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노력 없이는 기적도 없다. '트라이'라는 기적을 만난 후, 또 다른 기적을 향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는 배우 이수찬의 이야기다.

지난 8월 30일 종영한 SBS 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이하 '트라이')는 고작 달리기와 공놀이에 목숨을 건 청춘들이 세상을 향해 온몸으로 부딪혀 스스로 기적이 되는 드라마다. 이수찬은 극 중 한양체고 럭비부 3학년 소명우 역할을 맡았다.

이수찬은 '트라이'를 떠나보내며 "섭섭하고 감정적으로 북받칠 것 같았다. 시원섭섭한 마음이지만, 이 작품이 끝나질 않길 바랐다. 너무 더운 날과 추운 날을 팀과 함께 지내면서 함께 고난들을 이겨내던 게 기억에 남는다"라며 "무엇보다 마지막까지 사랑해 주신 시청자분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몸을 움직이는 스포츠 자체를 좋아하는 스포츠맨이었다. 이수찬은 "운동을 좋아하는 저에겐 큰 메리트를 가진 작품이었다. 럭비라는 스포츠가 신선하기도 하고, 접해보지 못한 운동이었다. 스포츠 드라마를 찍어보고 싶기도 했다. 시청자분들에게 럭비를 잘 보여드릴 수 있을지를 공부하며 럭비를 준비한 것 같다"라고 럭비를 준비한 과정을 언급했다.

작품 합류를 위해 이수찬은 "증량도 하고 태닝도 했는데, 제가 동대문에서 한양체고 유니폼을 맞춰갔었다. 안에는 장정민 선수의 유니폼을 빌려 입고 갔다. 오디션을 보러 가서도 그게 인상 깊었다고 하시더라"라며 "테스트 촬영 전에 감독님과 미팅을 가게 돼 피피티를 만들어갔다. 명우가 이런 외향을 갖췄으면 좋겠다고 해서 짧은 머리에 태닝 한 나시를 입게 됐다"라며 소명우 구축 비하인드를 전했다.

소명우의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성격과 달리 이수찬은 수줍음이 많은 성격에 가까웠다. 그는 "도전을 해서 쾌감을 느꼈던 것 같다. 일상생활에서도 명우를 연기하려 했다. 촬영 중반까지도 제가 내향인인걸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제가 가지지 않은 부분을 표현할 수 있어서 쾌감이 두 배였던 것 같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극 중 소명우는 럭비를 뒤로 하고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선다. 이수찬은 이런 소명우의 마지막에 대해 "명우를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작가님에게 여쭤본 적이 있었다. '럭비 해설위원으로 빠지는 길로 생각한다'라고 하셨다. 명우가 수능을 다시 볼지, 해설위원으로 빠질지 제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라며 "럭비, 사격부의 성장을 그린 작품이다 보니까, 개개인의 미래가 그려진다기보단 우리가 기적을 이뤄낸 것에 중점을 맞추는 것이 주요 메시지란 생각에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럭비로 성공하지 못한 명우에 대해 아쉬움은 없었을까. 이수찬은 "아쉬움은 없다. 명우는 럭비에 대한 관심보다 카메라나 본인이 돋보이는 것에 관심도가 더 높았던 인물이다. 주가람을 만나고 럭비에 대한 흥미도가 올라갔지만, 본인이 돋보이고 싶은 개성의 역치는 그대로라고 생각한다"라며 "하고 싶은 건 따로 있다는 주관을 가지고 있었겠지만, 한양체고 친구들을 생각하면 본인의 개성에 더 집중했을 것 같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더불어 "이번 '트라이'를 준비하면서 체고 학생들의 이야기 다 보니까, 그들이 얼마나 목숨을 걸고 하는지 알게 됐다. 명우처럼 다른 관심에 빠진 친구가 럭비를 더하는 게 미안할 때도 있더라"라며 자신의 감정을 털어놨다.


앞선 그가 출연한 작품 '반짝이는 워터멜론'부터 '트라이'까지, 그는 또래 배우들과 함께 작품을 소화해 왔다. 이에 이수찬은 "또래들과 만나 작품을 한다는 건 너무 행복한 것 같다. 동료와 친구가 같이 만들어지는 거기 때문에 현장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라며 "첫 만남에서 연습을 하는 것부터 '잘 맞겠구나' 싶었다. 쉬는 시간 오고 가는 대사부터 관심사가 잘 맞았다. 현장에서 좋은 시너지를 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힘든 장면도 있었을 터다. 이수찬은 웅이(김단)가 태클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축구장에서 비를 맞으며 훈련하는 장면을 언급했다. 그는 "그 장면이 후반부 대본이기에 계절이 추워지고 있는 과정이었다. 산 중턱에 있는 축구장이기에 추울 수밖에 없었다. 그 부분을 스태프와 감독님이 신경 쓰려고 노력해 주셨다. 안전을 주의하면서 촬영했었는데, 그때 엄청 추웠다"라며 "웅이가 막내기도 하고 정말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정말 너무 잘하더라. 바라보면서 다 같이 박수를 쳤던 것 같다. 웅이가 태클을 성공하고 나서 모두가 진심으로 울었던 것 같다. 힘든 것도 힘든 건데 굉장히 감동적이었던 것 같다"라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윤계상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이수찬은 "너무 대 선배기도 하고, 그 선배와 함께 한다는 것에 기대가 컸다. 선배님이 상암에 연습실을 마련해 주셨다. 감독님과 SBS 측에서 장소를 마련해 주셔서 일주일에 두 번씩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현장을 만들어주셨다"라며 "선배들과 함께 모여서 캐릭터를 연구하기도 했다. 그때 친구들과 많이 친해졌던 것 같다. 명우를 완벽히 표현하는데 계상 선배의 영향도 있었다. 럭비부친구들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런 주가람이 소명우에게 인생의 스승이 됐듯, 이수찬에게도 그런 인생의 스승이 있었을까. 이수찬은 "좋은 영향력은 아버지다.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조언을 많이 구한다"라며 "롤모델은 제가 조정석 선배의 연기를 좋아한다. 가끔 안부전화도 드린다. 너무 좋은 말씀만 해주시는 것 같다. 윤계상 선배님이나 조정석 선배님이나 좋은 말을 너무 많이 해주셨다"라고 밝혔다.

이수찬은 '우리는 기적이 된다'라는 부제에 맞게 자신의 기적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제게 기적은 많았다. 노력으로 얻은 기적들인데, 서울예대를 간 것부터, 현재 회사를 만난 것, '반짝이는 워터멜론'을 만난 것, '트라이'를 만난 것까지, 모두 기적을 만들어가는 중이다"라며 "노력 없이 일어나는 기적은 없단 걸 느꼈다. 촬영이 끝나자마자 그래서 배우고 싶은 것들을 배우고 싶다. 이와 관련된 작품을 할 수도 있으니, 배워나가고 있다. 또 다른 기적을 이룰 수 있도록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작은 부탁까지 남겼다.

마지막으로 이수찬은 "'트라이' 2화를 보면 '날아오는 럭비공을 받아본 사람은 안다. 얼마나 예측할 수 없는 궤도를 갖고 있는지'라는 말이 있다"라며 "저를 관통하는 메시지였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배우고 노력하는 배우가 되자는 의미를 담아준 작품이었다. 시도라는 것에 두려움이 사라지게 됐다. 좋은 동료와 선배님들을, 감독, 스태프들을 만나게 된 것 같아서 큰 의미가 있다"라고 작품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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