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철중 기자]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는 주한이탈리아문화원과 함께 오는 15일~19일 서울 종로3가 서울극장에서 이탈리아의 위대한 작가 조르조 바사니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탄생 100주년 : 조르조 바사니와 영화’를 개최한다.

조르조 바사나(1916~2000)는 이탈리아 볼로나의 풍족한 유태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처음에는 음악에 관심이 많았지만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문학에 흥미를 느끼고 볼로나 대학에서 문학수업을 받았다. 볼로나 대학교는 1088년에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수재들의 집합소였다.

대학 졸업 후 교직에 몸담았던 그는 1940년 첫 번째 책인 ‘A City of the Plain’을 출간했다. 1943년에는 반파시즘 활동을 하다가 투옥됐다. 석방 후에 그는 시집을 출간했고. 출판사 편집자로 활동했다.

이 출판사에서 그는 주세페 토마시 디 람페두사의 소설 ‘표범’의 사후 출판을 책임졌다. 이 소설은 이탈리아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스트레가상’ 수상작으로, 전후 이탈리아 문학의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표범’은 루키노 비스콘티(1906~1976) 감독에 의해 1963년 ‘레오파드’란 제목으로 영화화되었다.

교사, 시인, 소설가, 편집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조르조 바사니는 시나리오를 집필하기도 했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1912~2007) 감독의 ‘정복된 사람들’(1953),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센소’(1954) 등이 그의 시나리오로 만들어졌다. ‘센소’는 오페라를 주요 테마로 설정, 영화팬뿐만 아니라 클래식 마니아에게도 필수 감상 작품으로 사랑받는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소설인 ‘금테안경’은 줄리아노 몬탈도 감독에 의해서 1988년 동명으로 영화화 되었다. 영화 ‘금테안경’에서는 우리에겐 ‘시네마 천국’의 알프레도로 알려진 프랑스 국민배우 필리프 누아레가 열연을 펼친다.

그의 또 다른 소설 ‘핀치 콘티니의 정원’(1970)은 비토리오 데 시카(1902~1974)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되었다. 이 영화는 파시스트가 점령한 마을 페라라에 불어 닥친 파시즘과 나치의 광기로 무너지는 상류층 유대인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그렸다. 전 세계 평론가들로부터 최고의 찬사를 받은 작품으로 제2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과 제44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고,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에 오른 세계 영화사의 걸작이다.

이번 특별전에는 ‘정복된 사람들’, ‘센소’, ‘핀치 콘티니의 정원’. ‘금테안경’ 외에 알베르토 모리비아의 소설을 조르조 바사니가 각색하고 마리오 솔다티가 감독한 ‘시골 여인’(1953)이 상영된다. ‘시골 여인’에는 세기의 연인으로 주목받은 여배우 지나 롤로브리지다가 주연을 맡았다.

이밖에 작가의 고향인 볼로나를 배경으로 한 클라우디아 카르디나레 주연 발레리오 주를리니 감독의 ‘가방을 든 여인’(1961), 파졸리니의 시를 조르조 바사니의 내레이션으로 들려주는 독특한 구조의 영화 ‘분노’ 1부가 상영된다.

더불어 특별전 기간인 16일 저녁 7시에는 조르조 바사니 전문가인 소설가 로베르토 파치가 ‘조르조 바사니의 작품 세계’란 제목으로 강연회를 갖는다. 올해 70살인 이 노작가는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콘돌라베’가 출간되었다.

또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리는 기간인 17일에는 조르조 바사니의 책들이 한국어로 출판되는 것을 기념해 ‘조르조 바사니의 지성과 문학 세계’에 대한 세미나가 특별 행사의 일환으로 열릴 예정이다.

서울아트시네마 관계자는 이번 특별전에 대해 “명감독들이 스크린으로 옮긴 위대한 작가이자 지성인 조르조 바시나의 문학세계를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윤철중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핀치 콘티니의 정원’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