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가수 헨리가 친중 논란에 대해 사과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내 피 때문"이라는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는 발언이 공분을 사고 있다.

헨리의 친중 논란은 지난해 10월 중국 건국 기념일 콘서트인 쿼칭제에 참여하면서 불거졌다. 중국 건국 기념일은 중국 공산당이 현 대만세력을 본토에서 몰아낸 뒤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한 것을 축하하는 기념일이다.

쿼칭제만으로 친중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상황에서 헨리의 SNS 행보가 쐐기를 박았다. 헨리는 콘서트 이후 중국 SNS인 웨이보에 건국 기념일을 축하하며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는 게시글을 게재하며 친중 행보를 보였다. '하나의 중국'은 홍콩, 대만, 마카오, 신장 위구르 등이 모두 중국의 속국이라는 주장으로, 중국이 소수 민족 탄압에 내세우는 주장이기도 하다.

또한 헨리가 중국 예능프로그램 '저취시가무4'에 심사위원으로 출연 당시 한복 두루마기를 입고 '흥보가'에 맞춰 춤을 춘 참가자가 "이건 조선족 전통 춤"이라고 소개한 것에 대해 "정말 좋았다"고 칭찬해 논란을 일으켰다. 한국에서 활동한 기간이 길었던만큼 한복이 한국 전통 의상이라는 것을 몰랐을 리 없음에도 동북공정에 동조하는 듯한 헨리의 태도에 국내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이 가운데 지난 16일 서울 마포경찰서가 학교폭력 예방 홍보대사로 헨리를 위촉하면서 비난 여론이 폭발했다. 누리꾼들은 마포서 홈페이지 내 자유게시판을 통해 헨리를 홍보대사로 위촉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민원 글을 게재하며 비난을 이어갔다.

비난이 거세지자 헨리가 지난 19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명문을 게재했다. 헨리는 "먼저 제가 잘못한 게 있다면 죄송하고 잘못한 행동이나 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진짜 마음이 아픈 건 대부분 저의 행동이나 말 때문에 불편한 게 아니라 저의 피 때문이라는 것"이라는 대목이 화를 키웠다. 헨리는 중국계 홍콩인 아버지와 대만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캐나다 출신이다. 마치 현재 비난 여론이 자신의 친중 행보가 아닌 마치 출신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듯한 헨리의 뉘앙스가 여론을 자극했다.

또한 자신이 '가짜 뉴스'의 피해자라는 식의 발언도 문제가 됐다. 헨리는 "유튜브나 기사 등에 팩트가 아닌 게 너무 많다. 사람들이 진짜 믿을 거라고 생각 안해서 아무 말도 안 하고 조용히 있었다. 이젠 제가 직접 만난 사람들도 그런 걸 보고 믿어서 얼마나 심각한지 느꼈다"며 "저 뿐만 아니라 많은 공인들도 피해 받았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친중 논란의 원인도 모른체 자신의 출신과 '가짜 뉴스' 때문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헨리의 해명문에 누리꾼들의 비난이 이어진 건 당연지사였다. 논란이 점차 커지자 헨리의 소속사 몬스터엔터테인먼트는 21일 공식입장을 통해 추가 해명에 나섰다.

소속사 측은 "앞서 헨리가 직접 SNS를 통해 심경을 토로했는데, 부정확한 표기와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혼란을 초래한 점 송구스럽다. 답답한 마음에 오해를 먼저 풀고 싶은 생각이 너무 앞섰다"며 "음악은 그 어떤 장벽이 없어 서로 더 가깝게 연결되고, 긍정의 에너지가 확산된다는 점에 큰 의미를 가졌다. 이번 학교 폭력 예방 홍보대사 역시 그 일환으로 매우 뜻깊은 활동이라 여겼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한 오해와 부정적인 시선에 매우 안타깝고 무거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튜브의 특정 댓글 관리 의혹은 매우 악의적인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소속사 측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같이 헨리’처럼 유소년이 시청하는 콘텐츠가 많기 때문에 건전한 분위기 조성을 최우선으로 여겨왔다. 따라서 소재를 불문하고 미성년자에게 유해한 내용이나 악플, 비방, 분란 조장의 모든 댓글들은 불가피하게 삭제해왔고 구독자들의 신고로 필터링 되기도 한다. 의도적인 짜깁기로 캡처한 뒤 유포되고 있는 루머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논란의 본질엔 흐린 눈을 하고 음악을 방패 삼아 진실된 사과는 없는 헨리를 향한 비난 여론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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