이 왜 살인하게 됐는지 이유를 지켜봐 주시는 것도 재미의 한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현정은 지난 2018년, 드라마 '리턴' 촬영 중 제작진과의 불화설 및 중도 하차라는 사건 후 7년 만에 SBS에 돌아오게 됐다. 고현정은 "그런 일이 있었다. 하지만 사실 목동 SBS 이 자리는 그 작품 이전에 많은 작품들, 다른 일을 할때의 추억도 많은 자리다. 아주 오랜만에 목동 SBS에 왔는데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그런 추억들이 생각났다"라며 "오랜만에 여러분께 SBS 작품으로 인사 드린다. 근데 그 작품이 '사마귀'라서 좋고 즐겁다"라고 말했다.

SBS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 고현정X장동윤, 母子 뛰어 넘은 '배우 대 배우' 케미 예고

장동윤은 연쇄살인마 정이신의 아들이자 형사인 차수열 역을 맡는다. "아들이 엄마 때문에 고통 받는 극"이라는 말대로, 극한으로 몰리는 인물을 그려낼 전망이다. 변 감독은 "장동윤의 '모래에도 꽃이 핀다'라는 드라마를 정말 좋아했다. 밝고 맑은 캐릭터인데 뒤로는 마음 아픈 캐릭터다. 이걸 극으로 몰고 가면 정말 마음 아픈 캐릭터가 만들어 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장동윤은 "제가 평소에도 약간 형사 같은 기질이 조금 있다. 속된 말로 '오지랖'이 좀 있다. 주위의 사건들을 중재하고 싶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해결하고 싶은 성향이 좀 있다. 인간 장동윤을 아시는 분들은 형사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었다"라며 "한 번도 형사 역할을 해본 적이 없어서 이번 작품이 좋았고, 한 번 형사를 하고 나면 비슷한 느낌의 역할들을 많이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기쁘게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사마귀'라는 작품 자체가 무거운 지점도 있고 해서 내게도 어느 정도 도전인 부분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고현정은 "사실 장동윤을 처음 만났을 때 '어머나, 이런 예쁜 배우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한동안 눈을 못 떼겠더라. 그런데 촬영을 하면서는 모자 관계의 호흡보다는 배우 대 배우의 관계에서 많은 배려를 받았다"라고 말하며 그를 칭찬했다. 이어 고현정은 "장동윤은 상대 배우에게도 많은 에너지를 주는 배우다. 남자 배우에게 언제 이렇게 많은 에너지를 받아봤나 싶어 반가웠고, 어떤 작품을 하건 응원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배우였다. 오히려 모자관계라는 설정은 잊어버리고 촬영한 적이 많다"라고 말하며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를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동윤 또한 고현정에 대해 "충격적일 정도로 정이신이라는 역할 자체를 잘 표현해 주셨다. 다른 사람이 표현하는 정이신이 상상이 안 될 정도다"라고 말했다. "정이신이 복합적인 인물인데 그 지점을 정말 잘 표현해 주셔서 촬영을 하면서 소름이 돋은 적이 몇 번 있다. 나도 그 에너지를 받아 연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나도 그 호흡이 행복하고 좋았다. 선배님이 나를 마치 동료인 것처럼 배려해 주셨고, 촬영장 가는 길이 즐거웠다"라고 화답했다.

변 감독은 "함께 하고 싶었던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라면서도, MC 송은이가 "소원성취 하셨네요"라고 농담하자 "진정한 소원 성취는 시청률"이라고 받아쳐 주위를 폭소케 했다. 그는 "시청률에 대한 야망은 없다. 세상에 노력 안 하는 작품이 어딨고 잘되기를 바라지 않는 작품이 어딨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보통 추석에는 특집 방송을 하고 드라마를 많이 안 할 줄 알았는데 다른 채널들 다 드라마 하더라. 작전 실패다"라고 농담을 잊지 않았다. 변 감독은 "잘은 모르겠지만 시청자들이 재밌어 할 것이라는 야심을 가지고 만들었기 때문에 잘 됐으면 좋겠다. 배우들과 함께 첫 방송을 보기로 했는데, 방영 직전에 시청률 공약을 짜보겠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더했다.

'사마귀'는 5일 밤 9시 50분 첫 방송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