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은 배우 강민아에게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작품이다. 데뷔 13년 만에 처음으로 지상파 드라마 여주인공을 맡게 된 것. 권민아는 "감사하다는 생각뿐"이라며 작품을 행복하게 마무리한 소감을 전했다.

KBS2 드라마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이하 '멀푸봄')은 멀리서 보면 청춘일지도 모를, 20대 대학생들의 고군분투 성장기를 담은 드라마다. 강민아는 주인공 김소빈 캐릭터를 맡아 열연했다.

'멀푸봄'은 청춘들이 계속해 도전하는 삶을 사는 모습을 조명하며 아름다운 결말을 맺었다. 김소빈은 시련을 딛고 성숙해졌고, 여타 캐릭터들 또한 과거의 상처를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어른으로 성장하며 각자의 행복을 찾았다. 강민아는 "우리 드라마의 목적은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결말을 내는 것이 아니라, '청춘의 한가운데 서있는 이상 완벽한 사람은 없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데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소빈이가 용기를 내서 엄마를 만났고, 비록 화해는 하지 못했지만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은 것만으로도 저는 소빈이가 해피엔딩을 맞았다고 생각해요. 뿌리 깊은 트라우마를 이겨내려는 시도를 한 사람이라면, 비록 12부작 드라마 안에서 완벽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더라도 언젠가는 자신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힌트를, 긍정적인 가능성을 시청자 분들에게 준 것 같아요."

강민아는 이번 작품을 통해 생애 처음으로 지상파 미니시리즈 주연을 맡았다. 그는 "처음에는 '드디어 주인공을 하게 되는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대본을 받고 나서는 지나온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되더라"라고 말하며 웃었다. 2009년 아역 배우로 데뷔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인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간이 연기자로 살아온 순간들이었기에 감회가 더욱 남달랐다는 것이다.

강민아는 "주인공을 맡게 되니 부담감이 당연히 있었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압박감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계속 생각을 하다 보니, 출연 분량이 많아진 것뿐이지 결국은 나도 드라마의 한 부분일 뿐이고 맡은 자리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생각을 해야 강박감,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겠더라"라고 말했다. 그저 주어진 것에만 집중하고 열심히 한다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하다 보니 부담감은 자연스럽게 사라졌단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인 만큼, 강민아는 '멀푸봄' 속 김소빈 캐릭터를 그려내기 위해 웹툰 속 그의 모습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강민아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이 아니기에 자료가 많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반대로 웹툰을 보고 상상으로 캐릭터를 그려보시던 독자 분들이 실제 인물이 튀어나왔을 때 괴리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단점도 있다"라며 "장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외향을 최대한 비슷하게 그려내려 노력했다. 60% 정도는 비슷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캠퍼스 생활을 배경으로 한 작품인 만큼 대학생의 삶을 그려내는 일에서도 재미를 느꼈다는 그다. "13살 때부터 아역 배우로 활동한 만큼 온전히 학교생활에 집중한 적이 없었고, 수학여행조차 가보지 못한 삶이지만 작품을 통해서나마 경험할 수 있어 기뻤다"는 강민아에게 '멀푸봄'은 졸업 후 25살이 됐음에도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게 해 준 고마운 작품이었단다.

또래 배우들과 함께 일하고 어울리는 과정 또한 즐거움의 연속이었다고. 강민아는 "대부분의 배우들이 한두 살씩 밖에 차이가 안 난다"며 "또래 배우들이 많은 드라마를 찍으면 마치 새 학교로 전학 간 기분이 든다. '새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겠구나' 생각도 들고. 다 같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며 함께 연기톤을 맞추기도 하고, 협업을 하는 동안 자연스레 친해졌다"라며 화기애애했던 촬영장 분위기를 회상하기도 했다.

비록 '멀푸봄'의 시청률이 월등히 높지는 않았지만, 강민아는 "수치보다는 작품과 내 연기에 집중했기에, 우리의 이야기를 공들여 봐주신 시청자 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정말로 감사하게도 '배우들이 다 각자의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라는 시청자 분의 댓글을 보게 됐고, 그분들의 진심이 담긴 응원을 받으니 그저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다. 이런 만족스러운 기억들이 켜켜이 쌓여 다음 발걸음을 내딛는 원동력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단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보여드린 모습들이 꾸준히 모여서 지금의 제가 가진 경쟁력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새로운 일을 하면 늘 설렘을 느끼고, 새로운 작품을 시작하면 마치 전학을 가는 듯한 그 느낌을 즐기는 것 같아요. 계속 지금처럼 즐겁게, 평생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게 제 지향점이에요."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H&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