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갑작스레 말없이 운명을 달리한 자의 부검 결과는 무엇을 말해줄까. 이제 추리를 넘어선 경찰 수사와 확증 단계가 남았다.

‘고속도로 여배우 사망사고’로 숨진 배우 故 한지성 씨의 부검 최종결과가 음주운전으로 나온 가운데, 관건은 당시 동행자인 한 씨 남편으로 추려진다. 그를 향한 세간의 의혹은 말끔히 제거될 수 있을까.

지난 21일 경기 김포경찰서는 지난 달 인천공항고속도로 2차로에서 승용차에 잇따라 치여 숨진 한 씨가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1% 이상의 면허 취소 수준 상태였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발표했다.

한 씨는 지난달 6일 새벽 3시 50분께 인천공항고속도로 2차로에 차를 세운 뒤 나와 있던 중 택시와 승용차에 잇따라 치여 사망했다. 당시 한 씨의 의아한 행동에 세간의 의아함이 증폭됐고, 결국 한 씨의 상태는 국과수에 의해 분석된 것.

하지만 한씨 남편의 진술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점이 여러 대목에서 발견되며 의혹을 자아냈다. 당시 남편은 소변이 급해 한씨에게 차를 세우게 한 뒤 볼일을 보고 왔는데, 아내가 이미 사고를 당했노라 진술한 바 있다.

그러나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은 달랐다. 남편이 볼 일을 보겠다며 도로를 건너기 전 이미 한 씨는 차량 트렁크 쪽에 나와 있었고, 남편이 가드레일에 도착한지 10초 만에 그는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볼 일을 다 보고 나온 뒤 사고를 알았다는 남편의 진술은 앞뒤가 맞지 않는 셈이다.

또 하나의 커다란 의문점이 있다. 남편은 사고 당일 영종도 부근 부부가 술자리를 가졌다고 진술했는데, 당시 아내가 술을 마시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는 것.

하지만 한 씨의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 상태를 함께 있던 남편이 몰랐다는 것이 만무하다는 의혹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처럼 남편의 진술에서 석연치 않은 대목들이 발견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해당 사고의 ‘판도라 상자’가 열렸음에도 여전히 해결된 것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유족들로서도 비통함과 한을 감출 수 없으리라는 추정이다.

반면 한 씨의 사망사고에 관련한 남편의 진술이 석연치 않은 것은, 남편이 받은 정신적 충격 탓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때문에 남편을 향한 확인되지 않은 억측을 삼가야한다는 주장도 불거진다.

이에 대해 경찰은 실제로 한 씨 남편이 음주운전을 방조했는가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또한 한 씨를 잇따라 들이받은 택시, 올란도 승용차가 사고 당시 제한속도를 초과한 시속 120㎞ 이상으로 주행한 것으로 확인돼 두 차량에 대한 수사도 이어진다.

세간을 충격에 빠뜨린 여배우 고속도로 사망사고의 진실이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다. 관건은 블랙박스 영상, 국과수 부검 결과, 관련 인물 심문 등 모든 증거를 조합한 경찰의 디테일한 조사와 결론이다.

갑작스레 운명을 달리한 한 씨는 생전 연기 열정이 남다르고, 향후 커리어 야심이 큰 배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그의 안타까운 사망을 추모하며 적확한 진실 촉구를 바라는 목소리가 증폭되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한지성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