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공작도시'에 사이다 엔딩은 없었다.

10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공작도시'(극본 손세동·연출 전창근) 최종회에서는 윤재희(수애)가 자신의 욕심을 위해 김이설(이이담)에게 했던 잘못을 뉘우치는 엔딩이 펼쳐졌다.

이날 윤재희는 성진을 무너트리기 위해 김이설이 자살이 아닌 타살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밝힘과 동시에 자신의 죄를 고백한 뒤 스스로 구속됐다. 윤재희는 뇌물공여,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재산 국외 도피 등의 4개 혐의로 체포됐고, 조강현(정해균)은 박정호(이충주)에 "참고인 조사 바로 시작해라. 서한숙(김미숙)부터 불러내 대질 조사 시작해라. 하나라도 어긋나면 남김없이 털어라"라고 명령했다.

서한숙이 직접 검찰에 출두하며 공격이 먹히나 싶었지만, 윤재희는 곧 구속적부심사로 석방됐다. 성진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서한숙은 먼저 정준혁(김강우)을 도발해 그를 각성시켰다. "이렇게 나약한 인간인지 몰랐다"는 말에 움찔한 정준혁은 조강현을 찾아 "잘 생각해 봐라. 서한숙이 아닌 윤재희의 편에 서겠다는 처장님의 선택이 과연 맞는 선택인지 신중하게 생각해 봐라"라고 말하는가 하면, 유진석(동방우)을 협박해 법무부를 움직였다.

더불어 서한숙은 자신이 김이설과 노영주(황선희)의 살해를 지시했다는 사실과 함께 권민선(백지원) 사건과 형산동 참사와도 관계가 있음을 밝히며 정준일(김영재)도 압박했다.

"애쓴 보람도 없이 서운하겠지만 재판까진 가보지도 못하고 끝날 거다"라는 서한숙의 말처럼 윤재희의 모든 작전이 시작도 하지 못한 채 실패로 끝나버리고 만 것. 윤재희는 아무런 위자료 없이 이혼을 당하는 것은 물론, 현우(서우진)와 박정호도 못 지키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정준혁은 집에 와 "현우 어딨냐"고 외치는 윤재희에 "설마 네가 현우를 데려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냐. 내가 김이설을 성폭행했다고 떠들어대서라도 현우를 뺏어가고 싶은 것이냐. 그래도 명색이 엄마인데 그런 짓은 못할 거 아니냐. 그니까 조용히 기다리고 있어라. 이혼해 주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곧 그는 협의이혼의사확인신청서를 건네며 "불법 입양 사실을 알게 된 김이설이 금품을 요구하면서 당신을 협박했다고 기사가 날 거다. 박용섭(이규현)은 그 돈을 빼앗으려고 우발적으로 살해를 저지를 혐의로 체포될 거고. 마침 성진재단 명의로 인출된 수표가 김이설에게 지급된 내역이 있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에 윤재희가 "현우가 당신이 겪었던 일을 똑같이 겪으면서 살아도 괜찮은 거냐"고 되묻자 그는 "그건 이제 당신이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박정호는 그동안 당신이 맺은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나 감찰조사를 받게 될 거다. 참고해라"라고 응수했다.


하루아침에 180도로 달라진 정준혁의 모습에 윤재희는 서한숙을 찾았다. 그는 "뭐라고 겁을 준 거냐. 도대체 뭐라고 했길래 사람이 저렇게 망가지냐"고 따졌지만, 서한숙은 "이번에도 날 탓하는 거냐"고 비웃으며 "넌 내 예상대로 네가 가진 걸 지키기 위해 김이설의 상처를 조롱하고 비아냥거렸다. 그 아이를 죽인 건 내가 아니라 너다. 마지막까지 네 걱정뿐이었던 그 아이를 외면했던 건 윤재희, 바로 너다"라고 단호히 답했다.

"준혁이도 마찬가지"라는 그는 "내가 망친 게 아니다. 스스로의 욕심 때문이다. 이제 보니 준혁이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모양인데, 앞으로의 일들을 감당할 수 있겠냐. 넌 오늘의 죄책감을 금방 잊어버리고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말 거다. 어디선가 김이설 같은 아이를 다시 만나 선량한 척 데리고 놀다가 필요 없으면 상처를 준 뒤 버리겠지. 그리고 남의 잘못은 손가락질하고 정의로운 척 떠들어대면서 살아갈 거다. 그렇게 추한 모습으로라도 목숨을 부지하고 싶은 거냐. 최소한의 명예를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라며 자신의 총을 건넸다.

하지만 윤재희가 총구를 겨눈 건 자신이 아닌 서한숙이었다. 다만 윤재희는 서한숙을 죽일 수 없었다. 자신이 행한 잘못을 본인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 이에 윤재희는 자신의 양심을 계속해 찌르는 그림을 쏜 뒤 스스로 교도소에 갇히는 선택을 했다.

출소 후 정준혁은 자유혁신당 대표가 돼 대선을 앞두고 있었고, 윤재희는 모든 걸 잃은 상태였다. 성진을 무너트리겠다는 의지마저 잃어버린 상태였다. 그는 "박용섭 씨 3차 공판 날짜가 잡혔다. 증인 출석해 줄 수 있지?"라는 박정호의 물음에도 "나 때문에 더 불리해지면 어떡하냐. 내가 하는 말을 사람들이 믿어주겠냐. 하루빨리 현우를 데려오고 싶다가도 내가 설이한테 저질렀던 잘못을 떠올리면 그냥 이대로 어딘가 조용히 숨어버리고 싶다. 그저 사는 날까지 그냥 그렇게 지내다가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러다 윤재희는 김이설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한 소녀(김현수)를 만났다. 윤재희는 소녀가 김이설과 같은 길을 걷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유흥업소 직원이 탄 차에 오르려는 그를 막아세웠고, 이후 미술관에서 재회하게 됐다. 윤재희는 "다시 똑같은 잘못을 저지를까 너무 무서웠는데, 나도 모르게 또 그랬다"고 말했고, 소녀는 "모르는 사람한테 내 사정을 들켜버린 게 기분이 좋진 않았다. 하지만 동시에 고마웠다. 마음이 놓였다. 지금 겪고 있는 불행이 전부 다 내 잘못인 것 같아 조급하고 초조하고 그랬는데 부탁해서 될 일이 아니라니까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내 탓이 아닌 게 후련하기도 했다. 그래도 언제까지 살 순 없는 거 아니냐. 달라지겠죠?"라고 이야기했다. 윤재희는 김이설과 비슷한 말을 하는 소녀를 통해 김이설의 모습을 봤고 그와 함께 웃으며 오지 않을 희망을 꿈꿨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공작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