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떡잎부터 좋은 연기력과 감을 지닌 스타가 수작에 투입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자체 생성된 시너지 효과란 자명했다. 빅스 엔(차학연)이 ‘붉은 달 푸른 해’의 히든카드 캐릭터로서 혁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차학연은 빅스라는 아이돌 그룹 멤버로서 탄탄한 가요계 커리어를 쌓아왔을 뿐만 아니라 배우로 급부상, 도약하며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인상적 눈도장을 찍고 있다. 현재 그는 MBC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극본 도현정·연출 최정규)의 이은호 역으로 열연 중이다.

지난 3일 25, 26회 방송분에서 지금껏 미궁에 쌓여 있던 온라인 유저, ‘붉은 욹음’의 정체가 밝혀졌다. 언제나 부드럽게 아이들을 감싸던 한울센터 관계자 이은호가 지금껏 살인을 해온 연쇄살인마였던 것.

극중 은호는 한울센터 시설관리실에 근무하는 부드러운 용모의 남자이지만, 지금껏 어딘가 사연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 인물로 묘사됐다. 아이들의 행복을 바라는 그는 실상 지독한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이었다. 실제로 지난 방송분에서는 은호가 연쇄살인마로 변모하게 된 속사정이 드러났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보육원 원장 송재학에게 아동 학대를 당해온 피해자였다.

차학연은 얼핏 순하고 반듯한 인상 아래, 슬픔을 감춘 듯한 농밀한 눈빛 연기를 선보이며 ‘붉은 달 푸른 해’의 사각지대를 안정적으로 담당했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일종의 선입견이나 꼬리표에도 불구하고, 그는 길지 않았던 자신의 방송 분량마다 카메라를 완벽히 장악하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정극 연기자에 전혀 밀리지 않는 그의 연기 재능이 ‘붉은 달 푸른 해’의 걸출한 작품성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셈이다.

차학연의 팬들은 물론, 방송가나 연예계 관계자들 역시 그가 소화해낸 이은호 캐릭터성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 사회의 슬픈 아동학대 단면을 극 중 감쪽 같이 녹여낸 도현정 작가의 정의(正義) 구현도 그렇거니와, 이 같은 극본의 속뜻을 감각적으로 해석해낸 차학연의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그의 기민함은 명백히 ‘붉은 달 푸른 해’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차학연은 현재 ‘붉은 달 푸른 해’의 이 같은 화제성에 더불어, 자신을 향한 연기 호평에 반색하는 눈치다. 그는 이은호 캐릭터에 애착을 표하는 차원에서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의 기록_20190103 은호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붉은달푸른해 #차학연 #이은호 photo by #차우경”이라는 문구와 함께 인상적인 이은호 스틸을 게재하기도 했다. 흑백 사진 속 차학연은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체화했다.

차학연은 국내 아이돌 그룹 빅스로 맹활약한 것은 물론,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방송 커리어를 쌓았다. 이후 그는 연기에 도전해 ‘터널’ ‘아는 와이프’ 등 다수 작품에서 연기력을 신장해왔다. 이번 작품 ‘붉은 달 푸른 해’ 역시 그의 재능과 노력을 엿보게 하는 성공적 필모그래피 선택으로 분류됐다. 그의 지속적 연기 행보를 응원하게 되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차학연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