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이탈리아에서 넘어온 ‘도우터 오브 마인’이 다루는 소재는 국내 관객에게는 친숙하다. 아침 드라마, 혹은 일일 드라마에서 종종 사용됐던 ‘낳은 정’과 ‘기른 정’ 중 무엇이 우선인지에 대한 물음이다. 그러나 ‘도우터 오브 마인’은 소위 막장 드라마와 다르게 깊은 울림이 있는 그런 영화다.

‘도우터 오브 마인’(감독 라우라 비스푸리 배급 씨네룩스)은 10살 생일을 앞두고 있는 비토리아가 엄마 티나와 함께 마을 축제에 갔다가 한 남자와 데이트를 하고 있는 안젤리카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티나와 안젤리카는 영화 속에서 전혀 다른 엄마상으로 대비된다. 티나는 아이에게 헌신하는 전통적인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다. 반면 안젤리카는 헌신을 강요하는 일반적인 엄마의 모습에 위배되는 모습을 하고 있다.

두 여성의 마음 속에 파문을 일으키는 존재는 비토리아다. 우연히 만나게 된 안젤리카에게 끌리기 시작한 비토리아는 엄마인 티나 몰라 안젤리카를 만나다가 자신이 안젤리카의 딸이라는 사실을 눈치채게 된다.

이로 인해 티나는 비토리아의 변화를 눈치채기 되면서 불안감에 휩싸인다. 안젤리카 역시 아이를 책임질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핏줄인 비토리아에게 신경을 쓰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영화는 길러준 사람과의 정신적 유대감과 닮은 사람의 육체적 유대감 중 어떤 것이 우위에 있는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뿐만 아니라 영화는 불안한 상황에 직면한 두 여성이 대처하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티나는 이전의 비토리아를 되찾기 위해서 안젤리카를 어르고 달랜다. 안젤리카는 방탕한 생활로 경제적 위기를 겪으면서도 비토리아에 등장으로 자신을 다잡으려는 노력을 한다.

이러한 두 여성의 모습 속에서 영화는 또 다른 묵직한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티나가 느끼는 불안감의 근원이, 안젤리카가 변화를 하려는 시도가 결국은 전통적인 부모 제도 속에서 강요당한 완벽한 엄마라는 이상적인 프레임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그러나 결국 낳은 정이든 기른 정이든 엄마라는 사실 자체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티나가 비토리아에게 주는 사랑이나 안젤리카의 투박한 사랑이나 그 본질 자체는 다르지 않다. 결국 영화는 ‘완벽함’이 아닌 엄마 그 자체의 존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영화는 오는 25일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영화 ‘도우터 오브 마인’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