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공포영화들이 오랜 흥행 실패를 거듭하며 여름 극장가 공포 영화 마케팅 열전은 사라지는 추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더위를 앗아갈 소름끼치는 공포 영화는 매해 기다려지는 요소다.

한 실험에 따르면 감당할 수 있는 스트레스 자극으로서의 공포는 체온을 떨어뜨리게 하고 오히려 기분을 좋게 하는 작용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론적으론 무서운 장면을 보면 뇌가 자극돼 심장 박동이 빨라지며 뇌 혈류가 증가해 식은 땀이 나고, 이때 흘린 땀이 증발하며 체온을 낮추기에 서늘하다고 느끼게 된다고. 그렇기에 여름 한철 관객몰이에 용이한 공포 영화는 매해 극장가를 찾곤 했다.

올해 여름, 공포 영화 품귀 현상이 지속되지만 그럼에도 어김없이 여름 납량물이 극장가 틈새를 공략하고 있고 외화 라인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미 원작이나 속편을 통해 호러물 마니아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이목을 끈다.

주로 일본의 공포 영화는 환각이나 괴담에 의한 공포, 현대인이 느끼는 불안과 소회, 고립감 등을 자극하는 일상의 공포를 다루고 있다. 북미 공포 영화는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이를 일상과 결합했다. 결국은 현실이 가장 무서운 공포의 근원으로 다가온다는 정석이 올 여름 극장가 호러물에도 진리불변의 법칙으로 적용됐다.

정통 J호러의 거장 미쓰다 신조 원작 '노조키메'

'노조키메'(감독 미키 코이치로)는 일본 호러 미스터리 거장으로 추앙받으며 일명 '미쓰다 월드'라는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작가 미쓰다 신조의 원작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겨낸 영화다. 노조키메(のぞきめ)는 엿보는 눈이란 뜻을 지녔다. 가지 말아야 할 곳에 다녀온 후 틈과 구멍을 통해 죽음을 부르는 눈의 공포에 휩싸이는 노조키메 괴담을 그렸다.

침대 밑, 커튼 뒤, 환풍기 뒤편 등 모든 틈에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섬뜩한 눈의 공포는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감각을 건드리며 근원적 공포를 선사한다. 일본 아이돌 AKB48 1기 멤버 이타노 토모미가 사건을 파헤치는 리포터로 분해 열연했다. 첫 장편영화 주연임에도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고 순수한 얼굴에 끼치는 공포와 긴장이 환각 공포에 대한 공감대를 높인다. 8월 10일 개봉.

일상에 도사린 오싹한 이웃 공포 '크리피:일가족 연쇄 실종사건'

'크리피:일가족 연쇄 실종사건'(감독 구로사와 기요시)은 범죄심리학 교수인 다카쿠라와 아내 야스코가 한적한 동네로 이사한 후 알게된 이웃집 남자 니시노를 만난 후 겪게 되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린 영화다.

마에카와 유타카의 범죄 추리 소설 '크리피'를 원작으로 했다. 여기에 세계적인 공포 스릴러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장르영화 복귀작이란 점과 일본 대표 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 다케우치 유코, 카가와 테루유키 등이 등장해 거물급 공포영화의 진수를 보인다. 특히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평범한 가정에 파고들어가 그들의 삶을 장악해버리는 두 얼굴을 가진 절대악으로서 그려낸 이웃의 모습은, 이웃에 무관심한 현대인의 심리를 자극하며 현실적 공포를 낳는다. 현대인의 고립화를 파고드는 가공할 범죄를 그려낸다는 설정으로 호평을 받았고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월드 판타스틱 레드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8월 18일 개봉.

악령 씌인 자동차 '파라노말 드라이브'

일상과 밀접한 미스터리 초자연 현상으로 소름돋는 공포를 선사한 바 있는 '파라노말' 시리즈가 이번엔 자동차를 대상으로 삼았다. '파라노말 드라이브'(감독 올레그 아사둘린)는 권태기를 겪는 젊은 부부 올가와 안드레이가 꿈에 그리던 고급 차량을 중고시장에서 구입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드림카를 구입해 만족해하는 남편과 달리 아내 올가는 설명할 수 없는 섬뜩한 기분을 느끼게 되고, 부부 관계 회복을 위해 떠난 가족 여행은 악령에 씌인 자동차에 의해 서서히 금이 간다. 결국 의심과 불신, 배신으로 돌이킬 수 없는 파국에 치닫는다.

'파라노말 드라이브'는 중고차 구입이란 보편적인 상황을 공포와 접목했고, 폐쇄적인 공간인 차에 갇혀 벌어진다는 점이 더욱 생활 밀착형 공포를 선사할 예정이다. 영화 '클럽 포보스', '다크월드:이퀄리브리엄' 등을 연출한 러시아의 대표적 장르영화 감독 올레그 아사둘린이 메가폰을 잡았다. 8월 18일 개봉.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공포, '그레이브 인카운터2'

지난 2012년 개봉해 화제를 모았던 페이크 다큐 '그레이브 인카운터' 속편인 '그레이브 인카운터2'(감독 존 폴리퀸)는, 전편을 관람한 주인공들이 불가사의한 일들을 겪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를 전공하는 대학생 알렉스와 친구들이 정신병원에서 알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에 휘말리게 된단 내용이다.

폐쇄된 정신병원에서 벌어지는 오싹한 사건들과, 전편에서 밝혀지지 못했던 정신병원의 진짜 비밀이 예고됐다. 또 알렉스 일행이 하나 둘씩 실종되거나 미스터리한 사건을 맞게 되며 긴장과 스릴감을 더했다. 8월 18일 개봉.

불을 끄면 나타나는 섬뜩한 존재, '라이트 아웃'

미국에서 지난 7월 22일 선개봉돼 8월 7일까지 전 세계적으로 거둬들인 수익만 8571만 달러로, 제작비 490만 달러의 17배가 넘는 흥행 수익을 거뒀고 이미 속편 제작까지 확정된 '라이트 아웃'(감독 데이비드 F.샌드버그)은 국내를 비롯해 주요 국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불을 끄면 어둠 속에서 누군가 나타나며 일어나는 일을 다뤘다.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2분30초 단편에서 시작된 작품이며 '컨저링' 시리즈로 국내 개봉된 외화 공포영화 역대 1, 2위를 차지한 제임스완이 제작을 맡았다. '컨저링'의 박수 귀신, 수녀 귀신 등을 능가할 다이애나 귀신이 등장한다. '웜 바디스'의 히로인 테레사 팔머가 주연을 맡았고 앨리시아 벨리-베일리, 가브리엘 베이트먼, 알렉산더 디퍼시아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8월 24일 개봉.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노조키메' '크리피:일가족 연쇄 실종사건' '파라노말 드라이브' '그레이브 인카운터2' '라이트 아웃'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