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박민영과 송강의 로맨스를 담은 '기상청 사람들'이 침체기에 빠진 JTBC 드라마를 구원할 수 있을까.

JTBC 새 토일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극본 선영·연출 차영훈, 이하 '기상청 사람들') 제작발표회가 11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차영훈 감독, 박민영, 송강, 윤박, 유라가 참석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진행은 박슬기가 맡았다.

'기상청 사람들'은 열대야보다 뜨겁고 국지성 호우보다 종잡을 수 없는 기상청 사람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직장 로맨스 드라마. 박민영은 공과 사가 확실하고 대인관계마저도 맺고 끊음이 분명한 차도녀 진하경 역을 연기하며, 송강은 평소에는 순딩순딩 허술해 보이다가도 날씨와 관련된 일이라면 눈빛이 바뀌면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는 이시우 역을 맡는다.

이 밖에 윤박과 유라는 기상청 대변인실 통보관 한기준과 문민일보 기상전문 기자 채유진으로 분해 극을 채운다.


◆ 박민영X송강X윤박X유라가 '기상청 사람들'을 선택한 이유

이날 네 배우는 돌아가며 '기상청 사람들'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먼저 송강은 "일단 날씨를 다루는 소재가 신선하게 느껴졌고 대본을 읽으면서 피식피식 웃을 수 있는 포인트가 좋았다. 시우가 되게 맑고 엉뚱한 아이인데 저랑 잘 맞는 것 같아 선택하게 됐다"고 답하며, '시우는 어떤 인물이냐'는 물음에 "이번 드라마에서는 되게 발랄하고 해맑은 아이를 맡았다. 외적으로는 머리를 짧게 잘랐다. 실제로 그렇게 해보니까 뭔가 바보 같기도 하더라. 많은 면모를 보여준 것 같아 되게 재밌게 찍었다"고 전했다.

이를 들은 박슬기는 "어떻게 송강이 멍청해 보일 수 있냐"라고 의아해했지만, 박민영은 고개를 저으며 "그럴 수가 있더라"라고 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박민영은 "우리가 기존에 봐왔던 송강의 모습이 있지 않냐. 잘생기고 누가 봐도 개안이 되는 친구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촬영 현장에 갔더니 그 친구가 없더라. '오늘이 첫 촬영인데 어딨지?'했는데 어디서 더벅머리를 한, 눈이 반 밖에 안 보이는 애가 있더라. 그래서 그때 감독님한테 정말 진지하게 송강이 이러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다. 그 정도로 심각했다. 그때부터 커튼을 열기 시작했고 나아지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유라는 "저 같은 경우엔 대본을 두 번 봤는데 처음엔 대중의 눈으로 봤었다. 1부부터 4부까지 보는데 저도 모르게 피식피식 웃고 있더라. 설레는 장면에선 저도 모르게 과몰입하고 있었다. 그러다 감독님을 만났는데 너무 좋은 분이셨다. 감동을 받았을 정도다. 꼭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어 윤박은 "일단 대본을 너무 재밌게 읽었다. 등장하는 캐릭터가 다 너무 좋았다"면서도 "제가 연기하는 한기준만 빼고 다 좋았다"고 솔직히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어떻게 이런 인물이 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마음에 안 들더라"라고 밝힌 윤박은 "그래서 처음엔 거절하려 갔는데 감독님한테 설득돼 작업을 함께하게 됐다. 다행히 촬영을 하면서는 재밌고 즐거웠다. 제 안에 있는 무언가를 깨는 느낌이었다. 뜻깊었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또 어느 순간 납득이 안 됐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원형탈모도 왔었다. '이 인간은 도대체 뭘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다 또 기준이를 사랑하게 됐다"고 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끝으로 박민영은 "드라마에서는 지금껏 한 번도 기상청이라는 곳에 대해 자세하게 다뤄본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게 일단 신선하게 다가왔다"라고 '기상청 사람들' 합류 이유를 밝히며 "다만 나중엔 그 점을 후회하기도 했다. 기존 법학 드라마나 의학 드라마는 작품화된 적이 많기에 자세히는 몰라도 전문 용어들이 익숙하지 않냐. 반면 기상청을 배경으로는 작품이 만들어진 적이 없기 때문에 다 생소했다. 모든 걸 새로 만들어나가야 했다. 그게 큰 숙제였다. 처음엔 겁 없이 들어갔다 제일 힘들었던 작품으로 남게 됐다. 그래서 더 뿌듯하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 "생소한 기상용어, 외국어를 배우는 기분이었다."

"연기하기 가장 어려웠던 작품"이라는 박민영의 말에 송강 역시 공감의 눈빛을 보냈다. 그는 "그런 용어들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는데 전문가분들도 말을 더듬으시더라. 그런 걸 보면서 '내가 더듬는 것도 당연한 거구나' 싶었다"라고 밝혔다.

차영훈 감독 역시 "민영 씨의 말처럼 의학드라마 법정 드라마는 어려서부터 쭉 봐오지 않냐. 그래서 용어들이 어려워도 익숙하게 들린다. 근데 기상 용어들은 평생 한 번도 입에 올릴 일이 없는, 들어볼 일도 없는 용어들이다. 굉장히 학문적인 용어투성이다. 수상당량비 같은 단어들이 워낙 많다. 저희끼리 용어를 만들거나 할 수도 없기 때문에 그 용어들을 정말 전문가처럼 쓰기 위해 다들 외국어를 배우는 듯한 노력을 기울였다"라고 이야기했다.

◆ 날씨로 비유한 4인 4색 캐릭터들

그런가 하면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날씨에 비유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먼저 박민영은 "이번엔 봄은 아닌 것 같다. 바람이 조금 매섭게 느껴질만한 11월 같이 느껴진다. 원래 11월이 조금 더 춥게 느껴지지 않냐. 예보되지 않은 강추위를 만난 듯한 기분이 들었고 그래서 하경이를 좀 따뜻한 외투로 덮어주고 싶었다. 한겨울이 지나고 나면 인생에 꽃이 피는 계절이 오지 않을까라는 희망적인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송강의 경우 "시우는 여우비가 아닐까 싶다. 되게 맑은 아이인데 내면의 갈등이 있다. 맑은 하늘에 비가 내릴 수 있는 아이다"라고 비유했고, 유라는 "흐린 줄 알았는데 해가 떠 있는 날씨, 흐린 것도 맑은 것도 아닌 날씨. 유진이는 그런 아이인 것 같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맑은 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윤박은 "기준이는 여러 가지 의미로 한결같은 사람이다. 그래서 계절로 표현할 수 없다. 드라마를 찍으며 느낀 건데 날씨는 한결같지 않다. 시시때때로 바뀌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기준이는 날씨로 표현할 수 없는 인물이라 생각한다"라고 해 그가 그려낼 한기준을 궁금케 했다.

한편 JTBC '한 사람만' '설강화: snowdrop' '아이돌 : The Coup' '너를 닮은 사람' 등이 이렇다 할 성공을 못 거두며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로맨스 장인 박민영과 최근 가장 핫한 20대 남 배우 송강이 뭉친 '기상청 사람들'이 JTBC를 구원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기상청 사람들'은 12일 밤 10시 30분 첫 방송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