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태양의 후예'와 '응답하라 1988'의 주역들이 백상에서 맞붙는다.

오늘(3일) 저녁 서울시 동대문구 휘경동에 위치한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제52회 백상예술대상(이하 백상)이 열린다. 백상은 TV와 영화 부문을 통틀어 진행하는 국내 유일의 시상식으로 매년 주목 받았다. 특히 올해 TV 부문에서는 KBS2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와 케이블TV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라는 방송사를 대표하는 최고 흥행작품과 이를 위협하는 경쟁작품들의 선전이 각축전을 예상하게 만들고 있다.

송중기와 송혜교는 2일 사전 진행된 인기 투표에서 각각 70%, 80%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인기상을 확정했다. 두 사람 모두 지난 4월 14일 16회(마지막 회)로 38.8%라는 경이로운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한 인기 드라마의 주인공들로 여전히 대중의 지지를 얻고 있는 셈이다. 송중기와 송혜교 각각 남-여 최우수 연기상에도 후보로 올라 있는 상황, 드라마의 인기에 두 배우의 공도 혁혁했기에 최우수 연기자상 수상 여부도 점쳐지고 있다.

특히 송중기는 특전사 군인과 의사의 극적인 사랑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태후'에서 '송중기가 곧 개연성'이라는 말을 낳을 정도로 활약했다. 그는 김은숙 작가 특유의 오글거리는 대사를 재치 있게 소화했다. 또한 특유의 부드러운 감성으로 특전사 군인에 대한 위화감을 중화시켰다. 단순히 외적인 매력이 그가 '태후'에서 보여준 매력의 전부가 아닌 셈이다.

그런가 하면 송혜교 역시 '태후'에서 활약이 남달랐다. 송중기가 만든 개연성이라고 하지만 송혜교의 매력과 연기가 없었다면 중심을 잡을 수 없었다. 송혜교가 송중기와 대사를 차지게 주고 받으며 안정적인 호흡을 펼쳤기에 로맨스가 빛을 발했다. 두 사람이 '송송커플'로 묶이는 이유다. 자연히 이들이 인기상에 이어 연기자상도 나란히 수상할 지가 관전 포인트가 됐다.

이 가운데 송중기와 송혜교 모두 경쟁 후보들이 쟁쟁하다. 우선 절친으로 소문난 유아인이 SBS '육룡이 나르샤'(이하 ‘육룡’)에서 50부작 내내 호연을 보여주며 후보에 올랐다. 주원도 지난해 시청률 최고치를 기록하고 SBS 연기대상까지 수상한 드라마 '용팔이'로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황정음이 '태후' 이전 국내 로코 드라마의 흐름을 잡은 MBC '그녀는 예뻤다'로 후보에 올라 눈길을 모으고 있다. 또 '응팔'의 히로인 라미란도 인기와 연기 모두 호평이었던 작품으로 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여기에 선 굵은 악역 연기를 보여준 남궁민, ‘시그널’의 조진웅과 김혜수, 관록의 김현주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송송커플’이 인기상에 이어 연기자상도 나란히 수상할 지가 관전 포인트다.

'태후'가 최우수 연기자상 부문에 포진했다면 신인상에는 '응팔'이 있다. 남녀 각각 5인 총 10인의 후보 중 절반이 '응팔' 출신인 것. 그 중 남자 신인 연기상에서는 '응팔' 신드롬을 견인한 류준열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그는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의 주인공에서 이뤄질 수 없는 첫사랑의 가련한 인물로 급변했다. 이에 '응팔' 안에서도 가장 큰 감정의 진폭을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류준열과 함께 '응팔'에서 활약한 안재홍, 이동휘도 눈길을 끌고 있다. 두 사람은 주연 못지 않은 조연으로 강한 존재감을 남겼다. 특히 이들은 재치 있는 역할을 통해 극에 활력을 더했고, '남편찾기'와 더불어 보편적인 가족애가 '응팔'의 핵심이 될 수 있도록 활약했다. 여자 신인 연기상에서 각축을 벌이는 '응팔'의 류혜영과 걸스데이의 혜리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남자 부문에서는 '육룡'에서 액션과 진한 감성을 소화한 변요한, KBS2 '후아유-학교2015'에서 연기돌로 변신한 비투비(BTOB)의 육성재가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또한 여자 부문에서는 김고은이 tvN 월화극 흥행을 이끌었던 '치즈 인 더 트랩' 출연진 중 유일하게 이번 백상의 연기자상 후보로 등판했다. 함께 후보에 오른 MBC '여왕의 꽃'의 이성경과 온스타일 '처음이라서'의 박소담은 작품 인기와 연기력 면에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이에 극중에서 친구이자 가족으로 티격태격했던 이들이 백상에서도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태후'와 '응팔'의 주요 배우들이 신인상과 최우수 연기상 부문으로 나뉜 가운데 작품에 있어서는 두 작품이 극본상, 연출상, 드라마 작품상까지 모두 맞붙고 있다.

