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여전히 "요일을 겹치지 않으니 괜찮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피해를 보는 MBC의 입장은 고려하지도 않은 채, 사과는커녕 뻔뻔히 '우리는 오늘부터' 방송 강행을 결정한 SBS다.

SBS 새 월화드라마 '우리는 오늘부터'(극본·연출 정정화)가 결국 9일 첫 방송 일정을 변경하지 않고 제작발표회 일정까지 마쳤다.

'우리는 오늘부터'는 편성부터 다양한 잡음을 일으켰다. 작품은 당초 OTT 플랫폼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SBS가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후속으로 준비했던 '소방서 옆 경찰서'가 PD 사망 사건 조사로 인해 촬영이 중단되며 편성에 구멍이 생겼고, 월화드라마로 계획됐던 '어게인 마이 라이프'가 급히 금토드라마로 이동됐다. SBS는 새롭게 생긴 구멍에 '왜 오수재인가'를 채워 넣으려 했으나 이 역시 촬영 일정에 문제가 생겼고, 결국 OTT로 공개될 예정이었던 '우리는 오늘부터'를 월화극에 대체 편성하게 됐다.

급하게 편성을 재조정하느라 예상치 못한 문제도 생겼다. '우리는 오늘부터'의 주인공인 임수향이 출연하는 MBC 드라마 '닥터 로이어'와 편성이 단 2주 차이를 두고 겹치게 된 것. 심지어 임수향은 '닥터 로이어'에서도 타이틀롤을 맡고 있다.


통상적으로 주연 배우가 겹칠 시 시청자들의 몰입도가 깨질 수 있기에 배우 겹치기를 피하는 게 업계의 관행이다. 더욱이 MBC는 '우리는 오늘부터'의 촬영 스케줄이 밀려 '닥터 로이어' 촬영 일정에 이미 무리를 주고 있음에도 선행 프로그램이라는 이유로 배려하고 있었던 상황. 하지만 SBS는 자신들을 배려한 MBC를 배신한 채 편성을 강행했고, 이에 MBC는 물론 누리꾼들까지도 상도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MBC 측은 "SBS와 제작사 그룹에이트가 상호 협의하에 지금이라도 사태를 바로잡고 업계 동반자 파트너십을 회복하길 바란다"라고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으나, SBS의 뜻은 강고했다. 첫 방송 일과 방송 요일, 시간과 작품 소재도 모두 다르기에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는 것.

4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도 입장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겹치기 논란에 대해 정정화 감독은 "창작물을 만드는 입장에서 다른 이슈로 작품에 흠집이 나니 마음이 아프다. 감독으로서도 마음이 아프다"라고 밝히면서도 "첫 방송 시기와 요일이 다르기 때문에 우려하는 상황보다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반응이 어떨지는 시청자들이 답을 해주실 것 같다. 임수향 배우의 연기력을 믿기 때문에 저희는 자신있다"라며 사과는 커녕 책임을 배우에 전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문제가 불거진지 한 달이나 지났지만 MBC에 따르면 SBS는 지금껏 그 어떤 사과나 양해의 말도 전하지 않은 상태다. 뻔뻔한 SBS의 태도에 대중의 실망감과 분노는 커져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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