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배두나, 공유, 이준, 김선영, 이무생, 이성욱, 정우성이 '고요의 바다' 대본에 빠지게 된 이유를 들려줬다.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극본 박은교·연출 최항용)의 제작발표회가 22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두나, 공유, 이준, 김선영, 이무생, 이성욱, 정우성, 최항용 감독, 박은교 작가가 참석해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고요의 바다'는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2075년의 지구,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우주 생물학자 송지안(배두나), 탐사 대장 한윤재(공유), 수석 엔지니어 류태석(이준), 팀 닥터 홍닥(김선영), 보안 팀장 공수혁(이무생), 우주선 조종사 김썬(이성욱) 등 각 분야 최고의 대원들은 대한민국 최초의 달 탐사기지였으나 5년 전 영구 폐쇄된 발해기지, 달의 한 가운데 고요의 바다라 불리는 그곳을 향해 출발한다.

원작 단편 영화를 제작하기도 한 최항용 감독은 먼저 '고요의 바다'를 떠올리게 된 계기를 들려줬다. 이날 최 감독은 "먼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은 많았는데 달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없었다. 많이 다루지 않은 배경을 작품의 무대로 쓰고 싶었다. 달이 의외로 우리와 많이 가깝지만 아는 정보는 없더라. 그래서 달을 배경으로 작품을 제작하게 됐다"며 "대원들의 이야기뿐 아니라 자원이 부족한 환경, 거기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들도 작품 안에 담겨 있다. 단순히 대원들의 생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류의 생존에 대한 의미로 확장시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각본의 박은교 작가는 "단편 시나리오를 먼저 볼 기회가 있었다. 사실 SF가 장편이나 상업 영화를 하시는 분들도 도전하기 쉽지 않아 하는 장르이지 않냐. 그걸 졸업작품으로 도전했다는 점도 놀라웠는데 단편에서 이미 설정해 놓은 설정들이나 요소들이 호기심을 유발하더라. 저도 많이 자극됐고 더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시리즈까지 확장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됐던 것 같다"며 작품을 함께한 소감을 전했다.

◆ 제작자로서 작품에 함께하게 된 정우성

특히 '고요의 바다'는 정우성이 제작자로 함께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정우성은 '고요의 바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원작인 단편 영화를 보자마자 매료됐다. 설정이라는 작은 요소가 영화 전체를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하는데, 설정이 너무 좋았다. 그동안 많은 SF 영화들이 있었지만 유독 한국에선 구현이 엄두가 안 나는 장르가 바로 SF였다. 한국적인 SF를 선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봐 투자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배우가 아닌 제작사로서의 정우성은 어땠을까. 배두나는 "저렇게 열심히 하는 제작자분은 처음이었다. 하루도 안 빼놓고 매일 현장에 오셨다. 또 본업이 배우이시지 않냐. 후배들이 혹시나 불편하지 않을까 그런 부분을 많이 신경 써 주셨다. 배우 입장에선 너무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공유의 경우 "배우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편할지를 잘 캐치해 주셨다. 현장에서 늘 저희와 함께 계셨다. 작품에 대한 열정이나 배우들에 대한 애정이 넘쳤다. 촬영하다 보면 힘들고 지치는 순간이 오긴 하는데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하며 "사실 정우성 선배님이 제 나이 또래의 남자들 사이에선 우상 같은 분이다. 청춘스타이자 스타 중의 스타이지 않냐. 그래서 미지의 영역처럼 느껴지고 조금 어렵긴 했는데, 이번 기회에 많이 친해지게 돼 기쁘다. 인간적인 형을 하나 안 것 같아 기쁘다. 다만 너무 가까워진 것 같기도 하다"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 "'고요의 바다'라 할 수 있었던 도전"

배우들은 돌아가며 '고요의 바다'에 참석한 계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먼저 배두나는 "만약 '고요의 바다' 전에 다른 SF 작품을 제안받았으면 겁이 났을 것 같다. 내가 과연 도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며 "대본과 함께 단편영화 '고요의 바다'를 함께 받았는데, 한정된 예산과 조건 속에서 이런 작품을 어떻게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놀랍게 잘 만들어졌었다. 배우들의 연기에 완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셨더라. 굉장히 놀랐다. 이분이라면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SF 영화라도 도전할 수 있겠다 싶어 함께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공유는 "장르물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 시기에 제의를 받았고 시나리오를 받고 나서 '유레카'라고 외쳤다. 이거다 싶었다. 주저할 이유가 없는 시나리오였다. 그래서 여러 가지 묘사되는 부분들을 상상하면서 읽었다. 이 밖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있다면 정우성이 제작자라는 점이지 아닐까 싶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폭소를 더했다.

김선영 역시 "정우성 선배님이 제작을 한다고 해서 했다. 앞으로도 제의를 주시면 다 할 것 같다"라며 정우성에 대한 팬심을 드러냈고, 이준은 "평소에도 우주에 관심이 많았다. 정보나 자료를 찾아보는 걸 좋아했다. 인터넷으로도 많이 알아보던 중에 대본을 받게 됐다. 굉장히 신기했고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재밌는 도전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무생은 "대본을 보고 설렘이란 단어가 가장 먼저 생각났다. 그만큼 소재가 신선했다. 이 장면들이 어떻게 구현될까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첫 촬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으며, 이성욱은 "첫 장면부터 굉장히 흡인력 있었다. 그렇게 쭉 보게 됐다. 장르적인 도전 의식도 있었지만 제가 맡은 김썬이라는 역할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정이 간다. 굉장히 하고 싶어 스스로를 어필했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 디테일에 놀란 2700평 규모의 세트

그런가 하면 '고요의 바다' 세트장은 달을 배경으로 한 만큼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다는 후문이다. 최 감독은 "아무래도 달에 있는 기지나 달을 구현하다 보니 큰 규모의 세트가 필요했다. 다섯 개 정도의 스튜디오를 사용했는데 다 합치면 2700평 정도의 규모다. 규모만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난도가 높은 세트도 있었다. 세트를 만들 때 배우분들이 진짜라고 생각할 수 있게끔 무게나 재질 같은 디테일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라고 설명했다.

박 작가는 "대본을 쓰면서도 이게 과연 구현이 될 수 있을까 이걸 써도 될까 싶었다. 세트를 보고 나니 상상했던 것보다 규모가 더 크더라. 세트를 보며 너무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엄청난 규모임에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다고. 이준은 "생각보다 더 디테일했다. 화면 안에 안 나오는 부분들도 굉장히 섬세하게 묘사됐더라. 너무 디테일하다 싶은 건 무전기 같은 전자기기 배터리에 제 이름과 생년월일이 적혀있더라.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고요의 바다'는 24일 공개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