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유명 배우들이 총출동한 영화 '비상선언'이 이름값을 다 할 수 있을까.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제작 매그넘9)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회견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한재림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비상선언'은 항공 테러로 무조건 착륙해야 하는 상황,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리얼리티 항공 재난 드라마. '우아한 세계' '관상' 등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이 '더 킹'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 소개하기까지 10년이 걸린 '비상선언'

이날 한재림 감독은 '비상선언'을 선보이게 된 계기에 대해 먼저 말했다. 그는 "처음 이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비행기 안에 갇힌 사람들이 겪게 되는 재난'이라는 점이었다. 그땐 우리의 재난이 시작되기 전이었는데, 기획하고 제안하는 과정을 겪다 보니 10여 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며 우리의 재난을 맞이하게 됐다. 시점이 겹치며 찍으면서도 여러 가지 감정이 들었다. 특정한 재난이 아닌, 재난 그 자체의 속성을 들여다보면 우리 영화 속 함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출을 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냐는 물음에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을 떠올려 보면 누군가 어느 날 호텔에 숙박해서 테러를 기획하고 사람들을 죽인 뒤 자살한다. 테러는 늘 그렇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취재를 하고 공부를 해본 결과 그 테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여전히 큰 고통을 받고 있고 가족들도 마찬가지로 고통을 받고 계시더라. 재난 이후의 삶은 어떻게 될 것이며,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에 조명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 '비상선언'을 채우는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

'비상선언'은 특히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등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총출동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든든한 배우 라인업이 기대를 높이는 것.

재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베테랑 형사팀장 인호 역을 연기한 송강호는 '비상선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그냥 평범한, 우리가 흔히 봐왔던 재난 영화인 줄 알았다. 하지만 점점 작업을 해나가면서 한재림 감독님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 알게 됐고, 그걸 전달하는 방식이 어른스럽게 느껴졌다. 어떤 기교나 말초적인 표현들을 통해 자극적으로 전달하기보다는 묵직하게 전달하더라. 물론 재난은 벌어져선 안되지만 이런 소재를 통해서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평소에 잘 느끼지 못했던, 사회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나 소중한 존재의 중요성을 담담하지만 묵직하게 차근차근 보여준다는 지점이 굉장히 가슴에 와닿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맡은 인호 역에 대해선 "인호라는 캐릭터도 사건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담담한데, 우리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 연기했다"라고 전했다.

다른 배우들도 저마다 맡은 역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행기 공포증이 있는 재혁 역으로 분한 이병헌은 "실제로 20대 중반에 비행기 안에서 공황장애를 겪어본 경험이 있기에 공황장애가 낯설지 않았다. 공황장애가 왔을 때 하게 되는 특유의 호흡, 불안한 눈빛이 있는데 낯설지 않은 것이기에 그런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나서는 국토부 장관 숙희 역을 맡은 전도연은 "보이지 않는 것과 싸우는 게 무척 어렵구나라는 걸 알게 됐다"는 소감을 밝혔으며, 부기장 현수 역의 김남길은 "다큐는 아니지만 진짜 기장처럼 보이길 원했다. 비행기 오락 게임이 하나 있는데 시뮬레이터를 집에 들여놔 버튼을 보지 않고 누르는 연습, 이륙하고 랜딩하는 연습 등을 하며 익숙해지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 "'비상선언', 기대감 충족할 거라 생각한다"

끝으로 배우들은 돌아가며 '비상선언'의 개봉을 앞둔 소감을 비롯해 관전 포인트를 귀띔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한재림 감독은 "많은 준비를 거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재밌고 즐겁게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바랐고, 김남길은 "몇 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돼 감회가 새롭고 감동적이다. 재난을 계속 극복해 나가고 있는 우리의 상황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저희 영화를 계기로 한국 영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김소진은 눈물을 흘리며 "누군가를 위해서, 사람을 위해서 책임을 다하려는 모습. 포기하지 않고 바라봐 주는 시선이 참 따뜻하게 위로가 됐던 영화였다. 무엇보다 선배님들이 갖고 계신 고요한 존재감들이 큰 힘이 됐던 영화였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라고 밝혔으며, 전도연은 "'비상선언'에 대해 갖는 기대가 크실 거라 생각한다.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그런 기대감에 부응할 수 있는 작품이지 않나 싶다"라고 언급해 기대를 높였다.

이병헌의 경우 "팬데믹을 겪고 난 뒤 영화를 한참만에 개봉하게 됐다. 그 상황을 직접 겪어서인지 몰라도 영화를 보면서 훨씬 더 깊게 이입이 됐다. 다양한 인간 군상이 나오는데 그렇기에 영화를 보시면서도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실 거라 생각된다. 관심 갖고 봐주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