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송희 기자] '트래블러'가 쿠바 여행을 즐기는 류준열의 모습을 담백하게 담아냈다. 자극적인 요소를 빼고 여행 그 자체를 보여주겠다는 '트래블러'다.

JTBC 새 예능프로그램 '트래블러'가 지난 21일 첫 방송됐다.

'트래블러'는 배낭을 멘 류준열, 이제훈이 진짜 나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의 간섭 없이 트래블러 스스로 여행의 모든 순간들을 모험하고 만끽하면서 비로소 스타의 삶이 아닌 청춘 배낭여행자의 생활로 돌아가는 모습을 담는다.

이날 방송에서는 스케줄이 있는 이제훈을 두고 혼자 쿠바로 향한 류준열의 모습이 그려졌다. 류준열은 낯선 나라인 쿠바에 도착했음에도 환전부터 택시 탑승까지 순조롭게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쿠바는 부자가 함께 운행하는 택시, 조그만 크기의 수동 엘리베이터만으로도 류준열에게 색다른 느낌을 줬다.

다음날 류준열은 카메라만 들고 아바나 거리로 나섰다. 그는 기억력이 좋지 않아 사진을 찍는 편이라며 쿠바의 면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버스킹 공연을 즐기다 팁을 왕창 뜯긴 순간에도 류준열은 여행할 때만큼은 사소한 것에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옛 스페인 총독 관저에 들린 류준열은 쿠바 사람들에 축구선수 손흥민과의 인맥을 자랑했다. 길을 걷다 그룹 엑소 팬을 만난 순간에는 "나 엑소 멤버 수호랑 영화 찍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후 류준열은 새로운 숙소를 찾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 3시간 넘게 돌아다닌 끝에 숙소를 얻은 류준열은 인터넷 이용을 위해 2시간을 기다려 와이파이 카드를 구입해야 했다. 류준열은 2시간을 함께 기다린 부부에게 사진 요청을 하며 수다를 떨었다. 부부에게 말레꼰의 석양을 추천받은 류준열은 건물 뒤로 넘어가는 빨간 노을을 바라보며 감성에 젖었다.

'트래블러'는 쿠바 곳곳을 돌아다니는 류준열의 모습을 다큐 형식으로 차분하게 표현했다. 빨간 색상의 올드 카, 페인트칠이 벗겨진 건물 외관,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된 건물 등 쿠바는 그 자체로 매력적인 나라였다.

류준열은 여행 경험이 많다는 것을 증명하듯 환전, 택시, 숙소까지 홀로 해결했다. 아무런 미션 없이 여행 루트부터 방법까지 스스로 헤쳐나가는 류준열의 모습은 보통의 배낭여행자들과 다를 바 없었다.

'트래블러'는 12년 전 세계여행을 하며 포토에세이를 출간하기도 한 최창수 PD와 718일간 30여 개국을 여행하며 여행 에세이 '서른, 결혼 대신 야반도주'를 출간한 김멋지, 위선임 작가가 함께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여행 도중 깔리는 류준열의 감성적인 내레이션은 '트래블러'가 예능 작가가 아닌 여행 작가를 기용한 것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기존의 여행 프로그램과는 달리 여행지를 즐기는 모습보다는 택시 섭외 과정, 숙소를 찾는 과정이 훨씬 깊게 다뤄진 점도 달랐다.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최 PD가 "보통 여행 프로그램을 보고 난 후 '나도 저기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저희 프로그램은 '여행을 저런 방식으로 하고 싶다. 배낭을 앞뒤로 메고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 거다"고 말했다. 잔잔한 템포의 '트래블러'는 정해둔 것 없는 여행이 주는 묘미를 느끼게 했다.

이제훈이 출연하지 않아 류준열의 시선만 담았던 '트래블러' 1회. 이제훈은 "돌발 상황도 많았고, 예상치 못한 일들도 발생한다. 마치 대본인 양 흘러가는 상황도 있었다. 그 부분을 기대해줬으면 좋겠다"고 귀띔했던 바. 다음 방송에서 류준열과 이제훈이 보여줄 '브로맨스'와 두 사람이 함께 즐기는 쿠바의 여행은 어떨지 기대가 모인다.

[티브이데일리 윤송희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트래블러' 공식 포스터, JT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