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PD수첩’ 버닝썬 약물 성폭행 사건의 용의자인 라타쿨 차바노스의 근황이 공개됐다.

2일 밤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버닝썬: 우리가 놓친 이야기’를 통해 버닝썬 수사과정을 심층 취재했다.

지난 2019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버닝썬 사건 이후 5년, 당시 버닝썬에 연루됐던 승리 정준영 최종훈 등이 연이어 출소하고, Kpop 스타들의 성범죄를 다룬 해외 다큐멘터리까지 공개되면서 버닝썬 게이트를 향한 충격과 분노가 재소환됐다.

성추행 수사에서 경찰의 끈질긴 수사를 기대했던 한 여성이 있다. 그녀는 2018년 버닝썬에서 발생한 또 다른 피해자다.

버닝썬의 실체와 함께 이른바 ‘물뽕’의 실체가 드러났다. 작업용 약물, 강간용 약물이라고 불리는 ‘물뽕’은 하루 만에 몸 밖으로 배출 돼 증거로 남기기 어렵다.

버닝썬 ‘물뽕’(GHB) 피해 제보자인 이민정(가명) 씨는 2018년 12월 15일 버닝썬에서 한국에 놀려왔다는 태국 남자가 건넨 술을 마신 뒤 정신을 잃더니 기억도 흐려졌다. 정신을 잃은 민정 씨가 눈 떴을 땐 호텔방이었고, 술을 건넨 태국 남자도 함께 있었다. 민정 씨가 호텔방을 나가려 하자 남자는 목을 조르며 힘으로 제압했다고 했다. 그가 저지른 성폭행과 물리적 폭행의 증거가 진단서에 남았다.

사건 당일 민정 씨는 바로 남자를 신고했고, 남자는 경찰 조사를 마친 다음날 태국으로 떠났다. 웃으면서 사진을 찍어야 보내준다는 협박에 어쩔 수 없이 찍은 사진과 CCTV를 근거로 경찰은 합의된 성관계라고 봤다.

경찰은 버닝썬 관계자에게 민정 씨의 사진을 유출하기도 했다. 민정 씨는 “약물이라는 건 사실 우리나라에서 인정하기 쉽지 않지 안한. 근데 그걸 빼고라도 불법촬영, 폭행 등으로 잡아둘 수 있었음에도 보낸 거니까 저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했다.

남자의 이름은 라타쿨 차바노스 , 태국에서 하이쏘 밥이라는 별칭으로 통하는 그는 유력 정치인 집안 출신이자 유명인사다. 민정 씨는 “당시에 변호사 분들도 사건 맡기 어렵다고 했었다. 그 가해자가 되게 재력가라고 했었고 갑자기 그게 버닝썬 사건으로 커지고 다 엮여 있다고 하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담당 수사관의 태도도 불만이었다. 민정 씨는 “피해자로 봐주지 않는 느낌이 강했다”고 했다. 경찰 수사가 더뎌진 사이 라타쿨은 태국의 한 방송에 출연해 관련 질문에 대해 “매우 재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라타쿨은 “사건, 사고도 없다고 했다. 무혐의 받았고 다음부터 조심하고 다시는 그녀와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CCTV에 모든 증거가 있다. 전 폭력을 사용하지도, 그녀를 업고 들어가지도 않았다”고 했다.

이에 민정 씨는 언론에 피해 사실을 알렸고 이후 가해자 라타쿨에게 범죄자 인도 요청을 할 수 있는 인터폴 적색수배 명령이 내려졌다. 민정 씨는 적색수배서를 들고 태국으로 향했다. 인터폴까지 만났지만 소용 없었다. 2019년 이후로 민정 씨 사건에 대한 수사는 중단됐다.

‘PD수첩’은 라타쿨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전화했다. 라타쿨은 한국 방송국에서 전화가 왔다고 하자 통화를 급히 피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MBC ‘PD수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