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산 넘어 산이었다. '남자친구' 박보검과 송혜교가 달콤한 프러포즈를 뒤로 하고 백지원의 반대에 부딪혔다.

16일 밤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극본 유영아·연출 박신우) 13회에서는 차수현(송혜교)과 김진혁(박보검)의 로맨스가 그려졌다.

차수현은 이날 한 가지 숙제를 해결했다. 쿠바 호텔 사업을 취소케 만든 주동자가 이진호(김호창) 과장이며 그의 배후에 최진철(박성근) 이사가 있음을 알게 된 것. 차수현을 동화 호텔 대표 자리에서 끌어내기 위해 전 시댁이었던 태경 그룹의 사주가 있던 셈이다.

그는 자신의 재신임을 묻는 이사회 회의에 앞서 이진호의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했다. 차수현은 김진혁을 만나 "누군가 나한테 큰 잘못을 했는데 그 일로 내가 많이 괴로웠다고 치자.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됐다. 어떻게 해야 좋겠나"라고 고민을 상담했다. 김진혁은 "나는 사과하면 한 번은 용서해준다. 누구나 한 번은 흔들리니까"라고 조언했다.

차수현은 김진혁의 조언에 따라 이진호를 만나 스스로 이사회에서 진실을 밝혀줄 것을 제안했다. 또한 오히려 이진호를 쿠바로 발령하며 "가서 그 호텔이 얼마나 가치 있는 동화의 미래인지 직접 확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이진호는 이사회에 직접 나타나 최 이사의 사주로 쿠바 호텔 사업이 취소될 수 있는 메일이 오가도록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태경 그룹 후계자이자 차수현의 전 남편인 정우석(장승조)은 최진철의 처분을 이사회에 맡긴 뒤 자리를 벗어났다.

이처럼 차수현에게 김진혁이 단순한 연인을 넘어 고민을 함께 할 수 있는 동반자로 성장하는 동안, 김진혁은 차수현과 함께 할 미래를 꿈꿨다. 그는 호텔 웨딩 사업을 홍보하는 화보 촬영에서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델을 보며 차수현과 결혼하는 순간을 그렸다. 이에 촬영이 끝난 뒤 모델이 들고 있던 부케를 차수현에게 선물하며 청혼했다.

김진혁은 차수현에게 부케를 쥐어준 손을 맞잡고 무릎을 꿇은 채 "예쁘다"고 말했다. 이어 "딱 이렇게, 이렇게 와 달라. 이젠 상상도 안 된다. 수현 씨 없는 시간들은 내 시간이 아니다. 나랑 오래오래 같이 살자"고 청혼했다.

하지만 차수현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아 김진혁을 애태웠다. 태경 그룹과의 정략결혼이었던 첫 번째 결혼이 불행하게 끝난 탓이었다. 김진혁은 고민하는 차수현에게 "쿠바에서 어떤 여자를 만났는데 이름도 몰랐고 어떤 사람인 줄도 몰랐다. 그런데 처음 만난 그날 '이 사람 혹시 남자 친구 있을까? 없었으면 좋겠다' 이 생각만 했다. 차수현이라는 사람은 그날의 그 사람이다. 처음으로 내 마음에 인상 깊게 들어온 사람. 수현 씨가 지나온 시간들은 나한테 크게 중요하지 않다. 나는 차수현 한 사람을 사랑하니까 그 사람이랑 매일매일 같이 있고 싶다. 매일매일 그런 기대를 한다"고 다시 한번 프러포즈했다.



결국 차수현도 김진혁의 절절한 고백에 마음을 돌렸고 청혼 승낙 의사를 내비친 상황. 이번엔 김진혁의 엄마 주연자(백지원)가 둘 사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동화 호텔 인사 청탁 등을 받던 주연자는 아들이 차수현과 함께 할 경우 세간의 말들에 흔들릴 것을 염려했다. 그는 고심 끝에 차수현을 따로 불러 만났고 "미안하다. 우리 진혁이랑 제발 좀 헤어져 달라"고 부탁했다.

주연자는 "옆집 사람이 찾아왔다. 자기 아들 동화 호텔에 취직 좀 시켜 달라고. 너무 말도 안 되는 부탁이라 돌려보내긴 했는데 동네 사람들이 그런단다. 우리 진혁이가 정상적으로 입사한 게 아니다. 회사 대표랑 그래서 입사하게 된 거다. 우리 진혁이 그렇게 입사한 거 아니지 않냐. 그렇게 당연한 걸 이제 설명하고 살게 됐다"며 "대표님, 대표님도 많이 속상하지 않냐. 저는 우리 가족이 지금처럼 조용하게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대표님처럼 높은 분이 우리 진혁이랑 결혼하실 건 아니지 않냐. 만난다고 다 결혼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대표님이랑 우리 진혁이랑은 많이 다르지 않냐. 제가 많이 모자라서 애가 타고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 이러다가 우리 애만 상처 받고 오래오래 사람들 말속에서 살게 될까 봐 제가 겁이 나서 죽겠다"고 눈물까지 보였다.

주연자의 절절한 말에 차수현도 끝내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떨궜다. 정치인 아버지, 욕망에 사로잡힌 어머니 사이에서 젊은 시절부터 얼굴을 공개하고 살아온 차수현에게 세간의 시선은 일상과도 같았다. 하지만 그로 인해 한 번도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직접 선택할 수 없었고 늘 조심스레 행동해야 했다. 군중 속의 고독과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아는 차수현이기에 주연자의 말 또한 누구보다 이해했을 터. 청혼을 수락한 직후 펼쳐진 김진혁, 차수현의 고비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