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 만만해 보였다 해도, ‘웅남이’에겐 호재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3. 03.23(목)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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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흥미로운 현상이다. 어느 영화 전문 평론가의 한마디 평이, 의도치 않게 영화 ‘웅남이’에 대중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중이다. 영화가 어떤 내용인지, 어떤 주제를 담고 있는지, 누가 출연하는지는 상관없다. 중요한 건 유명 개그맨 ‘박성광’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을, 영화 ’전문‘ 평론가가 가차 없이 깎아내렸다는 사실이다.

영화를 본 후 기록하는 평론가의 한 줄 평가는 으레, 카피라이터의 그것으로 보아도 될 만큼 직설적인 감각이 담겨있기 마련이다. 이들에게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혹은 이래도 나쁘고 저래도 나쁜 어중간한 감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엄격하게 평가할 뿐이다. 단 한 줄로 해당 작품에 대해 평론가다운 고유의 감상을 대중에게 인상 깊게 전달해야 하는 까닭이다.

최근 작지 않은 소동의 중심이 되었던, 개그맨이자 감독 박성광의 영화 ‘웅남이’를 두고 남긴 한 평론가의 ‘여기가 그렇게 만만해 보였을까’란 한마디 또한 동일한 맥락에서 탄생한 거였을 터. 지나치게 인상 깊다 못해 대중이 스스로 영화를 보러 가게끔 추동했으니, 영화 평론가로서 소기의 의무와 목적은 달성했다고 여겨도 되겠다.

“여기가 그렇게 만만해 보였을까”
그렇다면 이 한 줄 평이 품은 속뜻이 무엇이길래 대중이 동요한 것일까. 대부분의 사람은 이렇게 읽어냈다. 당연히 ‘여기’는 영화판일 테고, 작품의 만듦새가 그의 생각 혹은 기준으로 기존에 영화라 부르는 결과물들 사이에 끼일 만하진 못했으니 개그맨 출신의 감독에게 영화판이란 게 자신의 유명세만 믿고 함부로 넘보거나 덤빌 곳이 아니라는 어깃장을 놓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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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영화인이 될 사람은 정해져 있는 것처럼 선민의식에 기반한 텃세를 부렸다 해석되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방인 취급을 당한 박성광을 위해 일순간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영화 전문 평론가라면, 영화에 한해서만큼은 더없이 솔직해야 한다. 업이기도 하고, 그만큼 영화를 사랑하며 영화가 예술작품으로서 지녀야 할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 줄 평은, 앞서 잠깐 언급한 바처럼, 세밀하게 포착된 갖가지 감상을 한 마디에 압착시켜야 하는 특성상 좋고 싫음이 극적으로 강조되어 표현될 수밖에 없다. 물론 대중도 이를 모르진 않는다. 그러나 많고 많은 표현 중에 하필이면 ‘만만하다’라는 단어가 들어간 구성을 내놓는 바람에, 해당 평론가는 그가 얼마나 짙은 영화 관련 지식을 가졌는지와 상관없이, 개그맨 출신이라고 박성광을 얕잡아본, 무시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

완벽한 오해일 수 있고, 어느 정도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 전문 평론가라면 한 줄의 문장을 구성하는 단어들을 아무 생각 없이 선택하진 않았을 가능성이 크니까. 뭐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떻겠는가. 그로 인해 발생한 응원의 마음 혹은 호기심으로 영화가 주목받고 있으니. 어찌 되었든 개그맨이자 감독 박성광에게, 영화 ‘웅남이’에게 호재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영화 ‘웅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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