시기적으로 '태후'가 더 최근에 방송을 마쳤고, '응팔'이 18%대의 시청률로 종영했다는 점에서 언뜻 보기엔 '태후'의 우위를 점하기 쉽다. 하지만 두 방송사의 플랫폼이 지상파와 케이블TV로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에서 한 작품의 우위를 확정하기는 어렵다.

더불어 웰메이드로 호평 받은 tvN 드라마 '시그널'과 50부작 대작으로 사랑 받은 '육룡'도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극본상, 연출상, 드라마 작품상까지 네 작품이 동시에 후보로 오른 상황. 어떤 작품이 수상의 영광을 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런가 하면 예능에서는 지난해 전현무에게 남자 예능상을 내준 김성주가 다시금 후보에 올랐다.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을 비롯해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등에서 수년째 활약 중인 상황. 이번에도 그가 수상의 영광을 안을 수 있을까.

여기에 지난해 MBC 연예대상을 받은 김구라가 경쟁해고 있다. 또한 개그맨 김영철, 윤정수, 정준하가 각각 '진짜 사나이' '님과 함께2' '무한도전' 등에서의 활약에 힘입어 후보에 올랐다.

여자 예능 부문에서는 개그계 여풍을 주도한 개그우먼들이 후보를 이뤘다. 김숙을 필두로, 박나래, 오나미, 장도연, 홍윤화 등 이들 모두 주무대인 공개 코미디와 예능을 넘나들며 활약 중이다. 이에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해 동안의 여풍을 주도한 코미디 대모가 가려질 참이다.

다음은 제52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후보작(자).
△ 드라마 작품상=tvN '시그널', tvN '응답하라1988', MBC '그녀는 예뻤다', SBS '육룡이 나르샤', KBS '태양의 후예'
△ 교양 작품상=JTBC '김제동의 톡투유', EBS '시험', KBS '넥스트 휴먼', SBS '바람의 학교', O tvN '비밀독서단'
△ 예능 작품상=SBS '동상이몽', MBC '일밤-복면가왕', JTBC '냉장고를 부탁해', tvN '배우학교', KBS '마이리틀텔레비전'
△ 연출상=MBC '그녀는 예뻤다' 정대윤, tvN '시그널' 김원석, SBS '육룡이 나르샤' 신경수, KBS '태양의 후예' 이응복 백상훈, tvN '응답하라 1988' 신원호
△ 남자 최우수 연기상=송중기, 유아인, 주원, 남궁민, 조진웅
△ 여자 최우수 연기상=송혜교, 김혜수, 김현주, 황정음, 라미란
△ 남자 신인 연기상=류준열, 이동휘, 안재홍, 변요한, 육성재
△ 여자 신인 연기상=김고은, 류혜영, 박소담, 이성경, 혜리
△ 극본상=KBS '태양의 후예' 김은숙 김원석, SBS '육룡이 나르샤' 김영현 박상연, tvN '시그널' 김은희, tvN '응답하라 1988' 이우정, tvN '오 나의 귀신님' 양희승
△ 남자 예능상=김구라, 김성주, 김영철, 윤정수, 정준하
△ 여자 예능상=김숙, 박나래, 오나미, 장도연, 홍윤화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정영우 기자 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