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태 콘서트, 20년 간의 기다림이 끝났다 [리뷰]
2025. 09.09(화) 11:11
박은태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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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20년의 기다림을 해소하는 시간이었다. 뮤지컬 배우 박은태의 생애 첫 단독 콘서트는 긴 세월 동안 자신을 지지해 준 팬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선물이자, 그 선물을 행복하게 받아 든 팬들의 축제였다.

지난 6, 7일 양일간 박은태 첫 단독 콘서트 '더 커튼 : 액트 원(The Curtain : Act One)'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SOL트래블홀에서 열렸다.

2006년 뮤지컬 '라이온킹'을 통해 데뷔한 박은태는 신인 등용문으로 불리던 '노트르담 드 파리'를 통해 뮤지컬 계에 이름을 알렸다. 수년 만인 2010년 뮤지컬 '모차르트!'의 주연을 꿰차며 대극장 스타로 발돋움했고, 이후 '엘리자벳'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프랑켄슈타인' '지킬 앤 하이드' '벤허' '스위니 토드' '웃는 남자' '베토벤' '일 테노레' '킹키부츠' 등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한국 뮤지컬 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콘서트는 21곡의 음악으로 가득 찼다. 2009년 뮤지컬 '햄릿'을 통해 맺은 인연을 시작으로 박은태와 '모차르트!'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을 함께 한 뮤지컬 인생 동반자, 이성준 음악감독이 이끄는 12인조 오케스트라가 라이브 연주로 그의 노래를 빛냈다. 박은태가 출연했던 뮤지컬의 대표 넘버들을 비롯해 클래식, 가곡, 가요까지 장르를 망라한 다양한 노래들로 150분가량의 시간을 꽉 채웠다. 그의 20년 간의 여정을 '내돈내산' 관람으로 함께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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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그간 박은태의 출연작 대표곡들을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재해석한 '오버츄어(Overture)'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모차르트!'의 '나는 나는 음악'을 부르며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저음이 돋보이는 '도리안 그레이'의 '후 이즈 도리안(Who Is Dorian?)'에 이어 '엘리자벳'의 '키치(Kitsch)'를 부르며 객석에 등장, 본공연에서의 모습 그대로 관객들에게 기념품을 나눠주는 깜짝 이벤트를 펼치며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이어 박은태가 엄선한 가요 무대가 이어졌다. 팬들에게 전하는 말인 듯한 성시경 '너의 모든 순간', 2011년 직접 가창했던 SBS 드라마 '무사 백동수' OST '야뇌' 무대가 감성을 자극했다. "'박은태가 이런 곡을?'이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는 도전이 담긴 노래"이라는 설명과 함께 특유의 가성이 빛난 이무진의 '에피소드', 선글라스까지 끼고 열창한 이찬혁 '파노라마'까지, 평소의 그의 노래 스타일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실험적인 선곡도 펼쳐졌다.

클래식한 선곡도 빼놓지 않았다. "성악을 열심히 공부해 여러분께 꼭 선보이고 싶었던 곡"이라며 도나우디의 가곡 'Vaghissima Sembianza' 선율이 울러 퍼졌고, Mnet '더 마스터'에서의 무대로 화제를 모았던 '내 영혼 바람되어'는 청아한 목소리로 짙은 감성을 담아냈다. 이어서 '일테노레'의 '아리아 2 : 그리하여 사랑이여'를 가창하는 구성은 작품 속 성악가 윤이선의 무대를 재현한 듯한 섬세한 연출이 돋보였다.

본격적으로 그의 뮤지컬 대표작 넘버들을 만나는 시간도 이어졌다. 직접 '팬텀' 속 가면 소품을 준비해 와 펼쳐진 '그 어디에', 작곡가인 이성준 음악감독과 함께 펼친 '벤허'의 '살아있으니까' 무대를 통해 전매특허인 폭발적인 고음을 뽐냈다. 이어 6일에는 뮤지컬 배우 정선아가 게스트로 등장해 '모차르트!'의 '사랑하면 서로를 알 수가 있어' 듀엣 무대를 선보였다. 2011년 재연 공연 이후 14년 만에 이뤄진 이들의 재회에 환호가 이어졌다. 7일에는 뮤지컬 배우 전동석이 방문해 '프랑켄슈타인'의 대표 넘버, '단 하나의 미래' 듀엣 무대를 펼쳐 팬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VCR을 활용한 독특한 무대도 이목을 끌었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성당들의 시대', '더 라스트 키스'의 '너 하나만', '피맛골 연가'의 '푸른 학은 구름 속에 우는데', '프랑켄슈타인'의 '난 괴물' 등 대표곡으로 꼽히지만 무대에 미처 담지 못한 곡들을 메들리 형식으로 노래, 영상을 통해 짧게나마 선보이며 팬들의 마음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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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도 박은태는 팬들을 위한 축제 만들기에 진심을 다했다. '킹키부츠'의 의상, 가발을 모두 공수해 드랙퀸 롤라의 모습으로 무대에 선 것. 롤라와 함께 등장하는 '엔젤' 4인방까지 섭외해 실제 공연을 방불케 하는 메들리 무대를 펼쳤다. '랜드 오브 롤라(Land of Lola)' '섹스 이즈 인 더 힐(Sex is in the heel)', '레이즈 유 업(Raise you up)', '저스트 비(Just Be)' 등 '킹키부츠'의 대표곡에 맞춰 관객들은 함께 춤을 추고 응원봉을 흔들며 환호했다.

"박은태"를 연호하는 관객들의 호응으로 앙코르 무대도 펼쳐졌다. 지난 7월 막을 내린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내게 남은 건 그대'로 서정적인 무대를 선사한 박은태는 팬들을 향한 감사와 사랑을 전했다. "부족함이 많았지만 팬분들에게 많은 것을 주지 못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담아 무작정 준비한 공연"이라며 "덕분에 정말 생애 잊지 못할 순간을 보냈다. 부족한 저를 아끼고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두 번째 콘서트를 약속해 팬들의 환호를 자아내기도 했다.

박은태는 출연한 적이 없는 '몬테크리스토'의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을 앙코르 곡으로 깜짝 선곡해 기분 좋은 반전을 선사했고, '웃는 남자'의 '그 눈을 떠'에 이어 '프랑켄슈타인'의 '난 괴물'을 부르며 마지막까지 꽉 찬 감동을 선사했다. 20년 간 묵묵히, 꾸준히 한 길을 걸어온 아티스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서사가 돋보이는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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