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쟁쟁한 후보 작(작)들의 경쟁으로 기대를 모았던 제5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이준익 감독과 '태양의 후예'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3일 저녁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신동엽 수지의 사회로 제52회 백상예술대상(이하 백상)이 진행됐다. 올해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은 영화 13개 부문, TV 15개 부문에 걸쳐 시상이 이뤄졌다.

백상은 TV와 영화 부문을 통틀어 진행하는 국내 유일의 시상식으로 매년 주목을 받았다. 올해 TV 부문에서는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구가했던 KBS2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와 케이블TV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과 '시그널' 등의 삼파전이 예상됐다. 영화 부문은 천만 관객을 동원한 '암살'과 '베테랑', 감독판까지 합쳐 900만 관객을 모은 '내부자들'이 유력 수상 후보로 떠오르며 각축전을 벌였다. 이 가운데 영화 부문에서는 이준익 감독이, TV부문에서는 '태후'가 대상을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 부문: 절대 강자는 없었다

데뷔 5년 만에 배우 박정민이 '동주'로 남자 신인상을 차지했고, 여자 신인상은 예상대로 '검은 사제들'의 박소담에게로 돌아갔다. 박정민은 앞서 윤동주와 손몽규의 묘소에 들린 경험담을 녹여낸 수상소감으로 재치 있는 입담을 뽐냈다. 박소담은 "'검은 사제들'을 하면서 너무 행복했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영신이 연기하면서 힘들지 않느냐'고 걱정했지만 저는 그런 연기를 언제 한 번 또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행복하게 작품에 임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담은 수상소감을 공개했다.

지난 한해 동안 좋은 연출력을 보여준 감독을 가리는 감독상과 신인 감독상에서는 각각 '베테랑'의 류승완과 '차이나 타운'의 한준희 감독이 수상자로 호명됐다. 극본상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한준희에게 시상됐다. 도경수와 수지는 각각 '순정'과 '도리화가'로 인기상을 차지해 '연기돌'의 저력을 확인케 했다. 가장 핫한 패션 스타일을 보여준 스타에게 수여되는 인스타일 베스트 스타일상 수상자로는 '차이나 타운'의 박보검과 인기상에 이어 수지가 또 다시 호명 됐다.

최고의 신스틸러에게 주어지는 남녀 조연상은 각각 '소수의견' 이경영과 '히말라야' 라미란이 차지했다. 이경영은 건강상의 문제로 불참했으며, 라미란은 수상 소감으로 "제가 이런 상을 받아도 될 지 모르겠고, 다른 후보들이 쟁쟁하셔서 그런 것 같다. 2관왕 안 주려고 지금 주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연기파 배우들의 경합으로 가장 귀추가 주목됐던 남자 최우수 연기상은 '내부자들'의 이병헌에게 돌아갔다. 이병헌은 수상 소감으로 '내부자들'에서 함께 연기 호흡을 맞췄던 백윤식과 조승우에게 감사 인사를 전함과 동시에 이들에게 모든 공을 돌리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여자 최우수 연기상은 '무뢰한'의 전도연이 수상했다.

작품상 부문에서는 '암살'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대상의 영광은 '사도' '동주'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에게 돌아갔다. 이처럼 영화 부문은 어느 한 작품의 독식 없이, 고른 시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TV 부문: '시그널' 3관왕…대상은 '태양의 후예'

먼저 남녀 신인상은 각각 '응팔'의 류준열과 '치즈인더트랩'의 김고은에게 돌아갔다. 류준열은 '응팔'로 함께 후보에 오른 이동휘와 안재홍을 비롯한 출연 배우들과 신원호 감독, 이우정 작가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특히 류준열은 현재 급성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배우 최성원에게 "우리가 '응팔'이라는 기적을 만났던 것처럼, 형도 또 다른 기적을 만나길 바라"라는 위로를 건네 뭉클함을 자아냈다. 이어 김고은은 "초심과 자세, 태도 잃지 않고 지켜나가겠습니다"라고 앞으로의 각오로 수상 소감을 대체했다.

이어 예능 작품상은 MBC '일밤-복면가왕'이, 교양 작품상은 EBS '시험'이 수상했다. 연출상은 '응답하라 1988'로 세번 연속 시리즈를 성공시킨 신원호 감독이 거머쥐었다. 신원호 감독은 수상 소감으로 "망할 줄 알았거든요. 잘되는 속편은 없다는데, 무려 세번째니까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해주셨고 저희도 각오하고 시작했습니다. 촌스럽고 투박하지만, 위로가 되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줄 몰랐다"고 밝혀 눈길을 모았다.

