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속 궁핍, 시청자는 불편하다…도경완·함소원이 자아낸 '서민통' [이슈&톡]
2026. 11.02(월) 16:35
함소원, 도경완
함소원, 도경완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120억 상당의 펜트하우스에 거주하는 방송인 도경완이 "돈이 없다"라는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함소원 또한 주택 매입 후 인테리어 기간 동안 잠시 머무는 월세방을 방송에 노출했다가 '가난 코스프레'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미디어 속 연예인들이 말하는 '궁핍', 시청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가수 장윤정의 남편인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도경완은 최근 유튜브 채널 'SHW 생활인의 시계'에서 "5월에 세금 내려는데 돈이 부족해 샀던 시계를 중고거래로 팔았다"고 말했다. 이어 "5월과 8월에 세금을 크게 내고 일도 없고 유튜브도 잘 안 돼서 힘들었다. 주식에 잠겨 있는 돈이 많아 반강제적으로 지출을 조절당하는 중"이라고 털어놨다.

또한 도경완이 출연 중인 KBS2 예능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이하 '편스토랑')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도경완은 "가계에 들어가는 절대적인 큰 돈은 절대적으로 많이 버는 사람이 내고 있다"라며 장윤정을 에둘러 언급했고, 자신 또한 보탬이 되고자 관리비 지출을 맡았다고 밝혔다. 그는 고지서를 보고 수도와 전기 사용량이 늘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곗돈이 빠져나가 통장 잔액이 25만4795원이라고 밝히는 한편, 아이들의 에어컨 사용, 샤워 습관은 물론 "아이들 변기 물도 못 내리게 한다"는 발언을 해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문제가 된 것은 이 장면이 촬영된 장소다. 도경완 장윤정 부부는 2024년 서울 용산구의 펜트하우스를 약 120억 원대에 전액 현금으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속 도경완이 관리비를 내야 한다며 앉아 있던 곳도 이 집이었다. 주식 투자 손실이 사실이라 해도, 이 장면을 실제 도경완의 생활고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서민의 체감 경기를 짓누르는 시기와 맞물려 "불난 집에 부채질"이라는 비난도 쏟아졌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편스토랑'과 관련해 민원까지 접수됐다.

함소원도 비슷한 시선에 놓였다. 최근 MBN 시사 교양프로그램 '특종세상'에서 함소원은 딸과 약 8평 원룸에서 지내는 모습을 보였다. 함소원은 방이 좁다고 투덜대는 딸에게 "집 하나도 안 작다"라고 답하며 더 작은 집에서 여러 식구가 함께 살던 어린 시절을 이야기했다. 반지하와 옥탑방, 지하주차장에 칸막이를 친 공간에서 산 적도 있다고 말한 함소원은 딸에게 "돈은 없을 때는 아끼지도 못한다. 있을 때 아껴야 한다"라며 절약을 강조했다.

다만 함소원의 원룸 생활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이 함께 공개돼 시청자들 사이 이견이 일었다. 함소원은 지은 지 29년 된 집을 사들여 리모델링을 앞두고 있고, 그 사이 인근에서 방을 구하면 월세가 100만 원을 훌쩍 넘는다고 밝혔다. 임시로 머무는 집에 큰돈을 쓰고 싶지 않았다는 취지다. 함소원이 과거 부동산 5채를 보유했다고 밝힌 사실과 맞물려, 일부 시청자 사이에서는 함소원이 방송에서 보여준 원룸살이 현장을 '가난 코스프레'로 받아들이는 시선이 나왔다.

도경완, 함소원의 일화는 고가 부동산이나 호화로운 일상을 접할 때 경제 격차에서 오는 박탈감을 일컫는 신조어, 일명 '서민통'을 자아낸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을 자아내고 있다. 서민이 체감하는 물가와 집값의 무게가 커질수록, 연예인들이 수십억 원대 자택을 보유하면서도 '절약'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공감보다는 거리감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절약하는 생활 그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산의 유동성이나 부부간 지출 분담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형편이 빠듯할 수는 있다. 쟁점은 이를 실제 경제적 곤란으로 오해하게 만들 만한 방송 표현과 편집이 있었는지다. 방송을 위한 설정이라는 핑계 하에, 실질적이지 않은 연예인들의 궁핍한 서사가 반복될수록 시청자들의 시선은 더욱 냉정해질 것이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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