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웬만한 모든 사안이 투명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는 미디어 시대다. 그릇된 과거는 반드시 유명인의 발목을 붙잡는 법일까. 유명 밴드 멤버들이 법과 윤리의 잣대에 관한 엄정한 도마에 올랐다.

이제 막 언더를 뚫고 올라오려는 찰나였지만 빛은 금세 사그라들었다. 지상파 방송에 출연하며 음악성과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한 그룹 잔나비(최정훈 유영현 김도형 장경준 윤결) 최정훈과 유영현이 각각 불미스러운 배경 논란, 학교 폭력 과거사 등에 휩싸이며 역대급 잔혹사를 치르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영현이 과거 학교 폭력 가해자였다는 주장이 게재됐다. 그의 생생한 증언에 관련해 유영현 측은 본인의 죄를 인정하고 그룹에서 즉각 자진 탈퇴했다.

일명 ‘학폭’ 사안은 최근 연예계에 경종을 울리는 폭탄 요소 중 하나다. 대개 연예 쪽과 관련해 끼가 넘치는 연예인들 중 일부가 학창시절 일명 ‘일진’에 소속돼 있었던 경우가 적지 않다. 때문에 학우들에게 물리적·정신적 피해를 입힌 연예인들은, 어른이 된 피해자들의 직접적 증언을 통해 인과응보를 맞곤 한다.

근 10년 간 한류산업과 온라인 콘텐츠 등의 발달로 연예인의 사회적 지위가 격상했다. 자연스레 높은 인기와 큰 수익을 누리는 연예인들이 이 모든 것을 누릴 자격이 있냐는 근본적 질문이 따라붙게 됐다.

비단 연예인뿐이랴. 사람의 성공 자격 기준에는 그 자신의 도덕성과 준법정신, 친절한 인성 등이 포함된다. 가령 유재석의 미담이 숱한 연예인들의 입을 통해 전해질 때 대중들은 유재석이 가진 ‘국민 MC’라는 칭호를 향한 정당한 자격을 부여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잔나비의 보컬 최정훈의 집안 배경이 급작스레 문제시됐다. 지난 24일 방송된 SBS ‘8뉴스’는 김학의 전 차관에게 3000만원이 넘는 향응과 접대를 한 혐의로 최근 수사를 받은 사업가 최씨의 존재, 경영에 개입했으며 두 아들 중 한 명이 유명밴드 보컬이라는 사실을 보도했다.

시청자들은 ‘8뉴스’ 방송화면에 뜬 소속사 로고가 잔나비 소속사 페포니뮤직으로 추정된다며, 최씨의 아들이 최정훈이 아니냐는 의혹을 키웠다.소속사 페포니뮤직은 25일 공식입장을 통해 최정훈은 아버지의 사업과 무관하며 관련 조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명시했다.

올 한 해 연예인들의 범죄 연루 사실이 속속들이 드러나며 사회면을 강타했다. 앞서 승리 동업자 유인석이 클럽 버닝썬 게이트 인물이자 성매매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그의 아내인 배우 박한별을 향한 보이콧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잔나비 사태 역시 유사한 측면을 지녔다. 사람들은 이제 막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연예인의 ‘A to Z’를 점검하며 흠이 발견되자 그의 진로에 곧장 제동을 건다.

과거, 출신, 주변환경, 어울리는 지인, 마음가짐, 행동까지 모든 것을 따진다. 그의 올곧은 인간 됨됨이는 물론 혈연가족의 품행과 도덕성 또한 완전무결해야 한다. 사람들의 인기와 유명세로 먹고 사는 유명인의 대가는 당연하게도 이토록 묵직한 짐이 됐다.

한 사람이 살아온 과거 행적이 곧 그의 본질을 증명해주는 리트머스지인 시대다. 이는 당연하게도 현재의 연예계 지망생들과 그들을 키우는 각 기획사가 반드시 준수해야 할 지침이자 윤리강령이기도 하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최정훈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