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기상청 사람들'에 이어 '서른, 아홉'까지 제대로 흐름을 탔다. 지난 1년간의 부진을 제대로 지우며 승승장구 중인 JTBC 드라마다.

2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극본 유영아·연출 김상호) 3회는 전국 유료방송 가구 기준 7.41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이 기록한 5.076%보다 2.338%P 높은 수치이며, 첫 방송보다는 3.008%P 높다.

3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 심지어 시청률 그래프는 회를 거듭할수록 가팔라지며 드라마를 향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JTBC 드라마의 지난 1년간의 성적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지난해 6월 '언더커버' 이후 5%대 시청률을 넘은 작품이 단 하나도 없었을 정도. 'IDOL [아이돌 : The Coup]'과 '한 사람만'은 연일 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굴욕을 맛봤고, 이영애·고현정·신현빈·전도연·류준열 등 톱스타들이 총출동했음에도 부진을 깨진 못했다. 그렇다고 책임이 배우들과 작품에게 있는 건 아니었다. 모든 작품이 작품성과 연기력 면에선 인정을 받았다. 다만 시한부,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어른 등 다소 무거운 소재와 느린 전개가 호불호 갈리는 평가를 받으며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물론 '서른, 아홉' 역시 시한부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시한부가 중심이 되는 드라마가 아니며, 전개도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막힘없이 시원시원하다는 것. 고구마가 쌓일 때쯤 풀고, 김선우(연우진)-김소원(안소희)의 관계 등 작품 속에서 충분히 오해로 여겨질 수 있는 부분도 단숨에 해갈하며 시청자들이 마음 편히 이들의 이야기를 즐길 수 있게끔 하고 있다.

이야기가 비교적 단순하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거실에 앉아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방사수하는 이들은 극히 적다. 중간중간 시선이 이끌 때만 보고 부족한 부분은 클립과 하이라이트로 채워 넣는 게 일반적이다. 이 가운데 '서른, 아홉'은 언제 틀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면모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캐릭터들 간의 관계나 서사가 복잡하지 않아 언제든 중도 합류가 가능할 정도다. 추리를 요하는 복잡한 서사, 수많은 떡밥들로 이뤄진 요즘 드라마들과는 다른 모양새다. 그렇다고 담겨 있는 메시지조차 가벼운 건 아니다. 오히려 질질 끄는 전개가 없어 메시지는 더 선명하게 보인다.


이 와중에 지난 12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토일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 사내연애 잔혹사 편'(극본 선영·연출 차영훈, 이하 '기상청 사람들')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보니 JTBC 입장에선 절로 웃음이 새어 나오는 상황이다.

첫 회 4.5%의 시청률로 시작한 '기상청 사람들'은 방송 2주 만에 7.8%를 달성하더니, 분당 최소 시청률은 10.2%까지 치솟았다. 마치 'SKY 캐슬' 열풍의 시작을 보는 듯한 엄청난 상승세에 시선이 모아지는 건 당연하다. '기상청 사람들'이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비결도 '서른, 아홉'과 비슷하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내 로맨스' 코드로 흥미를 유발하고 있는 것. 직장 선후배, 기자 가릴 것 없이 내뱉는 진하경(박민영) 표 사이다 대사도 '기상청 사람들'의 인기 비결 중 하나다.

이처럼 두 드라마 모두 승승장구하며 JTBC를 웃음 짓게 하고 있는 가운데, 작품을 향한 관심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서른, 아홉'의 경우 불륜 및 술집 접대부 미화 논란에 휘말리며 비판을 받고 있다. 과연 '서른, 아홉'이 설득력 있는 서사를 통해 논란을 깔끔히 지워내고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