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가수 겸 배우, 모델 겸 배우, 가수 겸 화가 등 만능 엔터테이너의 시대다. 아티스트들의 투잡(two jobs)이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지만, 둘 다 잘 해내는 일이란 녹록지 않다. 그런데도 가수이자, 배우이자 모델로서 세 가지 일을 모두 잘 해내고 싶다는 끼 많은 스타가 탄생했다. 24살, 유현우의 이야기다.

모델 겸 배우인 유현우는 지난 6일 싱글 '아날로그(Analog)'를 발매하며 가수로도 데뷔했다. 타이틀곡 '아날로그'와 수록곡 '파운드(Found)'의 작사에 참여하며, 자신의 음악적인 감각을 뽐냈다. 첫 싱글이 쑥스러운 듯 노래를 들려준 그는 타이틀곡에 대해 "여름과 잘 어울리는 곡이고, 사람들이 듣고 따라부르기 쉬운 노래라고 생각해서 타이틀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유현우는 "가족과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싶다. 정말 뿌듯하다"고 앨범 발매 소감을 밝혔다. 이어 "믿기지가 않는다. 앨범을 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가수는 모델 그가 되기 전부터 꿈꿔왔던 일이기 때문.

처음 가수의 꿈을 꾸게 된 건, 농구선수라는 꿈을 잃고난 후였다. 유현우는 어릴 때부터 예술적인 감각을 키워왔던 천부적인 아티스트는 아니었다. 큰 키에 걸맞는 농구 선수로 학창 시절을 보냈던 그는 대회에서 손목을 다치면서 농구를 그만두게 됐다.

"농구를 꽤 잘했었어요. 여러 학교 감독님들이 부모님을 찾아와서 저 농구선수로 키우라고 권유하기도 했었고요. 형도 농구선수였는데, 제가 농구를 그만두는 걸 아까워했죠. 부상을 당하고 나서 뭘 해야 할까 참 고민이 많았어요."


그때 유현우는 음악을 시작했다. 보컬 선생님을 꿈꿨다는 유현우는 "노래가 참 좋았고, 목소리가 좋다는 칭찬을 종종 들으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보컬로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는 그는 특기를 쌓기 위해 연기, 현대무용, 뮤지컬 등을 배우며 연극영화과에 도전했지만, 진학하지 못 했다.

그런 그가 택한 방법은 대학 진학 대신 연예계 활동에 실전으로 부딪히는 것이었다. 영화 단역, 광고 모델 등 종종 기회가 닿을 때마다 유현우는 카메라 앞에 섰다.

결정적인 한 방은 SNS였다. 유현우는 우연히 SNS 상에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남자 캐릭터 중 한 명을 닮았다고 지목되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는 "갑자기 유명해지면서 SNS 팔로워가 10만명까지 올랐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는데 사람들이 날 알아보더라. 교복 입은 학생들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기분이 너무 좋았고, 자신감이 점점 생기더라"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현재 소속된 YG케이플러스와 전속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유현우는 "처음에 소속사 이사님한테 미팅을 해보자고 연락이 왔을 때 사기인 줄 알았다. 정말 믿기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소속사가 생기면서 유현우는 모델로 본격적인 첫발을 내딛었다.


모델이 되겠다는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이는 유현우가 가진 끼를 발산하기 위한 초석이 됐다. 대학 입시 때 준비했던 연기도 더욱 본격적으로 할 수 있게 됐고, 가수로서 앨범을 발매할 수도 있게 됐다.

지난해에는 웹드라마 '내 생의 최악의 이별'에서 남자주인공 역할을 맡기도 했다. "애교가 많은 캐릭터였는데, 내 원래 성격과 많이 달라서 연기하기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한 그는 "연기는 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이야기했다. 오히려 그는 "지금은 앨범을 내고 가수가 됐지만, 자리가 조금 더 잡히면, 연기도 같이 레슨 받아가면서 할 예정"이라며 연기에 대한 열정도 내비쳤다.

다만 당분간은 가수 활동에 조금 더 집중해볼 계획이다. 일찍이 다음 신곡을 준비 중이다. 유현우는 "다음에도 아마 싱글을 발표할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힙합 알앤비 장르의 곡을 내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여러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덧붙였다.

보컬 선생님을 꿈꾸다가 단역 연기를 했고, 그러다 모델이 된 유현우. 좌절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준비해왔던 음악과 연기는 꿈만 같게도 모델 유현우의 또 다른 무기가 됐다. 세 개의 공을 번갈아 던지면서 돌리는 능숙한 저글러처럼, 유현우는 이 세 가지 일을 모두 잘해내겠다는 각오다.

"더 힘들 순 있겠죠. 하지만 세 가지 다 좋아하는 일이고, 하고 싶었던 일이기 때문에 그만큼 더 노력을 해서 다 잘하고 싶어요."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