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얀 볼스루드라는 인물의 삶의 궤적을 쫓다 보면 절로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생각이 든다. 한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 이리도 처절할 수 있는지 경악하게 한다. 그리고 그가 그토록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게 만드는 근원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얀 볼스루드’라는 인물은 나치 동일을 함락시킬 유일한 작전 ‘마틴 레드’에 투입된 12명의 저항군 중 유일하게 탈출한 인물이다. 마지막 생존자이자 노르웨이 저항 운동의 희망이 된 그의 극한의 생존기를 담은 영화가 바로 ‘12번째 솔저’다.

영화는 노르웨이부터 스웨덴까지 124km의 거리를 오직 조국에 대한 신념 하나로 넘은 얀 볼스루드의 63일간의 행적을 쫓는다. 영화는 전쟁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영화를 보다 보면 ‘12번째 솔저’가 전쟁 이야기보다는 한 인간의 심리 상태를 쫓는 영화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얀은 작전이 실패하면서 독일 나치에 사로잡힌 11명의 저항군을 뒤로 한 채 도주를 한다. 도주 과정에서 장갑과 부츠, 양말도 없이 영하의 물 속을 헤엄쳐 독일 나치의 추격을 피한다. 그러나 도주 과정에 발가락에 총상을 입고 만다. 이로 인해 얀은 발가락이 괴저된다.

발가락이 성하지 않음에도 얀은 스웨덴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산사태에 휘말려 부상을 당하기도 하고 눈 덮인 산 속에서 며칠을 버터야 했다. 얀에게 닥쳐오는 위험은 사람이 도저히 살아날 수 없을 것만 같은 위협적이다. 그럼에도 얀은 살아남는다. 죽음의 위기를 벗어나는 순간 기적처럼 얀에게 도움의 손길이 찾아 든다. 노르웨이의 희망이 된 얀을 살리기 위해 조건 없이 도운 이들로 인해 얀은 위기 속에서도 다시금 스웨덴으로 향한다.

흔히 살아남기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 주인공을 보며 관객은 손에 땀을 쥐며 응원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다르다. 영화는 끊임 없이 닥쳐오는 위기에 극도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너무나 처절하기에 차라리 주인공이 무거운 짐을 내려 놓고 포기했으면 싶을 정도다.

무엇보다 생존을 위해 처절한 몸부림으로 손톱이 빠지고 피를 토하고, 때로는 정신착란을 일으키는 얀의 사투에 무엇이 이렇게까지 다시금 얀을 움직이게 하는지 돌이켜 보게 한다. 특히 한 사람이 경험했다고 믿기지 않을 엄청난 일을 겪으면서도 살아남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가 실화라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럼에도 얀은 굉장히 재치 있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그려진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상대방을 안도시키는 유머가 극도의 긴장감에 빠져 있는 관객들의 숨통을 틔우게 한다. 얀의 63일 간의 생존 실화를 쫓다가 보면 어느 순간 사람이 극한의 상황을 극복하는 힘의 원동력이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영화는 11일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영화 ‘12번째 솔저’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