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디즈니+의 부진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론칭 초기 때부터 문제점으로 지목됐던 미흡한 운영과 편의성이 여전히 문제가 되며 구독자가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 부진을 끊기 위해 디즈니+가 이번엔 방탄소년단과 손을 잡았다. 과연 이번엔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지난해 11월 12일 국내에서 정식 론칭한 디즈니+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초기에만 하더라도 방대한 디즈니·마블 콘텐츠와 저렴한 요금으로 넷플릭스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혔지만 현재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7분의 1 수준인 166만 명에 불과하다.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디즈니+는 론칭 후 지금까지 '너와 나의 경찰수업' '그리드' '사운드트랙#1' '키스 식스 센스' 등을 선보였고, 몇몇 작품은 대중의 관심을 끌기도 했으나 결국엔 모두가 조용한 분위기 속에 막을 내렸다. 관심을 엔딩까지 끌고 가지 못했다는 걸 의미한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데에는 디즈니+의 이해 못 할 운영 방식의 영향이 크다.

일단 디즈니+는 1주 1회 혹은 2회 공개라는, 레거시 미디어와 비슷한 형태의 공개 방식을 택하고 있다. 1회부터 엔딩까지 모든 회차를 한 번에 공개하는 넷플릭스에 익숙했던 구독자들은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평균적으로 10부에서 16부작으로 구성된 드라마를 모두 보기 위해선 최소 두 번의 월 구독료를 지불해야 했기 때문.

물론 애플TV+도 모든 에피소드를 한 번에 공개하진 않는다. '닥터브레인' 당시에는 디즈니+와 같이 1주일에 단 한 개의 에피소드만 서비스하기도 했다. 하지만 '파친코'를 서비스하며 방식을 대폭 수정했다. 1~3회를 일괄 공개한 것은 물론, 심지어 1회는 유튜브를 통해 무료로 서비스한 것. 해당 영상은 전 세계적으로 무려 10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애플TV+를 향한 관심을 높였고 자연스럽게 구독자 유입을 이끌었다. 애플TV+가 당시 3개월의 무료체험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점도 구독자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디즈니+는 예비 구독자들이 자사의 콘텐츠를 체험할 만한 서비스를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1개월 무료 이용 등의 서비스도 없다. 더군다나 배속재생이 안 되거나, 시리즈물 시청 시 다음 화 버튼이 너무 늦게 나온다는 점, 프리뷰 기능이 없다는 점 등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애플리케이션이 여전히 불편하다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디즈니+는 비장의 한 수를 내놓으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디즈니+는 최근 방탄소년단 등이 속한 하이브와 글로벌 콘텐츠 협업을 맺었다. 이번 협업을 통해 디즈니+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출연하는 두 개의 작품을 포함, 하이브가 제작한 총 다섯 개의 콘텐츠를 전 세계에 서비스할 수 있게 됐다.

우선 방탄소년단의 LA 공연 실황을 담은 'BTS :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가 곧 공개된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약 2년 만에 팬들과 대면으로 만난 방탄소년단의 극적인 순간을 담아낸 것으로, 빌보드 핫100 차트 1위에 오른 바 있는 '버터(Butter)' 와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등의 공연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 '인더숲 : 우정여행'이 공개된다. 방탄소년단 멤버 뷔를 중심으로 배우 박서준·최우식·박형식·가수 픽보이까지 이른바 '우가팸'의 여행기를 담아낸 리얼리티로, 오는 22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11시, 4회에 걸쳐 디즈니+에서 단독 공개된다.

방탄소년단의 데뷔부터 현재까지의 히스토리를 기록한 연대기 다큐멘터리 시리즈 'BTS MONUMENTS : BEYOND THE STAR'도 2023년 디즈니+를 통해 서비스될 예정이다. 멤버들이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물론, 두 번째 챕터를 준비 중인 소소한 일상과 앞으로의 계획, 내면의 이야기도 담긴다.

이 밖에도 디즈니+는 '무빙' '카지노' '커넥트' 등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하며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방탄소년단 카드를 쥐었다고 하더라도 아직 나아갈 길이 멀어보이는 가운데, 디즈니+가 이번 기회를 통해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디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