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성동일과 김용화 감독이 서로에 대한 신뢰와 흥행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영화 '미스터 고(감독 김용화, 제작 덱스터스튜디오)' 쇼케이스와 팬미팅이 20일 저녁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김용화 감독과 배우 성동일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미스터 고'는 허영만 화백의 인기만화 '제7구단'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작품으로,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과 15세 매니저 소녀 웨이웨이(서교 분)가 한국 프로야구에 입단해 슈퍼스타가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성동일이 링링을 4번타자로 영입하는 베테랑 에이전트 성충수 역으로 분했다.

이날 김용화 감독은 '미스터 고'를 연출하게 된 이유로 "스스로를 벼랑 끝에 몰아보고 싶었다"는 답을 내놓았다.

김용화 감독은 "영화 '국가대표'가 끝난 뒤 허무하고 인생의 좌표를 잃어버릴만큼 혼란스러웠다"며 "나와 내 주변, 넓게는 한국영화계에 자극이 될 수 있는 영화를 만들며 내 인생의 의미를 찾고 나를 절벽에 세워보고 싶었다"며 강한 자극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스터 고'에서는 대한민국 영화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며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결과물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스터 고'는 100%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링링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링링은 80만여 개의 털로 둘러싸인 고릴라로, 영화 속에서 무려 1,000여 컷이나 등장한다. 이에 김용화 감독은 링링의 모습을 화면 속에서 사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할리우드와의 기술 교류를 통해 아시아 최초로 퍼(Fur) 제작 기술인 '질로스 퍼(Zelos Fur)'를 개발했다.

또 한국 영화 최초로 영화관의 스피커 개수와 환경에 관계없이 최적의 입체음향을 제공하는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믹싱을 도입해 관중으로 가득 찬 야구장 속 링링의 활약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도록 힘썼다.

하지만 김용화 감독은 '미스터 고'가 특수효과에만 치중한 영화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영화가 기술적인 부분에서 특히 부각이 돼 있는데, '미스터 고'는 그간 내 작품들 중에서도 감정과 내용 면에서 가장 잘 조율된 영화다"라며 드라마틱한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에이전트 성충수 역을 맡은 성동일 또한 "김용화 감독은 슬픈 장면이 나오면 자기가 울어서 컷을 못할만큼 감수성이 남다른 사람"이라며 서사적인 면도 기대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이 영화의 주인공은 내가 아닌, 100배가 넘는 출연료를 받는 고릴라 링링이다. 같이 연기하게 돼 영광이다"며 "1천만 관객 정도를 겨냥했다면 시도도 안했을 것이라고 건방지게 이야기해본다"라며 흥행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특히 돋보였던 것은 김용화 감독과 성동일의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였다. 성동일은 김용화 감독의 대표적인 페르소나로 이미 영화 '미녀는 괴로워'와 '국가대표' 등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김용화 감독은 "성동일과 오랫동안 작품을 같이 했는데, 나는 그가 우리나라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연기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며 "연기하면서 누가 모험을 하고 싶겠느냐만 성동일은 자기 자신을 던지면서 두려움 없이 끝까지 스스로를 밀어붙인다. 그런 부분을 존경한다"며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성동일도 "링링과 같이 막걸리를 먹는 장면을 혼자 찍어야 했는데 정말 힘들었다"며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날 미친 걸로 알 것 같더라"고 특수촬영으로 겪은 고충을 토로하면서도 김용화 감독을 믿고 따랐다고 밝혔다.

'미스터 고'는 수백억 원이 들어간 대작답게 제작이 결정된 뒤부터 줄곧 올해 하반기 한국영화 기대작으로 점쳐져 왔다. 링링이 화면 속에서 얼마나 사실적으로 구현이 되었을지와 성동일과 서교가 '보이지 않는 상대배우'와 어떤 호흡을 보여줬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김용화 감독이 '미스터 고'를 통해 또 한 번 볼거리과 감동을 모두 잡는 흥행작을 탄생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7월 17일 개봉.

[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