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걸그룹 라붐 출신 율희가 이혼을 소재로 방송 활동을 이어가며 여론의 피로감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 자녀의 정서적 안정을 고려할 때, 지금의 노선이 과연 옳은 선택인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방송된 채널A 예능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식탁'에서 율희는 전 남편이자 FT아일랜드 드러머 최민환과의 이혼 과정을 다시 언급했다.

직접적으로 잘잘못을 따진 것은 아니었으나, 이혼 소식을 전했을 때 부모의 반응 등이 덧붙여지며 결과적으로 '율희의 입장'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흐름이 전개됐다.

문제는 이러한 행보가 낯설지 않다는 점이다. 이혼 소식을 알린 지 2년여가 됐음에도 율희는 여러 방송에서 같은 주제를 반복하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활동 복귀 후 말을 아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최민환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더욱이 율희가 한때 제기했던 최민환의 성매매 의혹은 경찰 조사 결과 '혐의없음'으로 종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에서 전남편에 대한 부정적 뉘앙스를 이어가는 모습은 자칫 자녀들에게 아빠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방송에서 개인사를 이야기하는 것은 하나의 전략일 수 있다. 순간적인 화제성, 동정과 공감을 얻어내는 힘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이 연예인으로서의 생명력을 연장시킬 것인지, 아니면 '이혼으로 소비되는 연예인'이라는 굴레를 씌울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장기적으로는 자녀들의 정서와 본인의 이미지 모두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해 보인다.

대중은 반복되는 고백보다 새로운 도전과 성장을 통해 '극복'하는 모습을 더 선호한다. 라붐의 센터로 활약하며 입증했던 스타성을 생각하면 율희는 충분히 다른 길을 걸을 수 있다. 음악과 무대에서 다시 빛을 낼 수도 있고, 연기로 영역 확장을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율희는 올해 초 숏폼 드라마 '내 파트너는 악마'를 통해 연기에 도전해 큰 관심을 받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잠시의 화제성이 아니라 긴 호흡의 길을 준비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세 아이를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아빠와 엄마에 대한 기억을 '갈등의 이야기'가 아닌 '사랑받았던 시간'으로 남겨주는 것이 더 큰 선물일지도 모른다.

결혼, 육아, 그리고 파경까지. 개인의 삶이 대중의 관심사가 된 것은 연예인으로서 어쩔 수 없는 숙명일 것이다. 하지만 연예인으로서 활동 수명을 길게 가져가기 위해서도, 세 자녀의 엄마로서 책임감을 다하기 위해서도 현재와 같은 행보는 재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