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안녕? 나야!’가 맑고 밝고 경쾌한 로맨틱코미디로 시청자들에게 편안한 웃음을 안겼다. 특화된 로코퀸 최강희, 김영광, 이레, 음문석 등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 소화력이 힘을 보탰다.

오늘(17일) 저녁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안녕? 나야!’(극본 유송이·연출 이현석) 1회에서는 조아제과 계약직 직원으로 일하는 평범한 37세 여주인공 반하니(최강희)의 원톱 캐릭터성이 눈길을 모았다. 새로운 과자를 홍보하며 아토피를 앓는 아이 탓에 곤욕을 치르는가 하면, 우연히 카메라를 들고 출사를 나갔다가 ‘싸가지’ 영화 배우 안소니(음문석)와 얽히며 경찰서 신세를 지기도 했다.

어렵사리 선 자리에 나간 반하니는 남자에게 호감을 가졌지만, 남자는 반하니의 조건을 탐색한 이후 선 자리에서 몰래 도망가 버렸다. 하니는 이래저래 삶이 나아질 가능성이 없는 것일까.

철없는 조아제과 금수저 아들 한유현(김영광) 역시 피터팬 콤플렉스로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충분했다. 그런 유현은 나이 서른 살이 되도록 제 손으로 100만 원 한 번 벌어보지 못한 물색없는 청년이었다. 유현은 사고를 치다가 경찰서 유치장에 갇혀버렸고, 여기서 반하니는 유현과 처음으로 굴욕적인 안면을 텄다.

방송 말미 반하니는 10대 시절로 돌아가게 됐다. 세월이 무슨 죄였을까. 힘든 삶을 견디던 그가 10대 시절로 거슬러 돌아가 빛나는 자신을 다시 찾게 될 수 있을까.



‘안녕? 나야!’는 연애도 일도 꿈도 모두 뜨뜻미지근해진 37세 반하니가 세상 어떤 것도 두렵지 않았고 모든 일에 뜨거웠던 17세의 나를 만나 나를 위로해 주는 판타지 성장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이날 ‘안녕? 나야!’는 판타지 성장 코미디극답게 첫 방송부터 경쾌하고 발랄하고 ‘웃픈’ 톤을 고수했다. 37세 반하니는 꿈도 희망도 없이 하루살이처럼 사는 조아제과 계약직 미혼 여성이었고, 이와 다르게 돈 한 번 제 손으로 벌어본 일 없는 철없는 금수저 한유현은 세상 물정 모르는 피터팬 콤플렉스를 앓는 남자로 대척점을 이뤘다.

얼핏 신데렐라 스토리를 예고한 것일까. 그럼에도 워낙 통통 튀는 캐릭터성과 최강희, 김영광, 음문석 등의 소화력은 그 자체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설사 판에 박힌 신데렐라 스토리 결말을 맞는다 하더라도, 한 장면, 한 대사가 모두 가볍게 웃고 즐길 만하다는 것은 ‘로코’의 장점일 것이다.

여기에 30대 여성이 10대 시절로 돌아가 자아를 다시금 찾아간다는 설정은, 오늘날 찌든 삶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크고 작은 감동을 안길 전망이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 ‘안녕? 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