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13년 역사에 쉼표를 찍은 '무한도전' 멤버들이 시청자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3월 31일 저녁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563회(마지막 회)가 방송됐다.

이날 방송은 '보고싶다 친구야' 특집의 연장으로 꾸며져 절친 박나래의 고향집으로 향한 양세형, 친구 김종민의 소원대로 건강 검진을 받고 학생들을 위한 강연에 나선 하하, 지상렬 김종민의 소원으로 설악산 등산에 나선 박명수 정준하의 모습이 그려졌다.

다소 급박하게 시즌 종영이 결정된 상황, '무한도전' 제작진은 13년 역사를 돌아보는 거창한 특집을 짜는 대신 기존 특집에서 등장한 미션을 마무리하는데 집중했다. 마지막 회지만 마지막 같지 않은, 마침표보다는 쉼표를 찍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였다.

이날 '무한도전' 곳곳에는 13년 간 '무한도전'과 함께 자라온 멤버들의 성장이 드러났다. 특히 오랜 시간 '무한도전'과 함께 해온 하하 정준하 박명수의 마지막 미션 수행 모습은 함께 성장해 온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상꼬맹이' 하하는 처음으로 학교 강단에 서서 중학생 아이들을 위한 진로 특강을 펼쳤다. 당황하던 모습도 잠시, 하하는 자신이 지난 세월 동안 '무한도전'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었는지 농구에 비유해 눈높이 설명에 나섰다. '무한도전'을 농구로 비교하면 자신은 포인트 가드라는 것. 하하는 "내가 패스해서 득점했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 나도 주인공이 되고 싶지만 타고나길 웃기게 타고난 코미디언처럼 할 수는 없더라. 예능에서 내가 웃기지 않다고 말할 수 있지만, 내가 패스한 공으로 팀이 득점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말하며 그간 프로그램에 임해온 마음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무한도전'과 청춘을 함께 한 박명수 정준하 '하와 수' 콤비는 설악산에 올랐다. 등산로 아래 도착한 직후 두 사람은 셀카봉을 분리하는 실수를 똑같이 저지르면서 긴 세월 동안 가족같이 닮아버린 행동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며 설악산을 올랐고, 등산을 하며 그간의 기억들을 회상하는 등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박명수는 "사실 내가 개그를 좀 세게 하는 편인데, 그럴 때 뒤끝 없이 이해해주는 친구가 준하다. 내가 세게 해도 다 받아주는 건 준하 뿐"이라며 그간의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하와 수' 콤비의 수많은 명장면이 자료화면으로 함께 등장해 향수를 자극했다.

이후 스튜디오에 모인 멤버들은 시청자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명수는 "내가 이렇게 살 수 있었던 것은 '무한도전'의 힘이 가장 컸다"며 소회를 털어놨고, 하하는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들의 말처럼 '무한도전'은 출연진의 인생을 바꿔 놓은 '인생프로그램'이 됐고, 13년 간 여정을 함께해 온 시청자들에게도 청춘을 함께한 '인생 예능'이 됐다.

끝으로 유재석은 "이 프로그램에 내 인생이 담겨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종영 인사를 드리는 게 아쉽고 죄송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무한도전'이 새로운 웃음을 드리려면 꼭 필요한 선택이다. 다시 '무한도전'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오게 된다면 정말 '무한도전'다운 웃음과 내용으로 찾아 뵙겠다"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무한도전'이 다시 돌아와 남은 인생을 함께할 수 있는 친구가 되는 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