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전 세계적인 흥행을 이어가며 한국 산업 전반에 ‘케데헌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작품의 직접적인 판권(IP) 소유는 해외 제작사와 플랫폼에 있지만, 관광·푸드·뷰티·굿즈 등 연관 소비 산업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케데헌’이 공개된 6월 이후, 7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23.1% 증가했다. 올해 누적 관광객은 이미 10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작품 속 주요 배경지인 서울·부산이 해외 팬들 사이에서 ‘성지’로 주목받으면서 관련 여행상품과 로케이션 투어 수요도 급증한 상태다.

기업들은 발 빠르게 ‘케데헌’ 열풍에 올라탔다.

한 식품기업이 출시한 케데헌 컬래버레이션 라면은 1분 40초 만에 완판됐고, 한정판 제품은 북미·유럽 등 해외 시장으로 수출을 앞두고 있다.

미국 유명 게임사는 ‘케데헌’ 속 걸그룹인 헌트릭스의 캐릭터 의상과 무기 아이템을 출시해 글로벌 팬덤을 공략했다.

패션 브랜드와 제과업체, 관광 기업 등도 헌트릭스와 ‘케데헌’ 속 보이그룹 사자보이즈 캐릭터를 활용한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품 관련 문화상품 브랜드 ‘뮷즈’(Muse·문화상품+굿즈)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뮷즈 상품인 ‘까치호랑이 배지’가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역대 최다 방문객 기록을 경신했다. ‘뮷즈샵’ 온라인 방문자 수는 일 평균 7000여 명에서 60만 명 이상으로 약 20배 가량 급증, 8월까지의 누적 매출이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을 뛰어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열풍은 증시로도 번졌다.

IP·OST·콘텐츠 관련 엔터주와 K-푸드·K-뷰티·관광주가 연일 강세를 보이며 ‘케데헌 수혜주’로 묶였다.

글로벌 팬덤 확대로 인한 매출 증가 기대가 엔터테인먼트 기업 가치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과열 양상에 대한 우려도 내비치고 있다.

실제 제작 참여와 무관한 기업들이 온라인상에서 ‘케데헌 관련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급등한 사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확인되지 않은 ‘카더라 정보’에 기반한 테마 장세는 변동성이 큰 만큼, 실적과 IP 보유 여부를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기 테마성 매수보다, IP 경쟁력과 글로벌 확장성을 갖춘 기업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연구원은 “‘케데헌’은 K-콘텐츠의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다시 증명한 사례”라면서 “다만 제작사, 유통사, 플랫폼 간의 수익 배분 구조를 면밀히 따져봐야 진짜 수혜주를 가려낼 수 있다”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