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찔리면 의문의 1패예요!"

그룹 2AM 창민은 최근 발매한 신곡 '말은 쉽지'를 이렇게 소개했다.'말은 쉽지'는 잘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 외치는 말 "그게 말은 쉽지"를 담았다. 창민은 "특정 인물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라며 "노래 듣고 찔리면 지는 거다"라고 유쾌하게 설명했다.

'말은 쉽지'는 4년 전 만들어진 곡이다. 당시 창민은 누구나 한 번 쯤은 느껴봤을 감정을 노래로 쓰고 싶었다. "너무 정확한 상황을 묘사하고 싶지 않았다. 다양한 상황에 적용되고, 공감할 수 있는 키워드 하나만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며 '말은 쉽지'를 콘셉트로 잡은 이유를 설명했다.

오랫동안 묵혀뒀던 노래를 꺼내기까지 창민의 고민은 깊었다. 그간 애절한 발라드로 큰 사랑을 받아왔던 그는 "원래는 대중이 날 좋아해줬던 이유, 내게 듣고 싶어하는 음악을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사랑 노래가 이제는 어렵다는 게 문제였다. 그는 "너무 좋은 사랑 표현들이 많이 나왔다. 뻔한 데서 특별함을 찾기란 어렵더라"고 토로했다.

신곡을 내기 위해 여러 작곡가들의 곡들을 수집했지만, 마음에 쏙 드는 곡이 나타나지 않았다. 창민은 "나랑 맞는 옷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이야기했다. 대신 외장하드에 저장해둔 자신의 곡들을 여러 번 뒤졌다. 그러다 눈에 띈 게 '말은 쉽지'였다. 함께 작업하던 프로듀서가 "언젠가 한 번 꼭 내자"며 찍어둔 곡이었다.

대신 오랜만에 꺼내는 노래라 편곡이 트렌드에 뒤처지는 것 같아 편곡만 새로 했다. 편곡은 '더 히트'로 인연을 맺은 유재환이 맡았다.

결과물에 대한 애정은 가득하지만, 대중이 좋아할 곡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이 노래의 존재를 알고 한번이라도 들어보신 분이 있다면, 판단은 철저히 대중의 몫"이라고 말할 뿐이었다. "내가 쓴 곡을 내가 판단하지 않는다"며 자신이 직접 쓴 곡에 대해 냉철하게 거리를 두는 그는 겸손했다.

다만 "많은 분들이 불러주셨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바람을 전했다. 그는 "옆에서 누군가가 '말이 쉽지'라는 말을 하면, 왠지 내 노래를 이야기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데뷔 12년차인 창민은 '말은 쉽지'를 발매한 이 시점에 오기까지 많은 것들을 경험했다. 이현과 그룹 옴므로 변신하기도 했고, 1인 기획사를 차리기도 했다. 그러다 최근에는 소속사 식스오션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간의 활동을 빠르게 돌이켜본 창민은 "나는 천천히 달궈진 가수"라고 정리했다.

변화를 겪으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그렇게 한 단계씩 성장했다. 1인 기획사를 할 때는 기다렸던 일본 활동에 도전할 수 있었다. 지난해 일본 활동에 몰입했던 그는 팬미팅, 콘서트, 앨범 발매 등 바쁜 스케줄을 소화했다. 특히 무대 외적으로 스스로 처리해야 할 일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변화를 꾀하고자 했다. 창민은 "활동 범위를 넓히는 입장에서는 한계를 느꼈다"며 기존 연예기획사에 다시 몸담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소속사 러브콜이 있었다. 이게 기회고, 적절한 시기인가보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현 소속사에 대한 만족감은 충분했다. 회사가 몇몇 배우들의 매니지먼트만 하다가, 창민을 계기로 음악 사업을 시작하게 된 상황에 대해서도 전혀 불안함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창민은 "무조건 첫 도전은 있어야 했으니까. 모든 회사가 시작이 있지 않나. 그 시작을 걸음삼아 더 잘 되는 회사도 있다"며 "같이 힘을 모아보자는 마음"이라고 긍정적으로 이야기했다. 이어 "음악적인 부분에서 나를 많이 믿어준다"며 소속사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음악 외적인 사업, 경영 등을 경험하면서도 창민은 무대에 대한 소신을 흔들림 없이 지켰다.

"무대 위에 서면 여전히 긴장해요. 긴장은 익숙해지지 않아요. 익숙해져야 하는데, 익숙해지면 무대를 얕보게 되는 것 같아요. '뭐든지 된다'며 무대를 얕보기 시작하면 꼭 사고가 나더라고요. 무대를 임하는 자세만큼은 가수가 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도전에 대한 열정도 여전하다. 창민은 "내게 책임이 아직 덜 부여됐을 때 더 많은 것에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더욱 적극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덕분에 결혼에 대한 생각도 줄어들었다는 그는 "적당한 시기가 오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앞을 보고 가자." 창민은 인터뷰 내내 과거보다 현재, 현재보다 미래에 방점을 찍었다. "과거 성공 경험에 매일까봐 우려된다"는 그는 "뒤를 보지 말고 앞을 볼 것"이라고 외쳤다. 한 번 더 달려나갈 준비를 마친 창민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졌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