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그룹 가을방학 멤버이자 작곡가 겸 프로듀서 정바비(본명 정대욱)가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14일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위반과 폭행 혐의를 받는 정바비의 선고기일에서 징역 1년 선고 및 4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 5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촬영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일관된 진술을 한 점, 허위로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가 드러나지 않은 점, 피해자가 큰 정신적 충격을 받고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와 같이 판결한다고 밝혔다.

다만 전 여자친구 A씨에 대한 불법 촬영 혐의, 또 다른 피해자 여성 B씨에 대한 일부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불법 촬영물이 유포된 정황이 없으며, 동종 범죄 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도 양형에 참작됐다고 밝혔다.

◆ 불법 촬영·폭행, 두 명의 피해자

그간 정바비는 두 개의 사건에 연루돼 있었다. 먼저 지난 2020년 정바비와 교제했던 가수 지망생 여성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있었다. A씨는 정바비가 자신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하고 성폭행했다며 피해 사실을 주위에 알렸고 이후 사망했다. A씨 유가족은 한 달 뒤인 5월 정바비를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및 강간치상 혐의로 고소했다.

정바비는 SNS를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고, 실제로 2021년 1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같은 시기 여성 B씨가 정바비가 자신을 폭행하고 동의 없이 신체를 불법 촬영했다며 그를 고소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B씨의 고소로 인해 경찰이 정바비 자택을 압수 수색했다. 정바비 휴대전화, 컴퓨터 등에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한 끝에 2020년 7월에서 9월 사이 촬영된 불법 촬영물 다수가 복원된 클라우드에서 발견됐고, 정바비는 "상호 합의 하에 찍은 영상"이라며 범죄 혐의를 부인했다. A씨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시기에 벌어진 추가적인 불법 촬영 소식에 대중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A씨 유가족도 항고한 상태에서 재조사가 진행됐다.

이후 1년 여의 법정공방 끝에 실형이 선고됐다. 검찰은 지난 10월 19일 결심공판에서 "첫 번째 피해자가 있었음에도 두 번째 피해자가 나오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라는 취지로 정바비에게 징역 3년 6월을 구형했고, 이후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이 선고돼 정바비는 현장에서 법정 구속돼 죗값을 치르게 됐다.

◆ BTS·TXT, 정바비 불매운동 다시 '활활'

방탄소년단 '러브 유어셀프 結 앤써',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미니소드1: 블루 아워'

정바비의 실형 소식이 전해지면서 과거 그의 작업물을 불매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먼저 정바비와 계피가 함께 활동하는 듀오인 가을방학은 지난 2020년 그가 처음으로 불법 촬영 스캔들에 휘말렸을 때부터 직격타를 맞아 사실상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2020년 10월 공연을 앞두고 있었지만 열흘 전 갑자기 공연을 취소했고, 이후 앨범 발매나 공연 등의 공식 활동을 모두 멈췄다.

정바비가 작곡가로 참여했던 아이돌 앨범, 음원을 향한 불매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정바비는 2018년경 빅히트 뮤직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BTS),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앨범에 참여했었다.

당시 그는 방탄소년단 '필터(Filter)', '아임 파인(I'm Fine)', '홈(Home)', '드림글로우(DreamGlow)', '앤써 : 러브 마이셀프(Answer : Love Myself)', '134340', '러브 메이즈(Love Maze)' 제작에 공동 참여했었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하굣길', '간지러워', '20cm' 등에도 함께 했다. 발매 당시에는 정바비의 범죄가 알려지기 이전 시점이라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지만, 형이 선고된 이상 예전처럼 음악을 소비할 수는 없다는 팬들의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정바비, 빅히트 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