여자 예능상은 최근 '님과 함께'를 비롯해 '언니들의 슬램덩크'까지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인 김숙이 수상했다. 김숙은 "이렇게 큰 상을 받은 것은 데뷔 22년 만에 처음이다"라고 말하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또한 그는 '님과 함께'에서 가상 부부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윤정수에게 공을 돌리며 "집에서 조신하게 살림하면서 뒷바라지해주신 윤정수 씨 감사합니다. 제가 진짜 꽃집 하나 차려드릴게요. 돈 쓰지 마요. 돈은 내가 다 쓸게"라며 센스 있는 수상소감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뒤이어 남자 예능상은 김구라에게 돌아갔다.

'태후' 신드롬을 이끈 '송송 커플'인 송중기와 송혜교가 나란히 남녀 인기상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특히 '태후'가 군 제대 후 복귀작이었던 송중기는 수상 소감으로 "군대에 있을 때 이런 상을 너무 받고 싶었는데, 받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어 송중기와 송혜교는 중화권 팬들의 인기 투표로 선정되는 아이치이 글로벌 스타상 부문에서도 함께 수상자로 호명돼 글로벌한 인기를 실감케 했다.

송중기 유아인 조진웅의 삼파전이 예고됐던 남자 최우수 연기상 부문에서 백상은 유아인의 손을 들어줬다. 유아인은 "지난 10년 동안 '그만할래. 떼려치울래' 이런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또 다른 제 자신을 목격하는 전 굉장히 황홀한 기분을 느낍니다. 저를 배우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관객, 시청자분들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인상 깊은 수상 소감을 남겼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던 극본상은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가 수상했다. 미제 사건이라는 쉽지 않은 소재를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필력으로 풀어내고, 장르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 낸 김은희였기에 더욱 뜻깊은 수상이었다. 특히 김은희 작가는 "아무 것도 모르는 날 이 자리까지 세워준 장항준 감독님 감사합니다"라며 남편인 장항준 감독에 대한 애정 담긴 수상 소감을 전했다. 또한 '시그널'은 극본상을 비롯해 작품상과 주연인 김혜수의 여자 최우수상을 추가하면서 총 3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시그널'에서 묵직한 연기력으로 이재한 형사를 연기해 호평을 받았던 조진웅이 무관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송중기와 송혜교의 인기상 수상을 제외하고 빈손으로 돌아갈 것 같았던 '태양의 후예'는 막판에 대상을 거머쥐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이는 '태양의 후예'가 40%대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중 문화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것에 대한 공로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도한 PPL 설정과 개연성 부족한 전개로 방송 막판 아쉬움을 남겼던 '태양의 후예'였기에 대상 수상에 대한 의문을 자아냈다.

다음은 제5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수상작(자)다.

△ 대상='사도'·'동주' 이준익
△ 작품상='암살'
△ 감독상='베테랑' 류승완
△ 신인 감독상='차이나타운' 한준희
△ 남자 최우수 연기상='내부자들' 이병헌
△ 여자 최우수 연기상='무뢰한' 전도연
△ 남자 조연상='소수의견' 이경영
△ 여자 조연상='히말라야' 라미란
△ 남자 신인 연기상='동주' 박정민
△ 여자 신인 연기상='검은 사제들' 박소담.
△ 각본상='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안국진
△ 인기상='순정' 도경수, '도리화가' 수지
△ 인스타일 베스트 스타일상='차이나타운' 박보검, '도리화가' 수지

다음은 제52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수상작(자)다.

△ 대상='태양의 후예'
△ 드라마 작품상=tvN '시그널'
△ 교양 작품상=EBS '시험'
△ 예능 작품상=MBC '일밤-복면가왕'
△ 연출상='응답하라 1988' 신원호
△ 남자 최우수 연기상= '육룡이 나르샤' 유아인
△ 여자 최우수 연기상= '시그널' 김혜수
△ 남자 신인 연기상='응답하라 1988' 류준열
△ 여자 신인 연기상='치즈인더트랩' 김고은
△ 극본상='시그널' 김은희
△ 남자 예능상='마이리틀텔레비전' 김구라
△ 여자 예능상='님과 함께' 김숙
△ 인기상='태양의 후예' 송중기, 송혜교
△ 아이치이 글로벌 스타상='태양의 후예' 송중기, 송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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