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철중 기자] 지난해 9월 타계한 일본의 전설적인 배우 하라 세츠코(原節子)의 대표작을 소개하는 특별 회고전이 열린다.

한국영상자료원과 일본국제교류기금은 오는 7월 2~17일 서울 상암동 시네마테크KOFA에서 ‘스크린 위에서 영원히 살다 : 하라 세츠코 회고전’을 공동 개최한다.

하라 세츠코는 1920년 일본 가나가와에서 태어나 1935년 ‘머뭇거리지 마라, 젊은이여’로 데뷔했다. 데뷔 이후 1962년까지 일본영화 황금기에 활동하면서 구로사와 아키라, 나루세 미키오, 오즈 야스지로 등 거장들의 영화에 출연하였다.

특히 오즈의 뮤즈로서 ‘일본의 전통적이고 이상적인 여성상’을 체현하였다. 1962년 ‘추신구라’ 출연을 마지막으로 43세에 은퇴한 후 철저한 은둔생활에 들어가 ‘일본의 그레타 가르보’로 불리기도 하였다.

그는 스크린 위에서 딸, 아내 혹은 며느리, 그리고 훗날에는 어머니의 모습으로 일본은 물론 당대 보편적 시대 의식을 체현함으로써 50여 년이 흐른 지금에도 많은 관객의 가슴에 여전히 가장 이상적이고 고결한 배우로 남았다.

대표작으로는 ‘우리 청춘 후회 없다’(1946), ‘만춘’(1949), ‘밥’(1951), ‘초여름’(1951), ‘동경이야기’(1953)가 있다.

이들 영화 가운데 ‘만춘’과 ‘초여름’으로 마이니치영화콩쿨에서 각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일명 ‘노리코 3부작’이라 불리는 ‘만춘’, ‘초여름’, ‘동경이야기’는 물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소개하는 ‘푸른 산맥’, ‘속 푸른 산맥’, ‘아가씨와 건배’, ‘여자라는 것’, ‘추신구라’ 등 16편이 상영된다.

회고전 관계자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감정 연기, 마치 솜털처럼 가녀리지만 미세한 변화를 표현하는 철저히 금욕적이고 완벽에 가까운 하라 세츠코의 연기를 접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윤철중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만춘’ 포스터와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