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따뜻하고 아름다운 수학과 인생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가 극장 저격에 나선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감독 박동훈·제작 조이래빗)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2일 오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박동훈 감독을 비롯해 배우 최민식, 김동휘, 박해준, 조윤서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자신의 신분과 사연을 숨긴 채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의 경비원으로 살아가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이 수학을 포기한 고등학생 한지우(김동휘)를 만나며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 "수학을 선택한 이유? 딱딱하지 않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이날 박동훈 감독은 많은 과목 중 수학을 선택한 이유를 먼저 들려줬다. "한국 학생의 50% 이상이 수학을 포기했다고 알고 있다"는 그는 "저도 수포자였고 여기 있는 분들도 다 수포자로 알고 있다. 그래서 수학을 선택하게 됐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동훈 감독은 "그렇기에 프리 작업할 때부터 최대한 직관적으로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수학을 생각하시면 일반적으론 딱딱하게 느껴지시고 거리를 두고 싶어 하시는데, 직관적으로 우리 주위에 수학이 어디에서나 존재한다는 걸 쉽게 전달하려 했다. 특히나 파이송에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이미 음악과 수학이 밀접하게 닿아있다는 걸 알고 계실 거다. 저 역시 수학이 여기저기에서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박동훈 감독은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영상화하게 된 이유에 대해선 "공부를 하는 고등학생뿐 아니라 졸업을 하고 나서도 계속 경쟁을 하게 되지 않냐. 가끔은 포기하는 게 더 편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럴 때 쉽게 포기하지 말고 주변을 돌아보며 긍정적인 휴식기를 가지면 새로운 희망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의도를 전하려 했다"라고 답했다.

◆ 최민식→조윤서가 연기하며 중점을 둔 부분

이어 배우들은 돌아가며 각자 자신이 초점을 둔 부분에 대해 들려줬다. 먼저 최민식은 "이학성이라는 인물을 소개할 때 천재와 탈북, 이 두 가지 단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것 같다. 하지만 난 오히려 두 가지의 존재감과 상징성을 배제하려 했다. 어쩔 수 없이 북한 사투리를 구사하긴 했지만, 그것보단 내가 너무 사랑하고 좋아하는 학문을 하지 못하는 처지에 놓여있는 상심이 큰 학자를 연기하려 했다. 더 큰 상심을 갖고 살아가는 학생을 만났을 때 그 교감, 그 디테일한 감정에 더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김동휘는 "지우를 준비할 땐 모든 게 다 처음이다 보니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감독님, 최민식 선배님과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다. 감독님과는 연기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면 최민식 선배님과는 인간 대 인간으로 바라보려 했다. 선배와 후배가 아닌 동등한 입장으로 다가가려 노력했다"라며 자신이 기울인 노력에 대해 들려줬다.

박해준의 경우 "사람으로서 항상 내가 존경하는 사람과 가까이하는 걸 원하지 않냐. 뭘 하든 지켜고 보 싶고 도와주고 싶어지곤 하는데, 저한텐 민식 선배님이 그런 분이다. 그런 마음으로 기철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했다"라고 밝혔고, 조윤서는 "10대를 연기해야 하다 보니 요즘 10대 친구들은 어떤 고민과 어떤 행동을 할까, 어떤 제스처를 취할까 고민 많이 했다. 많이 관찰하고 물어도 보며 연구를 했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보람이가 활발하고 용감하고 당당한 친구로 느껴졌고, 그런 게 매력적이었다. 대본으로 느꼈던 보람의 매력을 잘 전달해야겠다 싶었다. 또 동휘랑은 친구로 나오지 않냐. 서로 친해야 좋은 케미가 나오겠다 싶어서 동휘랑 사전에 많이 만나 리딩 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잘 나온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 "따뜻함을 얻어 갈 수 있는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끝으로 최민식은 "저야말로 오리지널 수포자다. 살아가는 데 있어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만 필요하고 미분이나 적분 이런 건 몰라도 된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그러다 수학 천재 역할을 맡게 됐는데 처음엔 어려웠지만 나중엔 수학 선생님에게 혼나던 학창 시절 생각도 나면서 추억에 빠졌다. 숫자를 다시 만나 반가웠던 작품"이라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

조윤서는 "촬영을 하면서도, 영화를 보면서도 위로를 많이 받았다. 따뜻함을 얻어 갈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꼭 극장에서 만나 뵀으면 좋겠다"라고 귀띔했다.

한편 영화는 오는 3월 9일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