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고전 '파우스트'가 연기파 배우들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다.

21일 연극 '파우스트'(연출 양정웅) 제작발표회가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연출가 양정웅, 배우 유인촌 박해수 박은석 원진아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파우스트'는 독일 문호의 거장 괴테의 인생 역작으로 주인공 '파우스트'가 악마 '메피스토'와의 영혼을 건 거래로 인해 펼쳐지는 이야기다. 유인촌이 파우스트, 박해수가 악마 메피스토, 박은석이 젊은 파우스트, 원진아가 그레첸을 연기한다.

◆ "원전 매력 담을 것" 양정웅 연출이 풀어낼 괴테의 '말'

연출을 맡은 양정웅 연출은 '코리올라누스' '페르 귄트' '햄릿' 등 여러 고전을 매력적인 무대 언어로 풀어내기로 유명하다. 그는 이번 '파우스트' 역시 최대한 원전에 가까운 매력을 살리려 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파우스트'는 지금 시대에 가장 필요한 연극이 아닌가 싶다"라며 "인간의 질주하는 욕망에 대해 괴테가 많은 질문과 화두를 던져 놓은 작품이고, 세속적인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많은 질문과 감동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선택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양 연출은 "'파우스트'에 1, 2부가 있는데, 크게 학자 파우스트의 비극이 1부이고, 2부는 그레첸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이걸 다하면 6시간 정도 될 거 같아서 우리는 1부의 이야기만 풀어내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길이를 많이 줄였지만, 원작 텍스트가 가진 아름다움을 최대한 존중하고 반영해 원본에 충실하게 해석을 하고, 원전을 보여드리려고 한다"라며 "비주얼적으로는 현대적이면서도 시각적인 연출을 할 예정이다. 또한 스케일이 대단한 배우들이 있다는 것도 차별점이 될 것이고, 새롭게 개관한 LG아트센터에서 대극장의 스펙터클 연극을 보여드리려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 유인촌, 마침내 '파우스트'

연극 파우스트, 배우 유인촌

파우스트 역을 맡은 유인촌은 "1994년 연극에서 메피스토 역할을 했었고, 낭독으로 참여했던 '파우스트'는 실험적인 형식의 오페라 공연이었다"라며 "파우스트 역할은 처음 맡아보지만, 이 역할이 가지고 있는 여러 장점에 끌렸다"라고 말했다. 유인촌은 "최고의 지성을 갖추고 공들여 연구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더 열망하는 파우스트의 모습이 곧 인간 아니겠느냐"라며 "요즘은 선악이 불분명한 시대인데, 파우스트는 선악이 명확한 인물이기에 더욱 끌렸다. 여러가지를 표현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후배 배우들은 유인촌과의 협업에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박해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확실한 국어와 언어, 너무 멋진 화술적 연기를 보여주시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자라왔다. 첫 리딩 때 오케스트라를 듣는 느낌이었고 소름이 돋아서 나중에 공부하기 위해 조용히 녹음을 했었다"라고 말했다. 젊은 파우스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박은석은 "연습실에서 리딩을 하셨을 때 발성, 발음 등 언어의 힘이 대단했고 그 '말 맛'을 낼 수 있는 그릇이 정말 다른 '넘사벽'이었다"라고 극찬했다.

◆ 박해수·박은석·원진아, 배우들도 '스펙터클'

'오징어 게임' '수리남' 등을 통해 '넷플릭스 공무원'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최근 수년 간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쳐 온 박해수. 그는 '파우스트'를 선택해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돌아오게 됐다. 박해수는 "항상 무대 생각이 간절했는데, 아무래도 '파우스트'가 내게 찾아와 준 느낌이다. 나에게 필요한 작품이 찾아와 준 느낌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극단 여행자 식구들과 LG아트센터, 양정웅 연출님, 그리고 이 배우들과 무대에 함께 서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파우스트를 쾌락으로 이끌기 위해 물심양면 애쓰는, '컨설턴트' 같은 메피스토를 그려내려 한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연극 파우스트, 배우 박해수 박은석

다수의 연극, 뮤지컬, 드라마 등을 통해 활약을 펼쳐 온 박은석도 '파우스트' 라인업에 합류해 고전극에 도전한다. 유인촌의 연기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는 박은석은 "나는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다시 배워서 연기를 시작했다. 그래서 언어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 확실히 그 부분을 향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많이 배우고 있다"라고 말하며 각오를 밝혔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연극에 도전하는 원진아는 "공연에서 연기할 기회 없어서 연극 도전에 대한 환상이 많았다. 좋은 기회를 통해 선배님들과 한 무대에 설 수 있으니, 안 서면 후회할 거 같다는 생각이 있었다. 겁도 많고 걱정도 많은데, '파우스트'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 작품은 무조건 하고 싶다'라는 이상한 욕망, 욕심이 생겼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작품에 임하겠다"라고 밝혔다.

'파우스트'는 3월 31일 개막해 4월 29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