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양소영 기자] 배우들의 연기 변신과 도심 스릴러를 표방한 '리얼 액션'으로 강렬한 시작을 알렸던 '신분을 숨겨라'가 적지 않은 아쉬움을 남긴 채 마무리됐다.

4일 케이블TV tvN 월화드라마 '신분을 숨겨라'(극본 강현성·연출 김정민)가 16회를 끝으로 종영됐다.

수사 5과는 고스트 조직이 서울 시내에 설치한 VD108 바이러스를 모두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서울 시민들을 바이러스로부터 지켜냈고, 공을 인정받아 팀을 존속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고스트 조직과 싸우다 칼을 맞은 차건우(김범)는 죽음의 문턱을 넘어 살아돌아왔다. 그는 수사 5과로 복귀해 장무원(박성웅), 최태평(이원종) 장민주(윤소이) 진덕후(임현성)과 새로운 작전에 투입되며 나름의 해피엔딩을 맞았다.

'신분을 숨겨라'는 경찰청 본청 내 극비 특수 수사팀 '수사 5과'의 범죄 소탕 이야기를 그린 도심액션 스릴러로 지난 6월 1, 2회를 연달아 방송하는 120분 특별편성을 통해 강렬한 시작을 알렸다. 특히 통쾌한 액션, 화려한 영상미, 배우들의 연기 변신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신분을 숨겨라'는 도청, 감청, 잠입 등 막강한 수사권을 가진 수사 5과와 강력한 범죄 집단 '고스트 조직'의 대립으로 극을 쫄깃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더해 베일에 싸인 고스트의 정체와 수사 5과 요원들의 안타까운 사연 등으로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는 시청률로도 이어져 평균시청률 2.6%, 최고시청률 3%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힘을 잃었다. 고스트의 정체에 집중하다보니 수사 5과의 화려한 팀플레이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등 허술한 부분들이 등장했다. 수사 5과의 '위기'를 위해 멤버들이 고스트 조직에게 반복적으로 납치되는 전개도 지루함을 줬다. 또 극 초반 수사 5과와 대립하며 극을 이끈 고스트 조직 정선생(김민준)과 남인호(강성진)가 존재감이 강력했던 탓인지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퇴장 후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호연은 남았다. 수사 5과를 이끈 장무원 팀장 역의 박성웅은 리더의 무게감을 보여주며 강렬한 존재감을 선사했다. 악역에 대한 이미지가 강했던 박성웅은 정의와 신념, 그리고 팀원들을 향한 신뢰를 드러내며 또 다른 카리스마를 뽐냈다. 김민준과의 엘리베이터 액션신은 극 중 최고의 장면 중 하나에 손꼽히기도 했다.

차건우 역할을 위해 14kg을 감량한 김범의 변신도 놀라웠다. 김범은 이번 작품을 통해 꽃미남 이미지를 버리는데 성공했다. 수염을 기르고 머리를 짧게 밀어 상남자 이미지를 구현해낸 김범은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으로 극의 재미를 더했다. 김범의 연기 변신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렸다. 그러나 액션 배우로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태훈은 연약하면서도 강인한 민태인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극 초반 고스트 조직에게 경찰이라는 신분을 들켜 고문을 당하는가하면 바이러스에 감염돼 죽음을 맞이한 인물. 김태훈은 민태인으로 완벽하게 변신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또한 김범 박성웅과 남남케미를 뽐내며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도 수사 5과 이원종 임현성 윤소이 역시 자신들이 맡은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고스트 조직의 일원으로 등장한 김민준과 강성진은 악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극의 긴장감을 선사했고, 이경영 서유정 등의 호연도 눈에 띄었다.

'신분을 숨겨라' 후속으로는 '막돼먹은 영애씨14'가 오는 10일 밤 11시 첫 방송된다.

[티브이데일리 양소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