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국내에서는 처음 다뤄지는 서바이벌 장르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베일을 벗는다.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극본·연출 황동혁)의 제작발표회가 15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정재, 박해수, 위하준, 정호연, 허성태, 황동혁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정재는 벼랑 끝에 몰린 기훈으로 변신하고, 박해수는 냉철함을 잃지 않는 상우로 분한다. 여기에 위하준은 실종된 형의 행방을 쫓다 서바이벌 현장에 잠입하게 되는 경찰 준호 역을 연기하며, 정호연과 허성태는 각각 거칠게 살아온 새터민 새벽 역과 폭력과 위압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는 위협적인 존재 조폭 덕수 역을 맡는다.

◆ 13년 전에 이미 완성됐던 '오징어 게임'

이날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은 이미 지난 2008년에 구상했던 스토리"라고 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황동혁 감독은 "당시 서바이벌 만화를 많이 봤다"면서 "한국에서 이런 장르의 작품이 만들어지면 어떨까 싶은 마음에 처음 집필을 시작했고 2009년에 대본을 완성했다. 다만 그 당시에만 해도 낯설고 어렵고 잔인하다 보니 상업성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캐스팅도 안 되고 투자도 안 돼서 서랍 속에 넣어놨던 대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졌더라"라고 전한 황동혁 감독은 "슬프게도 코인 열풍 등, 게임 물이 어울리는 세상이 된 것 같더라. 예전과는 달리 현실감이 느껴진다는 말도 나왔다. 그래서 재작년 즈음에 시나리오를 다시 확장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황동혁 감독은 제목을 '오징어 게임'으로 짓게 된 이유에 대해선 "우리가 어릴 적에 골목이나 운동장에서 하던 게임들을 성인이 된 후에, 경제적 빈곤과 어려움에 몰린 뒤에 하면 어떨까 싶었다. 지금의 경쟁 사회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아 '오징어 게임'이라 정했다. 또 거기에 걸맞게 어릴 적 하던 놀이 중 가장 격렬한 놀이들을 작품 속 게임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작품을 다 보시고 나면 이들은 왜 이렇게 경쟁을 하는가, 우리는 왜 이렇게 경쟁을 하고 있는가, 이 경쟁은 어떻게 시작됐고 어디로 흘러가는가. 이런 근본적인 질문을 같이 던져볼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궁금증을 높이는 가면인

'오징어 게임'의 시그니처인 '가면인'은 시리즈에 대한 궁금증을 드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황동혁 감독은 "게임을 주최하고 진행하는 모든 사람들을 통틀어 '가면인'이라고 표현했는데, 같은 옷을 입고 있지만 쓰고 있는 가면의 도형은 다 다르다. 동그라미는 일을 하는 일꾼, 삼각형은 무기를 지닌 병정, 네모는 관리자의 계급을 지니고 있다. 개미 집단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 자기 역할들이 철저하게 부여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황동혁 감독은 세트장의 컬러를 핑크색 등으로 구상한 것에 대해선 "보통 서바이벌물을 보면 경기장 자체가 분위기가 무섭고 공포감을 자아내지 않냐. 저희는 반대로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을법한 공간으로 하면 어떨까 싶어 이렇게 디자인하게 됐다"고 답했다.


◆ 배우들 마음까지 사로잡은 독특한 세계관

이러한 독특한 세계관과 스토리는 배우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이정재는 "사실 원래부터 황동혁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고 싶었는데, 시나리오를 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읽었다. 시나리오에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과 감정들이 잘 녹아 있더라. 정말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게임이 잘 구현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함께했다. 그런 긴장감과 설렘에 세트장에 가는 길이 즐거웠다"고 이야기했고, 박해수는 "저 또한 황동혁 감독님, 이정재 선배님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그래서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 전혀 걱정도 없었고 망설임도 없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등장하는 다양한 인간들의 군상이 잘 담겼다는 점이었다. 세계관도 너무 특이했다"고 말했다.

정호연은 "전 제가 골랐다기보단 선택받은 입장이었지만, 시나리오를 너무 재밌게 읽기도 했다. 밤늦게 읽기 시작했는데 새벽까지 밤새 한 번에 읽게 됐다. 황 감독님의 전작도 너무 재밌게 봤기 때문에 기대를 많이 하면서 작업했다"라고 전했다.

이 밖에 허성태는 "사실 감독님과 '남한산성'이라는 작품을 같이 했었다. 제일 궁금했었고 흥분했던 건 당시 전 외국어 연기를 해. 과연 한국 연기를 할 때 어떤 디렉션을 주실까 궁금했다"라며 합류 이유를 설명했고, 끝으로 위하준은 "되게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대본을 빠르게 재밌게 읽었다. 선택을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징어 게임'은 17일 공개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