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6년 차 배우가 마지막 학원물이라는 각오로 작품에 임했다. '마냥 착하지 않은 주인공'이라는 콘셉트 아래 걸그룹의 청순한 분위기를 내려놓고 시원한 욕설까지 내뱉으며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피라미드 게임'을 통해 우주소녀 보나에서 입체적인 연기를 통해 주연 배우로 한 단계 더 스탭업 한 김지연의 이야기다.

지난 21일 최종회가 공개된 '피라미드 게임'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을 배경으로 이뤄지는 학원물로, 극 중 학생들은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 나뉘어 점차 폭력에 빠져드는 서열 전쟁을 그린다. 극 중 김지연은 피라미드 게임을 없애고자 하는 성수지 역할을 맡았다.

김지연이 '피라미드 게임'을 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대본과 소재의 신선함을 꼽았다. 이어 "학교폭력을 무너트리는 게 재밌었다. 마냥 착하지는 않은 주인공이지 않냐. 차분하고 냉정한 스탠스를 유지하려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성수지는 주연급 포지션임에도 온전히 선한 인물은 아니다.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다닌 잦은 전학을 통해 학교에서 살아남는 법을 취득한 성수지는 괴롭힘을 당하는 자신을 대신할 F등급을 찾기도 한다. 김지연은 성수지가 "마냥 착하지 않아서 좋았다"라며 "정의롭되 너무 따뜻하지 않아서 더 좋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극 중 백연여고로 전학을 온 김지연은 학교폭력에 시달린다. 이를 연기하며 생긴 어려움에 대해 김지연은 "크게 마음을 먹고 연기를 시작했지만, 그런 신들을 촬영하니 더 크게 다가왔다"라며 "마음이 힘들었는데, 그 감정이 수지의 감정이라 생각했다. 점점 '내가 무너트릴 거야'라고 생각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렇게 초반 방관자의 스탠스를 보이던 성수지는 피라미드 게임을 무너트리기 위해 나선다. 그는 "피해자가 되면서 이걸 용기 있게 나서기까지의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로 인해 수지가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좋았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정을 처음 경험 해본 것 같다. 피해자인 순간에도 남을 생각해 주는 친구가 있다는 걸 느꼈다"라며 "저는 오히려 마지막에 방관자임을 인정하고 다시 방관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이 드는 게 좋았다. 어느 것도 미화되지 않아서 좋았다. 다 같이 뭔가를 해냈다는 점이 좋았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우주소녀 보나에서 배우 김지연이 된 지도 어언 6년이 흘렀다. 걸그룹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그에게 욕설 등 수위가 높은 장면들의 부담은 없었을까. 오히려 김지연은 수지를 보며 용기를 더 갖게 됐다고. 그는 "너무 시원하고 재밌었다"라며 "훌륭한 선배들 덕에 편견이 많이 없어졌다. 그 부분에서 걱정은 없었다"라고 전했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이번 작품에선 95년생 김지연이 선배의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 그는 "이전 작품들에서 선배들이 너무 멋지게 잘 대해주셔서, 저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싶었다"라며 "막상 현장에 오니 제가 할 게 없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04년생 막내들과 차이가, 저와 감독님 만큼의 차이더라"라며 웃었다.

교복을 입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까. 김지연은 "마지막 학교물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라며 "기본 5살 차이가 나고, 요즘 아이들의 출생연도가 0으로 시작하다 보니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극 중 군인인 아버지와의 서사에 대해선 "피라미드 게임이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말을 만든 학교가 부모님에게도 지속되는 스토리가 좋았다"라며 "뒷부분에서는 아버지와의 서사가 풀려서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피라미드 게임'의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김지연은 "신기하고 감사하다. 반응에 재밌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피라미드 게임'의 매력에 대해 "캐릭터들이 다 다르지 않냐. 그래서 각자의 매력이 부각되지 않았나 싶다"라며 "나쁜 캐릭터, 중립을 지키는 캐릭터, 각자의 매력이 달라서 재밌었다. 관계성과 심리전이 재밌었던 이유인 것 같다. 마냥 착한 자은이 덕분에 수지가 변하게 됐지 않냐"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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